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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6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거장들은 이상적인 인물 모습을 볼륨감 있게 화폭에 담았다. 그러나 같은 시대 북유럽에서는 사실 그대로를 묘사하는 화풍이 유행했다. 실내외에서 빛의 섬세함과 질감을 관찰하는 데 치중했다는 이야기다. 오늘날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아우르는 이른바 `플랑드르 미술`은 사실주의에 뿌리를 둔다.

15세기 화가 얀 반 에이크 작품 `아르놀피니 부부 초상`은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처럼 사실주의와 자연주의에 강한 전통을 갖고 있는 네덜란드 그림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국내에서 열린다. 서울 신림동 서울대미술관은 10일부터 `네덜란드의 마술적 사실주의-전통에서 현대까지`를 연다.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네덜란드 근현대 사실주의 회화와 조각 71점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기회다. 서울대미술관 측은 9일 "지난해 한국과 네덜란드가 수교 50주년을 맞아 기획전을 준비했다"며 "전시 작품들은 모두 오랜 컬렉션 역사가 있는 네덜란드 ING은행에서 빌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미술관은 네덜란드 건축가 렘쿨하스가 설계한 공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1920년 전후부터 최근 작까지 80년을 아우른다. 미술사학자들은 이 시기 네덜란드 사실주의 작가들 화풍에 `마술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오진이 서울대미술관 선임 학예사는 "1920~30년대는 독일 신즉물주의와 초현실주의가 위세를 떨친 시기"라며 "네덜란드에서는 사실에 기반한 좀 더 몽환적인 화풍이 유행했다"고 설명했다. 전후 다다이즘에서 시작된 유럽 초현실주의가 현실 공간에 무의식의 흐름과 불가능한 것들을 결합했다면 마술적 사실주의는 사실적인 공간에 연극적이고 몽환적인 요소가 더해졌다.

전시장에 나온 작품들은 마술적 사실주의 첫 세대 작가로 분류되는 캐럴 윌링크와 임 슈마이허, 딕 켓부터 최근 네덜란드 구상회화를 대표하는 필립 애커만 자화상들이 포함됐다. 국내에 이름이 알려진 작가들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 작품을 통해 수백 년 전통을 갖고 있는 네덜란드 사실주의 궤적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오진이 학예사는 "전쟁과 불황으로 불안했던 1920년 전후와 마찬가지로 현대인들 역시 불안과 소외를 겪고 있다"며 "인물의 불안한 내면을 좇는 마술적 사실주의가 오늘날까지 강한 전통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크게 인물 초상과 정물, 풍경 부문으로 나뉜다. 자화상을 그리든 풍경이나 정물을 그리든, 작가는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이전 화가들에게 영향을 받고 있다. 현대 작가들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가늠해 보는 것이 관람포인트다. 네덜란드는 왜 유독 사실주의 풍토가 강할까.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상업 국가인 네덜란드는 예부터 실사구시 측면이 강했다"며 "화가들도 풍경과 인물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렸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4월 12일까지. (02)880-9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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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휘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2.02.17기사입력 201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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