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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고독한 사람의 말문을 열어준다. 장수풍댕이가 아이의 사고를 논리적으로 발달시킨다. 돌고래가 반신 마비 환자에게 행동 욕구를 자극하는 호르몬을 분비해 준다. 잘 짜여진 승마 프로그램이 재활 의학의 훌륭한 보조 수단으로 높은 효과를 보여준다. 이것을 애니멀 테라피라고 한다. 그 개념을 알고 나면, 지구의 동물은 그저 인간이 관리하고 보호할 대상이 아닌, 인간이 잘 모시고 받들어야 할, 그러기 위해 연구의 속도를 늦출 수 없는 인류의 조상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결국 인간을 위한 일들이다.


이 사진들은 당신의 마음을 어떻게 자극하고 있나? 

당신이 이런 사진을 보며 피식 웃었다면 이미 당신은 애니멀 테라피의 효과를 보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행복감이다. 마음이 순수해지고, 갑자기 영혼이 해맑아진 느낌이다. 행복해서 웃은 게 아니라 사진을 보고 웃었기 때문에 행복해 진 것이다. 코미디언 고 김형곤이 말했다. ‘웃을 일이 없어도 그냥 하하하하 웃으면 행복해진다’고. 그 말은 상당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다. 거짓말로 웃어도 엔도르핀은 분출된다. 하물며 가만 있어도 웃게 만드는 반려동물이야말로 당신의 행복한 일상을 도와주는 테라피스트라고 할만하지 않은가? 행복 뒤에 오는 증상은? 그것은 긍정이고 긍정은 여유를 주고 능력을 극대화시킨다.

방송작가 조문희 씨는 15년 째 푸들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애완견이나 키워볼까?’ 하는 취미 생활의 연장으로 ‘구입’한 푸들은 그녀의 생각 이상으로 커다란 위안이 되었다. 푸들이 들어오기 이전에 싱글인 그녀가 집에 들어가 하는 일은 청소와 독서, TV 시청 등이 전부였다. 주말 내내 집에서만 보내는 날도 있는데, 그럴 때는 금요일 오후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지낼 때도 있다. 목구멍에 거미줄이 생길 정도였다. 다음주 업무가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었다. 우울증세까지 보였다.

푸들을 키운 이후 그녀의 표정은 좋아졌다. 귀가 후 분명한 할 일이 생겼고 집안에서의 대화도 시작되었다. 조문희 씨는 자신을 반기는 ‘뽀글이’와 ‘빠글이’에게, (다소 바보같이 보이지만) ‘잘 있쪘쪄?’, ‘배 고팠쪄?’, ‘애고, 똥 짰쪄?’ 하며 혀 짧은 소리를 하기 시작했고 품에 안기거나 발랑 뒤집어지며 뱃살을 쓰다듬어달라는 녀석들을 보며 묘한 행복감에 사로잡혔다. 이것은 매우 기초적인 애니멀 테라피 효과라 할 수 있다.

박종국 씨는 80대 노모를 모시고 산다. 운동량이 거의 없으니 노환도 더욱 깊어져 갈 뿐이었다. 아들로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구체적인 치료 효과 사례도 있다. 동물병원을 하는 친구로부터 ‘동물 매개치료’, 또는 ‘치유 반려동물’ 얘기를 들은 것은 그때의 일이었다. 애니멀 테라피? ‘동물이 사람을 치료해? 그게 무슨 고양이 암벽등반하는 소리냐’고 비웃었지만 친구는 홀스 테라피(재활승마), 돌핀 테라피(돌고래치유), 팻 테라피(애완견치유) 사례를 들려주었고, 박종국 씨도 ‘나쁠 것 없겠다’고 판단, 노모에게 ‘샤페이’(일명 쭈구리로 온몸에 주름투성이인 견종) 새끼 한 마리를 선사했다. 노모는 주름투성이인 ‘주루미’를 보며 ‘징그럽다’ 손사래를 치면서도 ‘주루미’가 당신의 주름을 닮았다면서 서서히 녀석과의 즐거운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결국 ‘주루미’를 데리고 동네 산책을 나가기 시작, ‘주루미’를 만난지 6개월 만에 허리도 많이 펴졌고 식욕와 소화 능력도 향상되었다. 더 이상 ‘죽음을 마중’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박종국 씨는 최근 샤페이 한 마리를 더 데려왔다. 때로는 녀석도 외로워 보였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도 반기셨다.

 

애완견 코타로의 3년 마사지, 끝내 휠체어에서 일어서다

일본에서 있던 실화다. 사토는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앓은 뒤 피나는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한쪽 다리의 감각을 잃게 되었다. 병원에서는 이미 포기를 선언했고 부모는 ‘용하다’는 민간요법이란 요법은 몽땅 찾아 다니며 노력했지만 모든 결과는 허사였다. 세월은 또 흘러 모두의 마음이 체념 상태가 되어갈 무렵, 부모는 ‘시바견’(일본 토종견) 강아지 한 마리를 분양 받았다. 위축된 채 살아가는 사토에게 작은 위로라도 될까 하는 바람에서였다.

이름은 ‘코타로’. 사토와 코타로는 금새 친해졌다. 절뚝거리며 걷는 게 힘들어 때때로 휠체어에 의지하며 지내던 사토는 코타로와의 산책을 즐기면서 운동량이 서서히 늘기 시작했는데, 코타로는 사토가 앉아있을 때면 늘 왼쪽 다리를 핥아주곤 했다. 감각이 없는 사토는 그런 코타로를 그냥 내버려두곤 했다. 그렇게 3년이 흐른 어느날, 가족과 함께 마당에서 쉬고 있던 사토가 큰 소리로 웃으며 외쳤다. ‘어이 코타로! 이제 그만 핥아라! 간지럽단 말야!’ 그때 코타로는 사토의 왼쪽 다리를 핥고 있었다. 사토는 다시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고 마비 상태를 점차 개선시키는데 성공했다. 완전한 정상인으로 돌아오는데는 실패했으나 더 이상 목발이나 휠체어 신세를 지지는 않았다.

삼성에버랜드에서는 치료 도우미센터를 운영한다. 센터에서 교육받은 도우미견들은 장애인복지관등의 자폐어린이 등을 대상으로 하는 테라피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서울 광진구의 한 사회복지관에서는 자폐 아동을 대상으로 놀이 치료를 진행했는데, 아이들이 개를 쓰다듬고, 인사를 하고, 함께 산책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은 평소 고립적이고 위축된 태도에서 다소 벗어나 친구들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음은 물론 그룹에서 리더가 되려는 의지를 보이는 등 매우 효과적은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되었다.

 

구체적 치료 프로그램 ‘동물매개치료’

미국의 비영리 교육 기관인 ‘PAWSitive Interaction’(사람과 동물 연대)의 발표에 의하면 반려동물이 인간의 심신에 미치는 긍정적 치유 효과는 매우 다양하고 구체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개를 키우는 노인들은 키우지 않는 노인들에 비해 병원 방문 빈도가 21% 낮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의 혈압과 스트레스가 낮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관절질환, 꽃가루알레르기, 불면증, 우울증 등의 문제를 덜 겪는다.
-반려동물은 함께 사는 사람의 고독감과 격리감을 해소시켜준다.
-설문에 응답한 사람들의 70%가 반려동물과 함께 산 뒤로 가족의 생활 만족도가 더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후천성면역결핍증 환자들은 우울증 및 스트레스를 덜 받고 인지능력도 현저하게 향상되었다. 또한 ‘마티 벡커’ 박사의 ‘반려동물의 치유능력’을 보면 다음과 같은 더욱 놀라운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심근경색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환자들의 심장 발작 후 1년 생존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8배가 높다.
-반려동물과의 접촉 자체가 큰 치료 효과를 갖고 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개를 쓰다듬은 뒤 사람과 개 모두에게서 신체에 유익한 호르몬이 다량 분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은 어린이 알레르기 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유아기부터 두 마리 이상의 고양이나 개와 함께 생활한 어인들이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대한 저항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매개치료는 개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간과 교감하는 돌고래, 말 등도 사람의 질병을 치료해주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대표적으로 승마 치료를 들 수 있다. 삼성전자승마단에서는 삼성서울병원(강남) 재활의학과와 연계, ‘뇌성마비 아동만’을 대상으로 하는 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구체적으로 아동 자신의 힘으로 앉아있기가 가능하며 스스로 목을 가눌 수 있는 체중 30kg ‘미만’의 뇌성마비 아동에 한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대근육 운동능력과 균형감각을 높여주며 뇌성마비 장애인에게 자신감을 심어줌으로써 향후 치료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만 하다고 한다. 구체적인 기대효과로는, 정신적 효과로 동기부여, 판단력 향상, 독립심 고취, 자신감 향상, 성취감, 집중력 향상 등을 들 수 있다. 신체적 기대 효과로는 관절 움직임 향상, 균형감각 향상, 협응력 향상, 근력 강화, 지구력 강화, 근육 긴장도 정상화 등이다. 사회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의사소통 능력, 사회적응 능력, 삶의 질 향상을 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KRA승마훈련원에서 2011년 송동호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에게 의뢰한 재활 승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승마 강습 후 발달 장애 아동들의 우울 및 불안 등의 부정적 정서에서 뚜렷한 호전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재활승마가 효과적이라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관련 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개설되고 있다. KRA승마훈련원에서는 재활승마 자격증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18세 이상의 성인, 1년간 정기적인 승마, 구보 이상 능력 보유, 응급처치 교육 등을 거쳐 30시간 이상의 자원봉사와 25시간 이상의 재활승마 실습을 통해 자격증이 주어진다. 올해부터는 말산업육성법에 의거, 재활승마 지도자 자격증 과정도 개설된다.

재활승마 프로그램을 떠나서라도 승마가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바른 자세로 승마를 하면 허리가 튼튼해지고 자세가 곧아지며 군살이 빠진다. 이것을 조금 더 과학적으로 응용, 사람이 말을 조정하는 게 아니라 말에 사람의 몸을 맞기는 수동적 승마 요법을 이용하면 일정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승마요법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전문가의 코치가 필수다.

돌핀 테라피도 애니멀 테라피의 중요한 분야로 주목 받는 분야다. 돌고래에서 나오는 초음파를 이용해서 임산부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태아에게는 긍정적 정서를 준다거나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이 전문가와 함께 전용 시설에 잠수, 돌고래와 함께 노는 과정에서 치유 호르몬 분비를 유도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돌핀 테라피는 돌고래쇼, 가벼운 접촉 등을 통한 정서적 치유 이상의 과학적 프로그램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접할 수 없다. 재활승마 분야는 돌핀 테라피에 비해 많은 발전을 하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 애니멀 테라피가 새로운 전문 분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대학에 관련 학과가 개설되고 아카데미가 문을 열고 있는 것이 그 반증이라 할 수 있다.
애니멀 테라피의 사례를 보면 사람과 동물은 결코 종속 관계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반려 관계로 살아갈 때 서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당신은 고독을 참거나 즐기고 있는가? 일단 강아지 두 마리, 또는 고양이 두 마리를 집안에 들여놓길 권한다. 결국 위로 받고 만족하는 것은 인간, 당신이다.

 

 *동물매개치료 정보 및 자격증 관련 기관
-호서대학교 동물사회복지과 : shoseo.ac.kr 서울 강서구 등촌동 소재
-한국동물매개치료복지협회 : www.kaatwa.org 경기 평택시 소재
-한국동물매개치료연맹 : www.kfaat.org 서울 등촌동 소재
-창파동물매개치료연구센터 : www.cpanimal.com 경북 영천 소재


※ 사진 = i22.com / 이영근
※ 참조 = 삼성전자승마단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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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자유기고가)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2.02.10기사입력 201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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