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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낮 12시 풍경은 이렇다. 삼삼오오 짝지어 나온 팀원들이 회사 앞에 서서 깊은 고뇌의 표정을 짓다 한 마디씩 던진다. ‘뭐 먹지?’, ‘글쎄요’, ‘아무거나’… 대략 무책임한 발언들이다. 박대리가 ‘굴국밥!’을 제안하면 대략 100% 동의한다. 팀장이 딴 소리만 하지 않으면 그날 점심은 ‘굴국밥’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굴국밥’이 동의를 얻은 이유는 그것이 계절에 맞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계절마다 어쩐지 정이 가는 음식은 따로 있다. 그런 메뉴 예닐곱 가지 알고 있어도 일주일 점심 시간이 명쾌해질 수 있다.

 

샤브샤브
백만가지 재료를 넣어도 괜찮은 독특한 음식

양이 듬뿍 들어간 중국식 전골이다. 칭기스칸 때 개발된 이후 수천년 동안 조리 형태가 변하지 않은 기적의 메뉴이기도 하다. 달라진 게 있다면 육수에 들어가는 재료가 엄청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면도날 수준으로 얇게 썬 소고기는 기본이고 해산물, 버섯, 키조개, 전복, 닭고기 등을 주재료로 하는 메뉴도 등장했다. 토핑 재료도 다채로웠다. 치즈나 고구마, 새우만두, 소시지 등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샤브샤브의 특징은 끓는 육수에 조리 이전의 생물 재료를 잠깐 넣었다 빼서 먹는 ‘방법’에 있다 할 수 있다. 거의 순식간에 익혀 먹는 것이라 생물 본래의 맛과 향과 영양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 샤브샤브는 대게 프랜차이즈로 운영되는데 브랜드 별로 나름의 특징이 있어서 자기에게 맞는 음식점을 선택하면 된다.

‘채선당’은 신선한 야채를 강조하는 곳으로 점심 메뉴로는 소고기, 만두 등이 제공되는 웰빙 샤브가 인기다. ‘정성본샤브수끼’는 이름 그대로 타이식 샤브샤브집이다. 등심과, 해물, 칼국수 샤브샤브의 인기가 좋다. ‘샤오훼이앙’은 정통 칭기스칸식 샤브샤브를 제공하는데, 한 사람에 하나의 전골 냄비를 제공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굴밥&굴국밥
겨울 제철 영양메뉴의 대표선수

겨울 영양식으로 굴만한 것도 없다. 힘깨나 쓰는 사람들이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아연이 달걀의 30배다. 겨울철 내내 꾸준하게 굴을 섭취한 남자가 때이른 봄바람에 앓게 되는 게 굴의 다량 섭취와 무관하지 않다. 타우린과 항아미노산도 굴의 영양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성분이다. 굴국밥 한 그릇에 어젯밤 숙취가 자취도 없이 사라지는 이유가 그것이다. 핵산도 많이 들어있어서 두뇌활동에도 큰 도움을 준다. 요즘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차가운 생굴의 집중 복용이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굴의 영양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주는 굴이 당뇨가 있는 사람들의 컨디션 조절에 도움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뚝딱 먹고 싶다면 굴국밥이 좋고, 비교적 깔끔하고 천천히 음미하고 싶다면 굴밥이 좋다.

방이동 ‘통영굴밥’(송파구 송파1동 135-5 / 02-2203-5566)에 가면 굴정식, 굴밥, 굴낙지밥, 굴해장국 등 굴이 들어간 모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광장시장 ‘남해굴국밥’(종로구 종로5가 87-1 / 02-763-8449)에 가면 굴국밥, 굴떡국, 굴순두부, 매생이국 등을 맛볼 수 있다. 남해굴국밥은 압구정역 4번 출구 근처(강남구 신사동 569-30 / 02-548-6917)에도 있다. 굴국밥 이야기를 하면서 명동의 ‘김명자굴국밥’(중구 명동1가 10-1 / 02-775-6714)을 빼놓을 수 없다. 굴요리 전문점들은 대부분 프랜차이즈인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 주변의 굴국밥, 굴밥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매생이 칼국수
제철 매생이가 짝짝 달라붙는 겨울철 최고의 점심 메뉴

매생이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겨울철이 제철이며 타우린 등 영양이 풍부하고 스스로의 소화력은 물론 자주 먹어줄 경우 장 청소에도 도움되며 무엇보다 향긋한 바다냄새와 독특한 맛이 특징이다. 주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갯벌에서 서식하는 매생이는 바다가 주는 영양소 대부분을 갖고 있어서 차가운 뱃속을 달래주고 추위에 지친 몸을 보양해주는데 그만이다. 시장에 가면 매장에 진열하기 무섭게 팔려나가는 것을 보면 가정에서도 즐겨 먹는 것이 분명하다. 매생이가 들어가는 음식의 조리법도 간단해서 우리가 끓여먹는 모든 국이나 찌개를 조리할 때 한번 끓은 국물에 매생이를 넣고 다시 한번 끓여주면 끝이다. 특히 인기있는 메뉴로는 매생이 칼국수, 매생이 만둣국, 매생이 수제비 등이 있다.

매생이 메뉴로 유명한 음식점으로는 삼청동에 있는 ‘삼청칼국수’(종로구 삼청동 62-13 / 02-2277-5675)의 전복칼국수, 매생이와 굴을 듬뿍 넣어주는 안국동 ‘참맛칼국수’(종로구 재동 84-10 / 02-744-5438), 홍대앞 중국집 ‘후’(마포구 서교동 402-18 / 02-325-0943)의 매생이짬뽕, 서초동 예술의 전당 건너편에 있는 ‘앵콜칼국수’(서초구 서초동 1451-144 / 02-525-8418)의 매생이칼국수와 매생이수제비, 갈비탕과 매생이를 만나게 해준 동대문 ‘장수한우정육식당’(종로구 종로5,6가동 244-14 / 02-743-9252) 등이 있다.

매생이 메뉴를 먹을 때는 조심해야 할 점도 있다. 매생이 때문에 김이 밖으로 나오지 않아 뜨거운 국물을 감지 못하고 흡입하다 입천장을 데일 수도 있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가며 먹어줘야 한다.

 

즉석 김치볶음밥
뜨겁고 매콤하고 가벼운 점심 먹거리

김치볶음밥은 점심 식사조차 부담스러운 소식주의자들에게 권할 만한 메뉴다. 쌀밥과 김치와 야채 중심의 기본 양념만 들어가기 때문에 식사할 때는 포만감을 느낄 수 있지만 금새 배가 꺼지는 음식이라 그렇다. 고열량을 원한다면 고기를 듬뿍 넣어 볶아주는 집을 선택하면 된다. 김치볶음밥을 제대로 먹으려면 역시 테이블에서 볶아내거나 주방에서 방금 볶아져 나온 것을 먹어야 한다. 테이블의 경우 눈 앞에서 볶는 재미와 맛이 묘미이고 주방의 경우 센 불에서 순식간에 볶아 영양소 파괴가 덜 된다는 장점이 있다. 김치볶음밥은 누구나 손쉽게 해 먹을 수 있는 메뉴지만 막상 집에서 조리하려면 준비할 것도 많고 뒷처리도 만만치 않아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즐기게 된다.

김치볶음밥으로 소문난 맛집들로는 쇠솥에 볶아나오는 홍대앞 ‘국시집’(마포구 서교동 358-38 / 02-336-5235), 푸짐하고 영양가 많은 서소문 ‘진주식당’(중구 서소문동 120-35 / 02-753-5388), 달걀프라이와 캐첩 라인의 포스가 대단한 홍대앞 ‘커피향창고’(마포구 창천동 436-8 / 02-325-5326), 역삼동에 있는 대창집 ‘별양집’(강남구 역삼1동 699-3 / 02-501-2937)의 가마솥뚜껑에 나오는 김치볶음밥, 달걀프라이와 조미김으로 뒤덮인 혜화역 ‘돌쇠아저씨네’(종로구 명륜4가 23 / 02-765-7399) 등이 있다.

 

순댓국밥
나홀로 점심족, 더 이상 외롭지 말아라

순댓국밥은 특히 나홀로 점심족들이 선호하는 메뉴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은 혼자 들어가면 민망하거니 미안하기 일쑤지만 순댓국이나 국수집은 그 미안함이 덜한 게 사실이다. 어쨌든 순댓국밥은 그 자체로 대단한 영양식이다. 소나 돼지의 창자를 깨끗이 씻어내고 그 안에 여러가지 재료를 넣어 삶거나 찐 뒤, 그것을 다시 양념이 듬뿍 든 뚝배기 육수에 팔팔 끓여 내니, 영양 높아 몸에 좋고, 뜨거워서 추위도 달아나고, 양도 푸짐해서 든든하다. 더 이상의 포만감이 없다. 맛있는 순댓국집은 일단 순대가 정갈하고 신선하다. 그것은 색깔을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순대와 순대소에서 짙은 보라색 빛이 나고 윤기가 흐르면 품질 좋은 순댓국이다. 육수에 들어있는 각종 고기들도 부드럽게 씹히는 게 좋다.

가락동 ‘함경도 찹쌀순대’(송파구 가락동 79-7 / 02-403-8822)는 육수가 진하고 순대와 고기의 양이 많은데다 맛도 좋아서 24시간 손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방배동 ‘큰집가마솥순대국’(서초구 방배동 872-9 / 02-596-8349)은 함경도식 순댓국으로 무쇠 가마솥에 끓여내는 진한 육수로 유명하다. 성균관대학교 옆에 가면 100년 된 순댓국밥집이 있다. ‘명신 순대국밥, 소머리국밥’(종로구 명륜3가 118-2 / 02-742-5662)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대를 이어가며 100년 동안 문을 열고 있는데 4000원 짜리 순댓국으로 더 유명하다. 홍대앞 ‘백암왕순대’(마포구 서교동 408-26 / 02-338-5737)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유명 맛집이다.

 

전골요리
보글보글 소리만 들어도 온몸이 녹아 내린다

전골요리는 겨울철 최고의 단골 메뉴다. 전골은 넓고 납작한 냄비에 육수와 양념을 넣고 끓이다 주재료를 넣어 한번 더 끓여내 먹는 음식인데, 가족, 직장 팀원들끼리 훈훈한 마음도 나눌 수 있는 가족형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전골요리 대표 3형제가 있다. 김치전골, 만두전골, 두부전골 등이 그것들이다. 버섯은 어떤 전골이든 꼭 들어가는 단골 재료다. 주재료 몇 가지를 동시에 넣어 먹는 김치두부전골, 버섯두부전골 등도 인기다.

삼청동 ‘다락정’(종로구 삼청동 127-3 / 02-725-1697)은 북한식 만두전골 전문점으로 김치만두전골과 된장이 들어간 토장만두전골을 대표 메뉴로 하고 있다. 부암동에 본점이 있는 자하손만두(종로구 부암동 245-2 / 02-379-2648) 신세계백화점 본점 매장(중구 충무로1가 52-5 신세계백화점 신관 10층 / 02-310-5024)에 가면 심심하기 짝이 없는 만두전골과 김치만두전골을 맛볼 수 있다. 염분을 거의 느낄 수 없는 담백한 음식이다. 버섯이 잔뜩 들어간 것도 이 집의 특징. 두부전골은 삼청동 ‘온마을’(종로구 삼청동 123 / 02-738-4231), 능이버섯과 두부를 절묘하게 조합한 잠원동 ‘능이콩배기’(서초구 잠원동 42-7 / 02-518-6773) 등이 맛있기로 소문났다.

 

김치찌개
겨울철에 빼놓을 수 없는 엄마표 식탁

겨울이면 특히 정통 김치찌개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른다. 정통 김치찌개란 신김치, 돼지비계, 큼직하게 썬 파를 기본으로 하는 조리 방식을 말한다. 맛있는 김치찌개의 관건은 육수와 돼지비계. 육수는 맑고 돼지비계는 잡내가 없어야 손님들이 좋아한다. 반찬도 중요하다. 김치찌개의 매운 맛을 달래주기 위해 주로 계란말이나 계란찜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각별한 애정을 받고 있는 김치찌개집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손님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는 점. 주인들이 무뚝뚝한 편이고 점심 시간이면 정신없이 바쁘다 보니 부르거나 벨을 눌러도 바로바로 달려오지 않기 때문이다.

‘광화문집’(종로구 당주동 43 / 02-739-7737)은 국물이 해맑고 돼지비계가 제대로 들어가 있는 게 필살기다. 거기에 계란말이 하나 더 시켜 함께 먹으면 배가 터질 정도로 과식하게 된다. 제육볶음도 인기다. 신사동 ‘이재분옛날김치찌개’(강남구 신사동 543-3 / 02-544-7970)은 칼칼한 육수가 특징.  마포 ‘굴다리식당’(마포구 도화동 25-6 / 02-712-0066)도 가 볼 만한 집이다. 이 집은 김치찌개를 식탁에서 끓이지 않고 주방에서 끓여 커다란 양푼에 담아 준다는 점이다. 계속 끓이며 먹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맛을 유지하며 먹는 장점이 있다. 역시 계란말이와 제육볶음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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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여행작가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2.02.10기사입력 201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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