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전체 주제 보기
더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프린트      목록

매경이코노미는 이번 호부터 ‘최신 기술로 살아보니’ 시리즈를 7주에 걸쳐 연재합니다.
퍼스널 모빌리티(전기자전거·전동휠), 비트코인, 공유경제, 간편결제, O2O(Online to Offline) 등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놓을 유망 기술이나 서비스를 기자가 1개월 이상 직접 체험하고, 실제 생활에서의 활용 가능성과 한계·개선 방안을 점검해보려는 취지입니다. 

 기사의 0번째 이미지
기자는 운이 좋은 편이다. 출퇴근 거리가 지하철 두 정거장(충무로~약수, 약 2.5㎞)밖에 안 되는 ‘직주근접’ 직장인이기 때문이다.
걸어 다니기엔 조금 험난하다.
도보로 30분 걸리지만 동호로 두 개 구간 1㎞가량이 오르막길이어서 40여분이 소요된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집에서 회사까지 정확히 20분. 아침잠 20분을 더 자고파 곧잘 지하철을 탄다.
한 달에 쓰는 교통비만 최소 5만원(지하철 기본요금 1250원×하루 2회×20일)이다. 

그래서 혹했다. 전기자전거, 전동휠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1인용 이동 수단)를 이용하면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두 정거장 거리면 도전해볼 만하겠다 싶었다.
지난 8월 8일부터 9월 9일까지 한 달간 전기자전거(만도풋루스아이엠)와 전동휠(나인봇미니프로)로만 출퇴근해봤다. 


▶‘엄지’로 가는 전기자전거 

-언덕길도 씽씽…도로 매연은 고역 

먼저 전기자전거로 시작했다. 이거 생각보다 탈 만하다.
자전거만 탈 수 있다면 전기자전거가 처음이어도 바로 운행이 가능할 만큼 조작이 쉽다.
일반 자전거와의 차이가 있다면 페달과 바퀴를 연결하는 체인이 없다는 점뿐.
적어도 체인에 바짓단이 걸리거나 기름때가 묻을 걱정은 없겠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사진설명전기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모습.


오토바이처럼 오른쪽 손잡이에 달린 레버를 누르면 모터가 전기력으로 바퀴를 굴린다.
속도 조절은 엄지손가락 몫. 레버를 내려당기는 만큼 속도가 빨라진다.
처음엔 레버를 살짝만 당겨도 급발진하듯 앞으로 튕겨나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이내 적응돼 수월하게 조절 가능하다. 레버 대신 발을 구르기만 해도 자전거가 움직인다.
페달을 밟아 생기는 운동 에너지가 배터리를 충전한다고.
이동과 충전이 동시에 이뤄지는 셈이다.
“레버와 페달을 적절히 혼용하면 한 번 충전으로 30㎞에서 최대 60㎞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만도풋루스 전기자전거를 대여하는 ‘카페풋루스’의 이상오 점장의 설명이다. 

단, 일단 배터리가 방전된 후에는 페달을 밟아도 소용없다.
주행 중 배터리가 방전되면 대략 난감할 듯. 충전기를 자전거에 바로 꽂을 수도, 탈부착 가능한 배터리만 실내로 들여와 따로 충전할 수도 있다. 

드디어 출발. 승차감은 일반 자전거와 다를 바 없다.
최대 25㎞/h 속도로 달릴 수 있어 속도감이 꽤 났다.
속도를 더 내게 할 수도 있지만 안전을 위해서 제한을 뒀단다.
페달을 전혀 밟지 않아도 되니 오르막길도 편하게 올라간다.
경사가 15도가량 되는 오르막길에선 최고 속도가 15㎞/h로 준다.
15㎞/h는 평지에서 일반 자전거가 다니는 평균 속도.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
핸들 옆에 주행 속도와 거리, 운동 강도 등 다양한 주행 정보를 표시해주는 HMI(잠깐용어 참조)도 있어 편리했다. 

멀끔한 첫인상에 들떴던 것도 잠시.
첫날 압구정 로데오거리에서 충무로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일단 날씨가 최악이다. 전기자전거로 출퇴근·취재를 다닌 8월 8~26일 약 3주간 낮 최고기온은 평균 30도를 웃돌았다.
8월 8일 첫날에는 서울 낮 최고기온이 35.5도까지 올랐다. 푹푹 찌는 무더위에 헬멧을 눌러 쓰고 뙤약볕 아래 나서면 숨부터 턱 막혔다. 

자동차와 함께 달리는 것도 고역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가장 우측 차선 가장자리로 다녀야 한다.
자전거도로가 있어도 전기자전거는 이용할 수 없다. 법적으로 자전거가 아닌 원동기로 분류되는 탓이다.
우측 차선 주행 중 사거리를 만나면 우회전하는 차량과 부딪힐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외에도 본인의 주행 방향을 수신호로 알려야 하고, 횡단보도에선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건너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았다. 

무엇보다 도로주행을 힘들게 한 건 차량 운전자의 배려 부족이다.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길인데도 여전히 자전거를 장애물 취급하는 운전자가 많았다.
경적만 울려대면 그나마 양반. 자전거가 추월하지 못하도록 막아서는 대형버스나, 자전거를 스치듯 위협하고 지나가는 심술궂은 운전자도 적잖다.
참고로 자전거는 버스전용차로에서 버스를 우측으로 추월할 수 있다.
하지만 속도나 안전상 문제로 차마 못 지나친 덕분에 버스가 뿜어내는 더운 매연을 그대로 들이마시기 일쑤였다.
버스에 탄 승객처럼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나 쐬고픈 마음이 간절했다. 

▶교통비 아끼고 가벼운 운동도 

-백만원 넘는 자전거 가격은 부담 

너무 부정적인 얘기만 했나. 더위만 조금 가신다면 전기자전거를 십분 활용할 이유는 얼마든지 있어 보인다. 

첫째, 경제적이다. 전기자전거를 한 번 충전하는 데 드는 전기요금은 겨우 100원.
매일 양껏 충전해도 한 달간 드는 전기요금은 2000~3000원에 불과하다. 

단, 평소에 자전거를 즐겨 타지 않는다면 거금을 들여 전기자전거를 사는 게 경제적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전기자전거는 제조사별로 적게는 100만~200만원대지만 수천만원에 팔리는 프리미엄 제품도 꽤 있다.
만도풋루스아이엠 모델의 정가는 286만원. 교통비를 아낄 요량으로만 덜컥 구입하기엔 배보다 배꼽이 훨씬 커지는 꼴이다. 

둘째, 속도를 내도 전혀 힘들지 않다.
일반 자전거로는 힘겹게 올랐어야 할 경사면에서 페달을 전혀 구르지 않아도 자전거가 알아서 올라가니 편했다.
출근길 땀을 잔뜩 흘리지 않아도 되니 쾌적하다. 반대로 운동을 원할 땐 HMI를 이용해 자전거 설정을 ‘Health(헬스)+Hard(강하게)’ 모드로 바꾸면 된다.
한여름, 한겨울 궂은 날씨만 피한다면 출퇴근과 레저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 손색이 없겠다. 

셋째, 생각보다 빠르다. 집에서 회사까지 2.5㎞를 이동하는 데 단 10분이면 충분했다.
지하철로 출퇴근할 때도 20분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속도다. 

이제 결론. 전기자전거는 하루 왕복 20~30㎞ 안팎 거리를 오가는 직장인과 학생에게 적합해 보인다.
오르막길을 지나는 사용자라면 더욱 안성맞춤. 다만 한강이나 육교를 건너야 할 일이 잦거나 여성 이용자라면 권하고 싶지 않다.
모터를 단 전기자전거 무게(21.5㎏)가 일반 자전거(평균 12~14㎏)보다 무겁기 때문이다.
자전거 레일을 이용하더라도 성인 여성이 승강기 없는 육교나 다리를 오르내리기는 꽤 버겁다.
제로(0) 상태의 배터리를 완충(완전 충전)하는 데 3시간(급속충전기 기준)이나 걸리는 점도 아쉽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은 2030년까지 2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매연이 없어 친환경적이고 충전 비용 대비 이동 거리가 길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아직 국내 시장은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전기자전거 판매량은 1만7000대 정도로 전 세계 판매량(4000만대)의 0.04%에 불과하다.
다행히 퍼스널 모빌리티, 드론 등 신사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지난 5월 입법예고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별도 면허 없이도 전기자전거와 전동휠을 탈 수 있고, 자전거도로도 이용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퍼스널 모빌리티를 차로에서만 타게 하면서도 제품에 엄격한 품질검사가 이뤄지지 않는 등 사용자 안전을 위한 규제가 취약한 실정이다.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 성장 속도가 말 그대로 ‘달리고’ 있는 만큼 거북이걸음 중인 관련 규정을 하루빨리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잠깐용어 *HMI(Human Machine Interface) 

주행 속도와 거리, 운동 강도 등 주행 정보를 보여줘 자동차 계기판 역할을 한다.
일련번호가 등록돼 있어 일종의 스마트키 역할도 하는 이 HMI를 분리하면 자전거가 움직이지 않는다.
분실 시 구매처에서 본인 확인을 거쳐야만 HMI를 재발급받을 수 있다. 

 

정다운 기자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6.09.26기사입력 2016.09.2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프린트      목록

최신 컨텐츠
라이프
1863년 12세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 고종(1852~1919..
여행
유럽의 주요 도시들은 11월 중순부터 형형색색의 조..
푸드
사람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동의보..
푸드
옆구리 시린 추운 계절이 돌아왔다. 누군가는 썸을 타며..
라이프
한나라 무제는 주부언을 파격적으로 등용했다. 주부언은..
이슈
프리미엄고속버스가 운행을 시작했다. 항공기의 비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