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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전만큼 촉촉하며 부드럽고 김칠맛이 뛰어난 전이 또 있을까. 동태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복달임 음식으로 민어만 한 게 있을까.

 

여름 생선인 민어는 예부터 오장육부의 기운을 돋우고 떨어진 양기를 북돋우는 효능이 있어 바다의 보양식이라고 불려왔다.

 

민어는 옛날부터 우리 민족이 좋아하는 물고기다.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의 토산조에 민어(民魚)라는 이름으로 기재돼 있는데, 민어가 잡힌 지역이 기록돼 있다.

조선시대에는 충청도에서 평안도까지 널리 분포했지만, 요즘에는 민어 자원이 대폭 줄고 잡히는 지역도 몇 곳 안 된다.

 

민어는 경기도 덕적도와 전라도 신도 연해에서 6월 말부터 산란이 끝나는 추석쯤까지 잡히는데, 작은 것보다는 큰 것일수록 더 맛있다.

큰 것은 20㎏까지 나가는데, 보통 7~8㎏짜리 한 마리면 약 15명이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여름철 큰 민어 가격이 얼마나 비싼지 큰맘 먹지 않으면 가까이하기가 어렵다.

필자 경험으로 1m65㎝에 17㎏짜리 민어를 160만원에 샀던 기억이 난다.

 

크기가 클수록 풍미가 좋은 민어는 제철인 여름에 지방 함량이 최고조에 달해 가장 맛있다.

민어 가격은 복날 전 하늘만큼 치솟는다. 하지만 복날 후에 같은 크기를 구입한다면 가격이 3분의 1 정도로 내려가곤 한다.

그러니 좋은 민어를 구입하고 싶다면 되도록 복날을 피하는 것이 좋다.

 

민어는 알을 품은 암컷보다 수컷이 더 맛있다.

암컷은 꽉 찬 알을 빼고 나면 배 부위 살을 맛있게 먹어볼 수가 없다.

 

크기만큼이나 버릴 게 없는 생선으로 유명한 민어는 비늘과 지느러미, 쓸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 먹을 수 있다.

뱃살, 배진대기, 등살, 꼬리 살, 부레까지 각 부위가 다양한 맛을 내며 여름철 사라진 식욕을 돋운다.

부위마다 양념장을 달리 사용할 정도로 맛이 다르기 때문에 각 부위를 음미하는 재미까지 있다.

 

민어회는 초고추장이나 와사비(고추냉이)간장을, 뱃살은 마늘을 섞어 만든 막장을, 껍질 부위는 살짝 데쳐서 폰즈소스나 참기름을 찍어 먹어야 제맛이다.

 

민어는 소화가 잘되는 저칼로리 식품으로 찜, 전, 탕 등 어떤 방법으로 요리해도 맛있다.

 

이 중 특히 맛있는 요리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첫 번째로 민어전을 꼽고 싶다.

다양한 전이 많지만 민어전처럼 촉촉하며 부드럽고 감칠맛이 뛰어난 전은 여태 맛보지 못했다.

동태전만 먹어본 입으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맛이랄까. 기회가 된다면 꼭 드셔보길 권한다.

 

두 번째는 민어곰탕이다. 민어곰탕이라 부르는 이유는 육수가 하얗고 뽀얀 곰탕 빛깔이 나기 때문이다.

회를 뜨고 남은 머리와 뼈를 12시간 정도 푹 끓여 육수를 내는데 뼈와 머리에 붙어 있는 콜라겐이 녹으면서 깊은 맛이 우러나 굉장히 진하고 담백한 국물이 나온다.

여기에 비린 맛을 없애기 위해 생강이나 마늘 그리고 술을 조금 부어서 끓이면 완벽한 민어곰탕이 된다.

민어곰탕은 뼈와 관절 기능에 도움을 줘 어르신들께 특히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민어부레볶음이다. 옛말에 ‘민어 부레가 민어 한 마리 값을 한다’고 했다.

부레를 먹어야 민어를 먹었다고 말할 정도로 부레는 정말 귀한 재료다.

민어 부레는 젤라틴이 주성분이고 콘드로이틴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노화를 예방하고 피부에 탄력을 주는 음식이다.

 

일반적으로 부레는 그냥 잘라서 회로 많이 먹는데, 필자는 회보다는 볶음을 더 추천하고 싶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적당히 부레를 썰어 넣어 색깔이 노릇하게 날 정도로 볶다가 기름기를 제거하고 소금을 뿌리면 쫀득한 부레에 깔끔한 기름맛이 어우러져 정말 맛있다.

 

이 밖에 민어 껍질도 살짝 데치면 쫀득한 맛이 기가 막혀서 옛말에 ‘민어 껍질로 밥 싸먹다가 논밭 다 판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렇듯 민어는 각 부위마다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어 먹는 즐거움에 푹 빠져버릴 수밖에 없다.

 

필자가 민어를 처음으로 접한 것은 목포의 ‘유달회집’이다. 생선회를 전문으로 하는 작은 식당이었다.

지인이 맛있다고 소개한 집이었는데, 건물은 낡고 작지만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

다들 음식이 맛있다며 민어 요리에 소주를 한잔씩 하고 있었다.

 

이 집 민어전이 맛있다고 해서 민어회와 민어전을 주문했다.

일단 손님이 많다는 것은 맛집이 틀림없기에 빨리 그 맛을 보고 싶어 주방만 바라보고 있었다.

10분 정도 지나자 민어전이 먼저 나왔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동태전과 다를 게 별로 없어 보였다.

그런데 한입 베어 먹는 순간 눈이 커졌다.

그렇게 부드럽고 담백한 생선전은 처음이라 지금도 그때의 맛을 잊지 못한다.

 

이 집 민어전의 비결은 바로 달걀 반죽이다.

보통 전은 전용 반죽을 풀어 지지는데 이 집은 계란 노른자만으로 민어전을 부친다.

민어의 맛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노력이다.

슈밍화미코의 민어전도 이 집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해 깻잎으로 감싼 민어에 계란 노른자만 묻혀 부친다.

 

 

알 품은 암컷보다 수컷이 배부위살 진미

 

민어 다져 갖은 양념해 만든 ‘탕탕이’ 일품

 

 

민어전을 거의 먹을 때쯤 민어회가 나왔는데 부위별로 골고루 회가 나와 눈이 즐거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민어회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

필자가 느낀 민어회는 나름 민어의 향이 은은히 날 뿐 수분이 많고 식감이 별로 없었다.

한마디로 좀 심심하다는 느낌이랄까? 넓은 몸통 살에 비해 그나마 특수 부위들은 각기 식감이나 맛이 달라서 재미있게 먹을 수 있었다.

 

민어회를 어떻게 하면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연구하다 민어탕탕이를 만들어봤다.

민어를 다진 후 다진 마늘, 다진 초생강, 참기름, 날치알 등으로 양념해 깻잎으로 싸서 초장에 찍어 먹으면 회보다 훨씬 맛있는 민어탕탕이를 맛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민어탕이 나왔는데 여느 생선 매운탕처럼 빨갛고 대파, 양파 등의 재료가 드문드문 보였다.

일반 매운탕이 그냥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라면 민어 매운탕은 묵직하게 깊은 맛이 특히 일품이다.

민어 머리와 뼈를 푹 고아 만든 육수로 끓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먹어본 맛있는 민어 요리는 ‘품서울’에서다.

언제나 좋은 재료만을 고집하는 노영희 선생님이 운영하는 한식 레스토랑인데, 민어 하나하나의 맛이나 퀄리티가 너무 훌륭해서 여름 이맘때마다 매번 찾게 된다.

 

 

신동민 셰프의 Cooking Tip

 

민어탕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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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민어회 100g, 다진 마늘 3g, 다진 초생강 10g, 참기름 5g, 다진 대파 5g, 날치알 5g, 깻잎 6장, 초고추장 적당량

 

만드는 방법

 

➊ 민어회는 다져서 마늘, 초생강, 참기름, 대파와 골고루 섞는다.

 

➋ 깻잎에 ➊의 양념한 민어회를 올려 돌돌 말아준 다음 그 위에 날치알을 올려 마무리한다. 초고추장을 살짝 찍어 먹는다.

 

 

민어전

 

재료 : 민어 200g, 달걀 노른자 3개, 깻잎·밀가루·소금·후춧가루 적당량씩

 

민어 양념장 : 진간장 2큰술, 물 1큰술, 식초 1큰술, 잣가루 ½작은술

 

만드는 방법

 

➊ 민어는 손질 후 한입 크기로 도톰하게 저며 썰어 소금, 후춧가루를 뿌려 밑간한다.

 

➋ ➊의 민어에 밀가루를 살짝 바르고 깻잎을 겉면이 안으로 가게 감싸서 밀가루를 한 번 더 묻혀준다.

 

➌ 달걀 노른자를 잘 저어서 ➋의 깻잎으로 싼 민어에 묻힌다.

 

➍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중불에서 ➌을 부쳐서 접시에 담고 민어 양념장을 곁들여낸다.

 

 

 

신동민 슈밍화미코 오너 셰프 / 사진 : 윤관식 기자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6.08.08기사입력 201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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