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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 출신의 풋풋한 천재 이미지 맷 데이먼.

그가 첩보물 주인공이라 했을 때 사람들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본 아이덴티티>에서 맷 데이먼은 자신의 ‘인생 역할’을 만났다.

이후 맷 데이먼은 정의의 히어로로 첩보물 캐릭터의 새로운 전형이 됐다.

기억하는가? 15년 전, 바다에서 떠다니던 그가 어부에 의해 구출되어 배 위에서 처음 카메라와 마주친 장면을.

 

‘나는 누구지?’ 이 질문으로 <본> 시리즈는 계속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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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고의 첩보 캐릭터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그러나 이 매력적인 인물도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상상력이 동원된 수고스러움과 억지가 곳곳에 드러나 그 매력이 반감되었다.

 

그에 반해 21세기 <본> 시리즈는 개인의 정체성, 디지털 시대의 음양, 정의와 선을 바라보는 개인과 집단의 갈등 등을 유려하게 배합해 캐릭터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시그니처 액션이라 불릴 정도의 현실적인 결투와 관객의 카타르시스를 만족시켜주는 카 레이싱 장면과 같은 ‘잘 찍은 액션장면’ 등도 이 시리즈의 생명력이 꽤 길 수 있다는 짐작을 가능케 했다.

 

<제이슨 본>이 9년 만에 돌아왔다.

2002년 <본 아이덴티티>, 2004년 <본 슈프리머시>, 2007년 <본 얼티메이텀> 이후 타이틀 롤인 맷 데이먼도 싱그러운 청년에서 어느 덧 40대가 됐다.

노련미와 함께 고독은 더 짙어진 모습으로 말이다.

 

감독은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을 연출한 폴 그린그래스.

<제이슨 본> 탄생을 가능케 한 여러 조건 중 제1순위였던 그는 이 시리즈물을 액션 스케일에서 업그레이드 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카메라 들이대기와 흔들기는 여전하지만.

 

그리스 인근에 은신하고 있는 제이슨 본(맷 데이먼).

그가 유일하게 믿는 니키(줄리아 스타일스)가 나타난다.

니키는 CIA에서 해킹한 파일을 통해 본에게 그의 잃어버린 과거와 아버지에 관한 정보를 전달한다.

본은 자신의 모든 것을 찾기 위해 스스로 CIA 앞에 몸을 드러낸다.

 

트래드스톤 프로그램 이후 더욱 강력한 아이언 핸드를 준비 중인 CIA국장(토미 리 존스)는 트래드스톤과 과거 CIA 공작의 주인공 본을 제거하려 한다.

사이버전문가 해더 리(알리시아 비칸데르)는 국장에게 본을 CIA에 복귀시켜야 한다고 제안하지만 국장은 딥 드림 프로그램을 통해 감시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목적에서 비밀요원(뱅상 카셀)을 동원한다.

 

영화는, 시리즈 전작들을 굳이 보지 않아도 감상이 가능한 독립된 완성품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해 점층적으로 자신의 정체성 찾기와 그 과정에서 노출되는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해 깊어지는 고민과 갈등.

그것에는 정의라는 이름으로 조직의 이익을 위해 비도덕적인 행위를 해야 하는 조직원으로서의 숙명과, 그 조직에서조차 지워질 대상이라는 상반된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이야기의 전개 강도는 전작보다 조금 더 세졌다. 그

리스의 시위대 한 가운데서 벌어지는 액션 장면은 1편의 볼펜 격투신, 2편의 모스크바 자동차 추격신, 3편의 수건 결투장면과 맞먹는 공들인 액션이다. 그

러면서도 이야기는 유럽, 미국을 넘나들며 또 한 번 대미를 장식하는 ‘라스베이거스 시그니처 액션’을 선사한다.

여기서 프랑스 배우 뱅상 카렐의 존재감은 아름답게 맷 데이먼과 대척점을 이룬다.

또한 IT기업 딥 드림이 수집한 수많은 데이터들, 그것을 CIA의 프로그램과 연계해 더욱 완벽해진 감시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 등은 꽤 현실감 있게 21세기 ‘빅 브라더’의 존재를 생각게 한다.

 
CCTV, 드론, 첩보위성, 도청 등등 수없이 많은 ‘지켜보는 존재’에 대해 제이슨 본의 대응은 ‘우리의 작은 저항’처럼 여겨질 정도이다.

<본> 시리즈의 성공 포인트는 주변의 평범한 것의 활용, 매력을 어필하려 애쓰는 댄디함이 아닌 어쩌면 한 인간의 자아 찾기일 것이다.

그 과정에서 본이 보여주는 프로급 액션과 몸이 기억하는 본능적 대응 능력, 하나씩 퍼즐을 맞추어 나가는 과정에서 관객은 대조적이고 이중적인 본에게 빠져드는 것이다.

마치 라이브로 듣던 음악을 기계로 만진 듯한 불만족은 있지만 일단 그의 9년 만의 귀환은 환영한다.

 

 

 

블랙뤼미에르(필름스토커) / 사진 영화 <제이슨 본>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6.08.03기사입력 201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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