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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묻는다. 지진이 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또 묻는다.
강력한 태풍이 내일 또 온다면 오늘 무엇을 할 것이가. 자연재해가 겁나 위축된 삶을 살 이유도 없지만 맥놓고 있다 죽거나 다치는 일은 더없이 한심한 상황이다.
알면 살고 모르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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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쩌다 재난 바보가 되었을까 

OECD 통계는 우리에게 늘 좌절을 안겨준다. 이럴 것 같았으면 괜히 가입했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들린다. ‘재난관리경쟁력’도 OECD 조사 목록 중 하나다. 한국? 최하위 수준이다.
이유는 정부에서 관련 사업에 관심이 없고 국민이 주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뜻이 없으니 길도 없고 예산을 세울 이유도 없다. 성장기에 배워두면 평생 자신과 가족을 구해낼 수 있는 간단한 피난법, 매듭법 등을 몰라 조그만 사고에도 다치거나 죽곤 한다.
심폐소생술을 가르쳐주는 것만으로 위안이 될 수는 없다. 우리 정부는 자연 재해에 대한 과학적 진실을 국민에게 알려주질 않는다.
양산지진대가 활성단층, 즉,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사실을 2011년에 확인해놓고도 그걸 국민에게 알리기는커녕 그곳에 원전을 추가했다.
알리지 않는 이유로 그들은 주로 ‘사회불안’를 들먹인다. 지진 활성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불안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불안은 대안을 낳고, 그것이 해결되었을 때 세상은 불안에서 안심으로 변하는 게 아닐까? 아무것도 모르고 살다 어느날 지진이 나 매몰되어 사망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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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가운데 제일 무서운 게 지진과 태풍과 화산이다. 화산은 그렇다고 쳐도 지진은 이제 우리집 문 밖에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우리는 내진설계에 대한 규제도 헐렁했던 편이라 만약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 대비에 필사적인 일본의 피해에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큰 재난을 당할 수 있다.
경주 지진 때 전문가들은 경주에서 서산으로 이어지는 지진 벨트가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을 근거와 함께 밝혔다.
그런 사실에 대한 추가 정보가 공유되기도 전, 사람들은 경주 지진을 잊기 시작했고 이제 해당 지역 사람들 외에는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렇게 쉽게 잊고 무시하다 어느날 불쑥 지진이 일어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119? 아이언맨? 그들은 당신을 구하러 올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이 살아있어야 그들이 구조하러 오는 것이고 ‘살아남는 것’은 오롯이 당신 스스로 해야 할 몫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아졌는가? 대답은 ‘그렇다’이다.
양산지진대가 활성판이라는 사실이 이미 확인되었고, 2011년 동일본 지진 때 지각의 변동이 일어나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의 영향권이 한반도에까지 미치게 된 게 사실이다.
이런 팩트 말고도 우리나라에서 지진이 일어날 위험을 경고하는 근거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블로그에 따르면 ‘지난 4월 일본 구마모토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부산’에서만 약 4000건의 지진 신고가 접수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의 에너지가 한국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근거라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일본에서 지진이 일어나면 모두 바다 건너 일이라고 생각했고, 한반도에서 태어난 것을 감사하게 여기곤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한국은 이제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는 지역’이 아닌, 이미 경주에서 심각한 지진이 일어났고, 수백 번의 여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그 여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한 파악이 이뤄지지도 못했다.
지각의 안정을 바라는 마음이야 누구나 마찬가지이겠으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자세도 병행되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지진이 발생했을 때 죽지 않고 살아남는 최소한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일본 도쿄도에서 발행한 <도쿄방재 지금 대비하자>를 참고자료로 한 것은 일본이 재난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데이터를 갖고 있고 설명도 간단명료하기 때문이다.
지진을 당할 때 당신이 위치한 곳이 어디에 있느냐도 중요한 일이지만 일단은 가정에 있는 것을 전제로만 정리했다.
다소 친숙하지 않는 표현법이 곳곳에 보이지만 그대로 옮긴다. 해설이 필요한 부분은 괄호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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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은 바다 건너 일이다? 

10월4일 밤, 태풍 차바가 제주를 덮쳤을 때 필자는 제주 동쪽에 있었다.
새벽 3시 경 풍속은 초속 25m 정도를 기록하고 있었다. 제주시 고산에서 측정했을 때는 초속 56.5m였다. 사람이 날아가고 자동차와 집도 쓰러트릴 위력이다. 바람 소리가 너무 커서 마치 집이 통째로 하늘을 날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6~7시간 동안 휘몰아친 바람은 오전 7시를 기준으로 잦아들기 시작, 8시 무렵부터 잔잔해졌다. 태풍이 지나간 마을은 그야말로 쑥대밭이었다.
소나무 가지가 꺾여 도로를 매우고, 신축 중인 목조 주택은 완전히 무너져 버렸으며 거푸집 틈에서 양생 중이었던 콘크리트는 바람에 밀려 기울어지고 말았다. 30년 넘은 전통 돌집의 창고도 지붕이 날아가고 벽이 허물어졌다.
밭담이 무너지거나 일부 쓰러진 장면도 쉽게 보였다. 클린존의 쓰레기 수집 시설물들이 길바닥에 널브러져 있고 농부들이 밭에 물을 댈 때 사용하는 대형 수조와 주차 금지를 유도하는 플라스틱 시설물들도 멋대로 뒹굴고 있었다.
해안도로변에 있는 사찰 옆 피뢰침탑이 꺾여 도로를 가로막았고 바닷가의 해경 초소는 아예 사라져 버렸다. 그런가 하면 풍력발전기의 날개가 찢어져 너덜너덜해진 충격적인 모습도 목격되었다. 

보도에 의하면 제주 시내의 산지천과 한천이 범람, 주차해 둔 자동차들이 뒤엉켜버렸고 어선을 살피러 나갔던 선원이 실종되었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태풍을 만나는 곳이다. 한국을 관통하든 스치든, 일본을 훑고 가든 대만으로 들어가든 적어도 ‘영향권’ 안에 들어가 있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제주 사람들이 태풍을 맞는 모습은 타 지역에 비해 심지어 여유로워보이기까지 한다. 

일단 태풍이 다가오면 대부분 일손을 놓고 태풍 맞을 준비에 들어간다. 창문에 넓적한 테이프를 ×자로 붙여 창이 깨지더라도 파편이 튀지 않도록 대비한다.
제주는 집이든 상점이든 대부분 미닫이문을 설치한다. 여닫이로 할 경우 문을 열고 닫을 때 세찬 바람에 문이 꺾여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태풍이 오면 그 문들을 모두 잠가버린다.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밤잠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제주 사람들은 비가 와도 우산을 쓰지 않는다. 바람을 타고 온 비가 옆으로 내리기 때문에 우산을 써봤자 뒤집어지기 일쑤다. 그래서 빗방울이 얼굴을 때려도 우비를 단단히 챙겨입고 다니는 것이다.
태풍이 다가오면 날아갈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창고 안에 옮겨놓는다. 이동이 어려운 물건은 쇠사슬로 단단히 묶어둔다. 제주 토박이들의 집과 살림살이들이 단순한 것도 이런 날씨와 관계가 있다. 태풍이 오는데 자동차를 포구 근처 주차장에 세우는 사람은 없다. 방파제와 테트라포드가 설치되어 있지만 파도가 해안도로 위로 쏟아지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대비가 끝이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에 들어가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바람이 완전히 가라앉았을 때 밖으로 나온다. 물론 직장인이나 공무원들도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농사나 어업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제주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는 제주의 태풍 문화가 육지의 도시에도 적용될 만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도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아파트 중심의 생활 유형을 가진 도시인들은 태풍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느끼지 않고 대비법, 안전 상식도 미흡한 편이다.
그래서 기습적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거나 재산을 날리기도 한다. 대도시 부산의 초고층 아파트촌인 마린시티의 침수 장면은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부산시에서 안전을 위해 방파제를 건설하려 해도 주민의 민원 때문에 공사를 미룬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방재 선진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가을에 발생하는 태풍은 약 13~15개 정도이고 그 중 평균 한 개 정도가 우리나라를 지나간다고 한다.
엊그제 제주와 남해안, 부산, 울산을 파괴하고 사라진 차바가 그 한 개이다. 마지막 태풍이라면 다행이겠지만 언제 또 다른 태풍이 발생해 한반도를 향해 북진할지 모를 일이다.
태풍의 발생부터 소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사람이 대비하고 행동해야 할 안전 행동 기준이 있다. 도시 중심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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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탑재! 내진설계 제대로 알자 

내진설계란 구조물이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정밀하게 설계하는 건축 공법을 뜻한다.
내진설계의 선진국은 역시 일본이다. 2011년 동일본지진의 규모는 9.0이었는데, 어마어마한 충격에도 불구하고 건물 붕괴로 인한 사상자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내진설계는 내진구조, 면진구조, 제진구조를 갖춰야 인정받을 수 있다. 내진구조란 ‘건축물 내부의 가로축을 튼튼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지진이 발생하면 상하진동보다는 좌우진동이 많이 일어나는데, 그것을 튼튼한 가로축이 잡아줘 건물의 붕괴와 구조물 안에 있는 사람과 시설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이다.
 
면진구조란 건물의 유연성을 확보한다는 뜻이다. 지난번 경주 지진 때 부산의 초고층 아파트 고층부에 사는 사람들이 ’건물이 엿가락 처럼 흔들흔들 왔다 갔다 한다’며 불안해 했다.
그것이 바로 면진구조다. 유연하게 휘지 않으면 금이 가고 부러질 수 있으므로 면진구조를 통해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제진구조는 내진설계의 마지막 단계인데, 건물의 외부나 내부에 충격을 흡수하는 ‘댐퍼’를 부착하는 구조를 말한다. 지진 에너지를 줄여줌으로써 사람과 건물이 받는 충격을 완화해 주는 것이다. 

국토부에서 입법 예고한 내용에 따르면 앞으로 우리나라의 내진설계 의무 대상은 ① 3층 이상, ② 연면적 500㎡ 이상, ③ 높이 13m 이상, 처마높이 9m 이상인 건축물이 해당된다. *참고 : 삼성물산 건설부문 블로그,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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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 최후의 보루 ‘생존배낭’ 

일본의 백화점에서 생존배낭과 재난용품을 판매하는 것을 보고 직구를 통해 구입하거나 해당 품목을 인터넷으로 사 자신만의 꾸러미를 만드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발빠른 청춘 두 사람은 펀딩사이트 와디즈를 통해 ‘재난 생존파트너, 생존가방’을 판매, 목표액을 초과 달성하는 등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생존배낭에는 ‘최후의 보루’와 ‘각자도생’이라는 비장한 개념이 담겨있다. 탈출 예보가 가능한 호우나 태풍 등이 왔을 때 생존배낭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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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갑자기 지진이 나 가족을 돌볼 겨를도 없이 뿔뿔이 흩어져야 할 상황, 피할 틈도 없이 건물이 붕괴되어 고립된 경우 등 죽음을 각오해야 할 상황에 챙겨야 할 비상 배낭이다. 따라서 생존배낭은 가족용이 아닌 개인용이어야 하고 만드는 과정에서 가족이 모여 아파트 또는 주택의 비상구와 마을 비상대피로, 집결 장소, 상황 종료 후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형편일 경우 만날 장소 A, B, C도 정해놓아야 한다.
생존배낭은 집에서의 탈출용과 직장이나 학교에서 집으로 걸어가야 하는 상황을 대비해 두 개를 확보하는 게 안전하다. 또한 일 년에 한 번은 용품들을 꺼내 활용 가능 여부를 확인한 후 보완을 판단하는 게 안전하다.
특히 비상식량 등 부패와 훼손이 염려되는 품목은 더욱 신경써서 확인해야 한다.
서울, 도쿄, 뉴욕 등 주요 도시에서 권장하는 비상 용품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모두 각자도생하길 빈다. 

[글과 사진 아트만 일러스트 포토파크 사진 픽사베이] 

 

아트만 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6.10.13기사입력 201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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