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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건강한데 유언을 써놓을 필요가 있을까?"

유언 쓰는 것은 마치 죽음을 대비하는 것 같아 생각만 해도 마음 한구석이 씁쓸해지기 마련이다.

상속할 만한 재산도 없고, 자식들이 우애있게 잘 지내고 있어서 굳이 유언을 쓸 필요를 못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일본 도쿄시에 사는 A씨(63)의 부친 역시 그런 평범한 노인이었다.

삼형제 가운데 장남인 A씨는 5년 전 부친이 작고했다. 부친은 살아 생전에 늘 "아내와 삼형제가 균등하게 재산을 나눠라"고 말하면서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은 되도록 팔지 말라"는 말도 덧붙였다. 부친 사망 후 모친과 A씨는 형제들과 재산을 균등하게 나누려 했다. 하지만 삼남인 막내가 부동산 처분을 요구하며 결국 가정재판소 조정까지 가게 됐다. 이런 가운데 2년 전 모친마저 유언 없이 작고하자 재산분할을 놓고 형제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A씨는 "선친이 유언을 써두셨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워했지만 이미 막내동생과는 사실상 인연을 끊고 지내고 있다. 직장인들은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으로 자식 교육과 결혼 등 장래를 위해 대비한다. 은퇴할 무렵에는 퇴직금을 알뜰하게 관리해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노후를 보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노후와 상속에는 관심이 많아도 본인 사후에 유산을 둘러싼 자식들간 갈등에 대해서까진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보다 고령화가 더 진행된 일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유언쓰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70대 이상 노인 가운데 유언을 작성해둔 사람은 4%에 불과하다. 이들 역시 상속할 만한 재산이 적거나 자녀들이 우애있게 지내 유산을 잘 처리할 것으로 믿고 작성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장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부모가 작고한 뒤 유산 분배를 놓고 형제간 분쟁이 크게 늘고 있다. 도쿄 가정재판소의 유산조정 성립건을 보면 2000년 연간 6000건 수준에서 2010년에는 8000건 이상으로 늘어났다.

일본에도 상속 전문 상담업체들이 있는데, 이들의 주요 업무에는 `유언작성 권유`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상담업체 관계자는 "장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누구나 주택대출이나 자녀 교육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부모가 유언을 남기지 않으면 형제간 분쟁이 일어나기 쉬운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고객의 연령에 관계없이 `상속 재테크`의 일환으로 유언 작성을 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형제간 유산 분쟁은 재산이 많은 부유층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도쿄 가정재판소에 접수된 상속 분쟁의 31%는 1000만엔(약 1억5000만원) 이하 유산을 놓고 벌어진다. 또 43%는 1000만~5000만엔(약 7억5000만원) 유산을 놓고 형제들이 법정 소송을 벌인다. 도쿄 신축주택 평균 가격이 6000만엔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큰 금액은 아니다. 따라서 재산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자녀가 여러 명이라면 유언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유언을 작성하는 데도 방법이 있다.

일본에는 `엔딩 노트`라고 해서 자신의 장례 방법과 재산 분할 등을 정리해두는 노인이 많다. 하지만 메모 형식의 이런 글은 법정에서 유언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또 자신이 혼자 자필로 유언을 쓰고 서명한 경우가 있는데, 상속 내용이 명확하지 않으면 위조의 우려로 인해 법정에서 논란을 빚을 수 있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증인이 참석한 가운데 공증사무소에서 작성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서찬동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2.07.12기사입력 201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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