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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 최대 산유국인 노르웨이의 여야가 202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에 사실상 합의했다.

전기차(EV)와 수소전기차(FCEV)의 신규 판매만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문제, 특히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석연료(가솔린, 디젤 등)를 사용하는 자동차의 퇴출에 대한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반면 이산화탄소 등 유해물질 배출에서 자유로운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상종가다.

과연 전기차가 미래 자동차 시장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지난해 말 체결된 ‘파리기후협약’ 이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규제와 친환경 산업에 대한 지원이 늘고 있다.

유럽에선 노르웨이에 이어 네덜란드에서도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앞선 두 나라가 친환경차 보급에 앞장선 이유는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으면 국토가 물에 잠길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자연스레 유해가스 배출이 없는 전기차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십수 년 후 먼 미래의 일이라고 미뤄두기엔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의 움직임이 벌써부터 예사롭지 않다.

 

우선 프랑스 파리에선 7월 1일부터 1997년 이전에 생산된 노후차량의 도심 진입이 금지(주중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된다.

2020년에는 도시 전역에서 이들 차량의 운행이 전면 금지되고 평일 도심 진입 규제 대상도 2011년 이전에 생산된 차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파리 시는 지난해 도심지역에서의 버스와 트럭 운행을 금지한 바 있다.

스모그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노후차량의 배기가스가 지목된 셈이다.

멕시코시티도 7월 1일부터 배출가스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배출가스량 조작 등 부정부패가 만연하자 검사방식을 컴퓨터로 바꾸고 감시 수위를 높였다.

인도의 델리는 2000cc 이상의 디젤 차량과 SUV에 대한 신규 등록을 전면 중단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도 마찬가지.

캘리포니아, 뉴욕, 오리건, 코네티컷, 버몬트 등 미국 내 8개 주(洲)가 ‘ZEV(배출가스 제로 차량·Zero Emission Vehicle)동맹’을 맺고 늦어도 2050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의 신규 판매를 금지하기로 뜻을 모았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80% 가량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ZEV에는 영국과 독일,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국가도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규제의 고삐를 죄면서 자동차 업계의 글로벌 전략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테슬라S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 테슬라

 

지난 3월 31일에 시작된 테슬라 ‘모델3’의 사전예약이 단 한 달만에 40만 대를 넘어섰다.

업계에선 “어떻게 만들지만 공개하고 시제품 한번 보여주지 않았다”며 봉이 김선달 운운했지만 일단 시작은 초대박이다.

테슬라 입장에선 회사 설립 이후 10년간 판매량보다 모델3의 예약 대수가 4배나 많았다.

 

좀 더 넓게 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32만대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사실 엘론 머스크의 테슬라 모터스는 문제가 많은 회사다. 최근 5년간 적자에 허덕이고 있고, 주주들에게 배당 한번 제대로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우리 돈으로 38조원에 이른다. 미국의 글로벌 자동차기업 GM의 8배요, 포드보단 18배나 높은 수치다.

그런 이유로 어떤 이는 거품이라 하고 다른 이는 ‘과연?’이란 말이 앞선다.

 

하지만 이 이상한 기업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스티브잡스 시절의 애플과 비교될 만큼 독보적이다.

모델3의 돌풍 이유를 살펴보면 우선 한번 충전으로 346㎞를 주행할 수 있고 제로백이 6초 미만에 불과하다.

가장 큰 경쟁력은 역시 가격이다.

 

3만5000달러라는 현실적인 가격이 매력적이다. 일례로 GM의 전기차이자 소형해치백 ‘볼트’의 가격은 3만7500달러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높게 평가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이처럼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꾸준히 개선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전기차도 한번 충전에 200㎞ 주행이 불가능했던 2008년, 테슬라의 ‘로드스터’는 320㎞를 달렸다.

2012년에 출시된 ‘모델S’는 최고속도 250㎞, 최대 주행거리 500㎞가 가능했다.

여기에 모델3는 가격까지 낮춰 버렸다(친환경 정책에 따른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까지 받게 되면 실제 구입비는 다시 뚝 떨어진다).

자동차 업계에선 올해 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를 약 60만대로 예측하고 있다. 전년대비 100% 성장한 수치다.

 

 


▶왜 다시 전기차인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대단한 이슈로 떠올랐지만 사실 전기차의 구조는 기존 내연기관에 비해 꽤 단순하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전원과 모터, 유무선 컨트롤러만 있으면 누구든 전기차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좀 더 요약하면 사람을 태울 수 있을 만큼 큰 배터리와 모터가 전기차 기술의 전부다.

 

그동안 복잡한 내연기관을 완성해 자동차를 제조할 수 있는 국가가 20여 개국에 불과했다면 전기차에 대한 진입장벽은 현저히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기차의 또 다른 장점은 소프트웨어와의 유기적인 연결이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가 소프트웨어의 명령을 다시 기계식 장치로 변환해야 했다면 전기차는 이러한 과정이 생략됐다.

당연히 전기모터를 이용한 전기차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소프트웨어에 반응하며 오류 발생 가능성도 현저히 낮다.

 

최근 자주 언급되고 있는 무인자율주행기술에 전기차가 유리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편리한 차가 왜 지금에서야 주목받고 있는 걸까.

자동차의 역사는 1885년 독일의 카를 프리드리히 벤츠가 가솔린 엔진을 이용한 삼륜차를 발명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그 당시 자동차의 심장으로 내연기관만 존재했던 건 아니다. 1882년 내연기관 보다 3년 앞서 전기차가 존재했다.

 

발전기의 원리를 발견한 베르너 폰 지멘스가 독일의 한 도시에서 전선에 연결된 마차를 무려 540m나 운행하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일렉트로모트(Elektromote)’라 불린 이 마차는 오늘날 전기 버스인 ‘트롤리버스’의 조상이다.

전기차의 상용화는 이미 110여년 전에 진행됐다.

1904년 시카고에 설립된 ‘EV Company’가 당시 2000여대의 택시와 트럭, 버스를 생산했다.

물론 당시의 배터리 기술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어서 내연기관 자동차가 등장하자 주행거리와 속도 등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또 하나, 1920년대 미국에서 대량의 원유가 발견되면서 전기차의 가격경쟁력은 사실상 제로 상태가 됐다.

1996엔 GM이 ‘EV1’을 출시했지만 수익성 악화와 부품 결함 등을 이유로 전량 폐기처분되기도 했다.

이미 주지의 사실이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내연기관 자동차는 진일보한 기술이 더해지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로 촉발된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이 친환경으로 이어지며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화석연료를 태워 구동해야 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는 그 연료가 가솔린이건 디젤이건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떠오른 배출가스를 완전히 없앨 수 없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을 사용하지 않고 배터리에 축적된 전기에너지로 모터를 회전시켜 자동차를 구동한다는 점에서 친환경차의 현실적으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위에서 부터)BMW ‘i3’, 쉐보레 ‘볼트(Volt)’, 르노삼성이 ‘SM3 ZE’로 부산모터쇼 기간 중 진행한 에코투어

 


▶핵심기술은 역시 배터리

 

순수 배터리만 이용해 주행하는 전기차를 BEV(Battery Electric Vehicle)라 한다.

 

전기차를 논할 땐 BEV뿐 아니라 HEV(Hybrid Electric Vehicle)와 PHEV(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가 포함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라 불리는 HEV는 토요타의 ‘프리우스’가 대표적인 모델이다.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를 모두 이용하는데, 주동력원은 가솔린엔진이다. 주

행 중 발생하는 에너지가 배터리를 충전시켜 전기모터는 보조 동력원으로 사용된다.

당연히 동급의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해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친환경자동차 보급을 위해 정부에서 보조금이 지급되는데, 현재 국내에선 최대 410만원 까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구매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HEV는 연비를 높이는 효과는 있지만 사실 완전한 전기차로 보기엔 한계가 있다.

PHEV라 불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기존 HEV처럼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를 이용하지만 주 동력원은 전기모터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BEV에 가까운데 주행거리와 충전소 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보조 동력으로 가솔린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용량과 충전소 문제가 해결된다면 PHEV보다 BEV가 결국 친환경차의 최종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BEV의 핵심 기술은 무엇일까. 전기차의 속도는 전기모터를 통해 제어할 수 있지만 한번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전적으로 배터리(2차 전지) 기술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현재 전 세계 2차 전지 시장은 삼성SDI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과 파나소닉 등 일본기업이 양분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에선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올 상반기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13.6%까지 떨어졌고, 일본은 86.4%까지 올라갔다.

일례로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기업은 파나소닉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크게 리튬이온전지(LiB; Lithium ion Battery)와 리튬폴리머전지(LPB; Lithium Polymer Batteries) 시장으로 구분되는데, LIB는 가볍고 전력손실이 적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해 소형 가전 제품에 많이 사용된다.

 

LPB는 고체 혹은 젤 형태이기 때문에 LIB에 비해 발화나 폭발 우려가 거의 없고 안전하다.

하지만 제조공정이 복잡해 가격이 비싸다.

국내 기업을 비롯한 세계적인 2차 전지 생산 기업들은 안전성 등의 이유로 주로 LPB를 생산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기차도 중대형 LPB를 사용하는데, 당연히 생산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테슬라는 소형 LIB를 사용하고 있다.

기술적으론 부족하지만 생산 수급이 편리한 LIB를 선택해 부피를 줄이고 더 많은 용량의 배터리를 설치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확대는 곧 배터리 시장의 확대를 의미한다”며 “결국 배터리 공급전략을 다각화해야만 시장점유율을 늘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시장은 지금…

 

전기차와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국가는 단연 중국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약 20만대(PHEV포함)에 이른다.

세계 1위 판매업체는 기술력이 앞섰다고 평가받는 테슬라 대신 중국의 비야디(BYD)가 차지했다.

 

이 같은 움직임의 진원지는 중국 정부다.

2020년까지 전기차 500만 대를 보급하겠다고 선언한 중국 정부는 충전소 1만2000곳, 충전기 480만대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

자동차 산업의 강국 독일도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약속하고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 대 보급 계획을 발표했다.

바다 건너 이웃 나라 일본은 급속충전기가 6000대나 설치돼 있다. 전기차 보급도 6만5000대에 이른다.

 

그렇다면 국내 사정은 어떨까.

최근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디젤 차량이 지목된 이후, 국내 시장에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정부는 2020년까지 신차 판매의 30%(연 48만대)를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대체해 150만 대로 늘리기로 했다.

2018년까지 모든 고속도로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전기차 충전소도 주유소의 25% 수준인 3100곳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현 인프라 수준만 놓고 보면 국내 전기차 시장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SUV를 비롯해 디젤 차량 개발에 의존했던 미래 전략을 친환경차로 대폭 수정하고 있다.

 

우선 현대기아차의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은 지난 6월 1일 부산모터쇼 현장에서 “2020년까지 28개 차종의 친환경차를 개발해 친환경차 시장 글로벌 2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최초로 공개한 친환경차 로드맵과 비교하면 무려 6개의 차종이 늘었다.

첫 스타트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이다. 1회 충전 시 191㎞의 주행이 가능하다. 도심 기준 206㎞, 고속도로는 173㎞나 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중에는 최장 거리다. 급속 충전하는 데 30분, 완속 충전은 4시간30분이 걸린다.

 

정부 보조금을 받을 경우 2000만~2500만원에 살 수 있다.

현대차는 2018년까지 한번 충전으로 320㎞를 주행할 수 있는 SUV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제네시스의 전기차 모델도 출시가 예상된다.

 

택시를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을 공략해 온 르노삼성은 올해 4000대의 전기차가 보급되는 제주도에 1000대의 ‘SM3 ZE’를 판매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엔 2인승 도심형 소형 전기차 ‘트위지’의 출시도 예상되고 있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0㎞를 최고 시속 80㎞/h로 달릴 수 있다.

 

한국GM은 미국GM이 개발할 전기차 라인업에 승부를 걸고 있다. 올 하반기 전략 차종은 ‘볼트’다.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을 장착, 1회 주유·충전 시 676㎞를 이동할 수 있다.

한국GM은 최근 인기가 높은 말리부의 하이브리드 모델도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의 발전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만만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우

선 전기차의 동력원인 배터리 성능 향상이 첫째 조건.

주유 후 내연기관차의 운행거리가 약 500㎞ 이르는 반면 전기차는 현재 그 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장거리 운행이 불안하다. 20분에서 6시간까지 걸리는 충전시간을 줄이는 것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무엇보다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실정이다.

 

 

 

안재형 기자자료제공 LUXMEN
발행일 2016.07.15기사입력 201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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