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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점수 매기기보단 코치가 되어 대화를
피드백, 연말까지 묵히지말고 즉각 해줘라


■ '평가제도를 버려라' 저자, 팀 베이커 위너스앳워크 대표

 

 

 

많은 기업들이 성과평가 시즌만 되면 분주해진다.

직원들은 직원들대로 부족한 평가항목을 채우느라 바쁘고 팀장들은 성과평가 서류를 작성하느라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해외의 많은 기업들이 이 같은 직원 성과평가제도를 폐기하고 있다.

 

성과평가제도를 말할 때 빠지지 않던 기업 중 하나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이다.

1981년부터 2001년까지 GE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던 잭 웰치는 재임 기간 중 강력한 성과평가제도를 시행했다.

매년 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해 하위 10%를 해고하는 일명 '스택 랭킹(stack ranking)' 시스템은 무자비한 인사제도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런데 GE는 '스택 랭킹'을 없앴을 뿐 아니라 작년에는 매년 실시하는 공식적인 직원 성과평가 시스템까지 향후 몇 년 안에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모바일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제도를 도입했다.

GE 외에 마이크로소프트, 액센츄어, 어도비 등의 글로벌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성과평가제도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HR 컨설팅업체 위너스앳워크(Winners at Work)의 대표인 팀 베이커는 저서 '평가제도를 버려라'(원제:The End of the Performance Review: A New Approach to Appraising Employee Performance)에서 전통적인 평가 시스템의 8가지 문제점을 꼽았다.

 

바로 △비용이 많이 듦 △건설적이지 않음 △대화가 아닌 관리자의 독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음 △딱딱한 형식으로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하지 않음 △빈도가 낮음 △단순한 서류 작성으로 끝남 △후속 조치가 거의 없음 △많은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이다.

 

팀 베이커는 매일경제 더비즈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성과평가제도가 전제부터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평가제도는 직원이 관리자의 평가를 받지 않으면 그의 성과가 저하된다는 잘못된 가정을 기반으로 한다"며 "직원뿐만 아니라 관리자들도 성과평가제도를 싫어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관리자들이 직원들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한다는 가정도 잘못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적인 성과평가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총 5개월 동안 15분씩 대화를 나누는 '5가지 대화 시스템'을 제안했다.

다음은 주요 인터뷰 내용이다.

 

―최근 GE, 마이크로소프트 등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비효율성을 이유로 전통적인 성과평가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제도가 비효율적이라 생각했으면 진작에 폐지했을 텐데, 왜 이제 와서 이런 움직임이 있는 것일까.

 

▶그렇다. 성과평가제도는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이는 군대에서 시작되었다. 선임이 후임을 평가하는 데서 유래된 것이다.

기업들은 이런 평가문화가 조직을 구축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지난 몇 십년 동안 리더십에 대한 정의가 변해왔다.

누군가에게 명령을 내리고 지휘하는 개념에서 함께 협력하며 일하는 리더십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권위적인 리더십 스타일을 상징하는 성과평가제도가 과연 현시대에 적합한 것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이다.

 

 

 

―왜 성과평가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성과평가제도는 몇 가지의 가정을 기반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가정들은 전부 옳지 않다.

첫째가 관리자들이 성과평가를 하지 않으면 성과가 저하된다는 가정이다.

이는 직원들이 본인의 성과를 체크하고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에 대한 판단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그렇지만 이 생각은 특히 지식근로자(knowledge worker)들에게 합당하지 않은 말이다.

 

또 한 가지의 잘못된 가정은 관리자들이 가장 객관적으로 성과평가를 할 자리(position)에 있다는 것이다. 이

역시 항상 그렇진 않다. 성과평가는 항상 어느 정도 주관적이다.

360도 평가(피드백)에 좋은 반응이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과평가의 중심에는 권력(control)이 있다. 누군가를 정리해고하는 데 쓰이기도 하고, 법적인 증거로 사용되기도 한다.

성과평가를 받기 위해 직원들이 1년에 한두 번씩 상사와 마주하며 앉는 것은 결국 관리자들의 권력이 유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저서에서 심지어 관리자(상사)들도 성과평가제도를 싫어한다고 했다.

 

▶성과평가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관리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성과평가를 하는 것이 시간 낭비고 불필요한 문서작업을 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

관리자들은 본인이 맡고 있는 팀원들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하는데 일부 팀원들은 평가를 받는 것을 싫어하고 이는 불필요한 마찰이 생기도록 만든다.

나는 아직까지 성과평가제도 자체가 성과 향상을 이끈다는 아주 강력한 근거나 연구 결과를 보지 못했다.

성과평가제도를 준비하고,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 결과에 대한 문서작업을 하기까진 엄청난 시간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관리자들이 성과평가를 시간 낭비라 보는 것이 이해가 된다.

 

 

 

―관리자는 성과평가 기간을 기다리며 직원들이 잘못한 일에 대한 피드백을 느리게 줄 수도 있다.

 

▶관리자가 직원에게 피드백을 주기 꺼려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성과평가제도 때문이다.

관리자들은 (공식적인) 성과평가란을 채우기 위해 직원들에게 줄 모든 피드백을 지연한다.

그렇지만 피드백이 지연되면 직원들에게 해당 피드백의 중요도는 떨어진다.

만약 중요한 것이었다면 관리자들이 즉각 말해 주었을 것이라 직원들은 생각한다.

때문에 성과평가제도는 관리자와 팀원(혹은 직장동료)들 사이의 의미 있는 피드백이 오가는 것을 막는다.

이는 성과평가제도를 버려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그렇지만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주면 직원들은 관리자가 성의없게 피드백을 준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난 반대로 생각한다. 즉각적인 피드백이 훨씬 더 진실되게 다가온다. 그 순간에 주는 피드백이기 때문이다.

좋은 관리자는 즉시 피드백을 주며, 이에 대한 직원의 반응을 살피고, 해당 반응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직원 반응에 대한 의견을 나중에 해당 직원과 대화하며 나눈다. (어떤 일이 일어난) 순간에 피드백을 주는 것만큼 더 좋은 시기는 없다.

 

예를 들어보겠다. 한 직원이 고객 때문에 화가 났다고 해보자.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가장 좋은 시간은 직원이 화가 나게 만든 일이 일어난 바로 다음이다.

관리자는 직원을 불러 무엇이 그의 화를 일으킨 것인지 생각해보게 만들고 해당 상황에 대한 피드백을 줘야 한다.

 

―성과평가제도 대신 '5가지 대화 시스템'(표 참고)을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달에 한 번씩 상사와 직원이 총 5번 만나 만날 때마다 15분 동안 대화를 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성과평가제도보다 직원들에게 더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5가지 대화'는 짧으면서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되도록 구성되었다.

직원들은 각 '대화의 시간'을 갖기 전에 완벽하게 준비해서 상사들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지켜본 결과 사람들은 이런 시간을 좋아한다.

평소에도 직원들은 본인이 맡고 있는 프로젝트, 해야 할 업무 등을 상사들과 얘기하지 않는가.

'5가지 대화'는 이런 일상적인 대화의 연장선일 뿐이다.

 

흔히 하는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그냥 상투적인 표현이 아니다. 사실이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자산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그들이 성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에 대한 책임은 리더와 직원 (둘 다)에 있다.

때문에 상사와 직원이 정기적으로 만나 시간을 투자하며 성과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치에 맞다.

 

기억할 점은 이런 대화의 시간은 성과를 평가하는 시간이 아니다.

관리자들에게 직원에 대한 점수를 매기라는 것이 아니다. 그 시간 동안에 관리자들은 '코치'가 되어야 한다.

직원들이 직장에서 성과를 향상하는 방법을 관리자와 함께 찾아가는 시간이다.

 

나는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곳에서 트레이너를 선택해야 한다고 치자. 한 명은 수업이 끝날 때마다 (운동 자세, 기술 등을 토대로) 내 운동 성과에 대한 점수를 매기고, 다른 한 명은 운동하는 동안 테크닉에 대한 피드백을 준다.

이 중에서 나는 어떤 트레이너를 택할까?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 아닌 코치를 하는 사람이다.

 

―5가지 대화 주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약점보다 강점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왜 강점에 집중해야 하는 것인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직원들의 능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좋은 분위기가 조성된다.

둘째, 약점 대신 강점을 활용하면 가장 큰 성과 향상을 볼 수 있다.

 

여태까지 우리는 강점을 강화하기 보단 약점을 극복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예로 부모님이 아이의 성적표를 본다. 수학은 65점, 언어과목은 95점이다. 그렇다면 부모님은 곧바로 점수가 잘 나오지 않은 수학을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얘기한다.

우리가 보는 영화에서도 어떤 인물이 본인의 부족한 점을 극복해 성공하는 이야기를 많이 담는다.

그렇지만 사람에겐 약점보다 강점을 발전시키는 능력이 더 있다.

강점을 강화하는 게 훨씬 더 쉽고 생산적이다.

 

크게 성공한 사람들 모두 (약점보단) 강점 강화에 힘썼다.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이것이 그들이 성공한 이유다.

 

―일부 직원들은 상사와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그냥 점수평가를 받는 것이 마음이 편할 수도 있다.

 

▶만약 직원이 본인 성과에 대해 관리자와 얘기하는 것을 꺼려 한다면 이는 더 큰 문제의 '증상'이다.

관리자를 신뢰하지 못하거나 본인의 업무성과에 대한 책임을 지기 싫어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직원 성과를 점수로 수치화하는 것은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다.

이런 정량적 평가는 객관적이지 않을 뿐더러 직원들의 태도를 바꾸지 못한다.

하지만 대화를 하면 직원들의 태도 변화를 가장 효율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

 

―'5가지 대화' 시간을 가지면서 관리자가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이 대화의 시간은 관리자가 직장 안에서의 직원 역할에 대해 얘기하는 과정이다.

관리자는 심리치료사가 되어선 안 된다. 직원들의 심리를 치료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직장에서 직원들에게 요구하고 기대하는 일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다.

물론 개인생활이 직장 업무를 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5개월에 걸쳐 하는 대화 내용은 직원의 사생활이 아닌 직장생활이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상명하달 조직문화가 많이 남아 있다. 이런 조직문화에서도 성과평가제도를 버리는 것이 좋을까.

 

▶한국에선 아직 톱-다운 조직문화가 남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성과평가제도를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

성과평가제도는 톱-다운 문화를 강화한다.

 

만약 기존의 평가제도가 '성과에 대한 대화(performance conversations)'로 바뀐다면 조직문화가 바뀔수도 있다.

업무생산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사람들 사이가 더 조화로운 근무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성과평가제도가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결국 주도권은 상사가 갖고 있다.

그렇지만 '성과에 대한 대화' 시간을 도입한다면 직원들에게 각자의 성과에 더 책임을 지게 만든다.

 

―아무리 그래도 아직까진 성과평가제도를 사용하는 곳이 많다. 미래에는 어떻게 달라질까.

 

 

▶결국에는 모든 조직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양식의 성과평가를 버릴 것이라 본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다.

현재 성과평가제도를 없애는 회사들은 이 제도가 없어도 문제가 없고 오히려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성과평가를 없애는 것이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사실이 일반적인 통념(conventional knowledge)이 되면 전통적인 성과평가를 계속해야 할 이유는 없다.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성과평가제도를 버림으로써 직원들의 업무환경이 편해질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관리자와 직원 사이에 양방향 대화가 이뤄지긴 위해선 1년에 한 번씩 상사의 사무실에 들어가 앉아 기존 방법으로 성과평가를 받는 것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성과에 대한 대화' 시간은 직원들이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을 요구한다.

지금의 시스템상에서는 하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까지 말해야 한다.

 

■ 팀 베이커는…20년간 조직문화 연구, 보잉·유니레버에 코칭

 

호주 퀸즐랜드공과대를 졸업한 팀 베이커는 20여 년 동안 조직문화 개선과 리더십에 대한 코칭을 해왔다.

보잉, 유니레버, 싱가포르항공 등이 그의 고객사다.

2013년에는 세계 인재 개발 콩그레스(World HRD Congress)에서 '가장 뛰어난 글로벌 트레이닝&인재 개발 리더 50인(50 Most Talented Global Training & Development Leaders)'에 이름을 올렸다.

저서 '평가제도를 버려라'가 최근 출간되어 국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윤선영 연구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07.22기사입력 201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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