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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서울 강남구 압구정지구가 결국 ‘35층 층수 제한’을 풀지 못하면서 재건축 사업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시세차익 기대감에 매매가가 무섭게 오르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 재건축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35층 층수 제한’을 풀지 못한 데다 개발 방식이 지구단위계획으로 바뀌면서 재건축 추진 속도가 더뎌졌기 때문이다.
최고 50층짜리 아파트를 지으려던 주민의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아파트값 상승세도 한풀 꺾일 조짐을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6일 압구정동 재건축 단지를 개별 단지가 아닌 통합개발하겠다는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을 발표했다.
2012년 50층 초고층 재건축 개발이 무산된 뒤 4년 만에 발표된 새 개발안이다.
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기존 계획대로 아파트 단지를 몇 개씩 묶어 6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하되, 도로와 상업시설 등 기반시설까지 재배치하는 대규모 개발 계획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구현대’와 ‘신현대’ ‘한양’ ‘미성’ 등 1만여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 24곳과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 SM 본사 등에 이르는 지역이 6개 재건축 사업 단위로 구분된다.
지구단위계획은 주변 지역 교통망까지 두루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정비 사업보다 1~2년이 더 걸린다. 

서울시는 한강변 관리기본계획 등에 따라 재건축될 아파트의 최고 높이도 35층으로 제한했다.
이번 층수 제한은 그동안 재건축 사업성을 위해 기존 아파트를 40~50층 높이로 짓겠다는 압구정 아파트 주민의 주장과 상충하는 부분이다.
당초 주민들은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 초고층 타워형 신축을 선호했지만 층수가 묶이면서 일명 ‘성냥갑(판상형)’ 아파트 개발이 불가피해졌다. 

한강변을 따라 24개 단지, 1만여가구 대규모 아파트가 줄지어 들어선 압구정동은 1970~1980년대 서울 강남권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형성된 아파트촌(村)이다.
한강을 낀 데다 중대형 평형 위주로 구성돼 있어 부유층이 선호하는 아파트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시설이 낙후하고 주차 공간도 부족해 불편을 겪어온 주민들은 재건축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입주 40년을 맞은 지난 2006년부터 재건축이 추진됐지만 기부채납 비율, 최고 층수 제한을 두고 서울시와 조합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재건축은 한동안 답보 상태였다. 

그러다 서울시가 ‘압구정지구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안’을 올 8월 발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안전진단 통과 2년여 만에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계획안은 당초 지난 6월에 발표될 예정이었다가 한 번 8월로 밀리고, 10월 이후로 또다시 미뤄졌다.
그 기간 동안 압구정 일대 시세는 기대감에 한껏 올랐다. 지난여름엔 거래가 부쩍 늘고 아파트값이 2011년 전고점을 돌파할 정도였다. 

하지만 한강변에 초고층 랜드마크 아파트를 짓는다는 계획이 틀어지면서 압구정 재건축 시장엔 찬물이 끼얹어졌다. 당연히 아파트값 상승 폭도 주춤한 상황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압구정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개발안 공람 일정이 발표된 지난 5월(3.3㎡당 3973만원) 이후 매달 2.5~3%씩 급등하는가 싶더니 10월 들어 전달 수준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10월 13일 기준 압구정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441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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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대1차’ 전용 110㎡는 지난해 4분기 내내 3.3㎡당 3716만원대 매매가격을 유지하다 지난 5월 3947만원으로 훌쩍 올랐다. 9월엔 3.3㎡당 4643만원으로 시세가 급등했다.
올 들어서만 집값이 17.6%나 오른 셈이다. 하지만 이후 거래가 뚝 끊겼다. 그나마 같은 단지 전용 160㎡ 매물이 지난 9월 26억원에 팔린 후 27억~28억원대 매물이 등장했는데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급기야 시장엔 25억원으로 가격을 내린 급매물도 슬그머니 등장했다. 

“지구단위계획이 발표되기 직전까진 집을 사고 싶다는 이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 팔면 좋겠느냐는 집주인 문의만 수두룩하네요. 그래도 서둘러 매물을 던지진 않고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강하긴 합니다.”
“예전 분위기 같았으면 30평대 아파트가 매물로 나오면 하루도 안 돼 팔렸어야 해요. 하지만 지금은 종전보다 5000만원가량 낮은 가격에도 실거래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압구정동 일대 A·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런 관망세를 두고 업계에서는 단기간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체계적 개발을 위한 물꼬가 트였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지구단위계획으로 재건축이 추진되면 사업 기간이 1~2년 정도 길어진다. 최고 층수를 서울시 기준에 맞춰 아파트를 지으면 기존 계획보다 일반분양 물량이 줄고 조합원 수익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단기간 아파트값이 급등한 점까지 고려하면 매수세가 주춤해지고 가격도 소폭 조정될 것이란 전망도 덧붙는다. 

다만 이런 관망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이번 지구단위계획이 재건축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건축 속도는 다소 늦어질 수 있으나 압구정 재건축 방향이 확실히 정해졌다는 점은 호재다. 단지별로 학교, 공원, 도로를 제각각 개발하는 것보다 구역을 통합해 공원 규모를 늘리고, 학교 위치도 엄선하는 편이 주거환경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게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 생각이다. 

전문가들은 압구정지구가 재건축되면 이웃 서초구 반포지구에 내줬던 ‘최고 부촌’ 타이틀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본다.
한강을 넓게 접하고 있는 데다 우수한 학군, 교통망, 백화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두루 갖춰서다. 개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아파트값이 3.3㎡당 6000만~7000만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물론 다양한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등 해결 과제는 남았다. 

이번 지구단위계획안으로 당장은 층수가 부각됐지만 ‘중소형 평형 의무비율’도 층수 못지않은 뜨거운 감자다.
서울시가 제안한 중소형 평형 의무비율(60% 이상)을 따라 중소형 평형을 많이 지으면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져 추가분담금이 줄어들 여지가 생긴다. 

반면 ‘부촌의 상징’인 압구정지구 위상에 걸맞게 1 대 1 재건축으로 중대형 평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민 의견도 만만찮다.
박합수 전문위원은 “최고 층수에 이어 쟁점이었던 기부채납, 중소형 평형 비율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 가격이 반등할 수도 있다”며 “사업 진행 추이를 지켜보며 매수 타이밍을 노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다운 기자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6.10.18기사입력 201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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