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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공기업에서 명예퇴직한 이한성 씨(가명ㆍ55)는 근면하기로 소문난 사람이다. 넉넉지 못한 어린시절을 보낸 탓에 열심히 일해 가문을 일으켜야 한다는 의무감은 평생 그를 따라다닐 수밖에 없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재테크에 관심을 기울인 건 필연적이었다. 뻔한 월급을 쪼개 틈틈이 주식투자를 했다. 경기변화에 따른 주도주를 골라 돈을 묻는 것은 그의 투자비법이었다.

부동산ㆍ주식ㆍ채권ㆍ펀드 등 그의 책상을 뒤덮은 재테크 서적은 열정을 짐작하게 했다. 하늘은 부지런한 그를 외면하지 않았다. 몇 번 이사를 겪은 끝에 2008년 신흥 부촌으로 떠오른 서울 반포동 아파트 단지에 입성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퇴직 이후 어떻게 삶을 꾸려가야 할지 막막했던 그는 또 한 번 큰 결심을 했다. 반포 아파트를 팔기로 결심한 것이다. "간신히 강남 요지에 입성했는데 얼마 살아보지도 못하고 다시 팔아야 한다니요. 하지만 비싼 아파트 깔고 지내면 돈이 어디서 나옵니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주식투자로 적지 않은 재산을 불린 그의 투자원칙은 `주식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였다. 똑같은 원칙이 주택에도 적용됐다. "아파트 가격이 더 이상 오를 것 같지 않았거든요. 투자가치로서 매력은 상실했다고 판단했어요." 아파트를 13억원에 매도한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송파구 삼전동 소재 대지 248㎡ 규모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 상가주택. 지하철 2호선 신천역 부근에 자리잡아 교통의 요지였다. 가족들이 거주할 수 있으면서 고정적인 임대수익까지 나오는 조건이었다.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될 예정인 데다 롯데수퍼타워(제2롯데월드)가 인근에 들어서 투자처로서도 적당하다고 생각했죠."

마침 미국에 있는 자녀 곁으로 이민을 떠나는 노부부가 내놓은 매물이 이씨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27억원을 부르는 노부부를 설득해 가격을 1억원 깎았다. 아파트 매각대금과 퇴직금을 포함해 모아뒀던 현금을 합치니 17억원이 통장에 찍혔다. 상가 보증금 2억원을 받고 은행에서 7억원 대출을 받아 나머지 잔금을 치렀다. 매월 650만원 월세가 들어왔다. 은행 이자를 내면 350만원가량이 남았다.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여기서 이씨 수완이 한 번 더 발휘된다. 인근 상가빌딩 임대시세를 조사하니 자신의 빌딩 임대료가 주변시세의 70%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씨는 곧바로 임대료 올려받기 작전에 돌입했다. 임차인과 업종 변경을 통해서였다. 1층에 자리잡은 분식점 대신 월세가 비싼 커피전문점을 유치하기로 했다. 1층 임차인에게 "적어도 주변시세 수준으로는 월세를 인상해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곧바로 "어차피 장사도 잘 안 되니 나가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씨는 유명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담당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1층 좋은 자리에 들어오면 5년 장기 임대조건을 제시하겠다"고 설득했다. 직전 임차인인 분식점 사장과 권리금 문제도 함께 협상했다.

사무실로 쓰이던 2ㆍ3층에는 병원을 유치하기로 했다. 인근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입주하면서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2ㆍ3층 임차인에게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대로 임대료를 50만원씩 인상하겠다고 제시했다. 계약 갱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임차인에게 이사비용 명목으로 500만원씩을 지급했다. 멀쩡하게 월세 잘 내는 임차인을 왜 내보내냐는 주위 만류가 적지 않았지만 이씨는 월세를 올려받을 자신이 있었다. 빌딩 구조와 임대료 등 세부사항이 담긴 자료를 직접 만들어 인근 부동산 30곳을 찾아다니며 전달했다. 두 달 만에 한의원과 치과를 입점시키는 데 성공했다.

월 650만원 받던 상가주택 임대료가 월 83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제는 이자를 빼도 월 500만원 넘는 수익이 나온다. 상가주택이 허름했던 과거 이미지를 일신하고 1층에 커피전문점이 자리잡은 세련된 클리닉빌딩으로 리모델링됐다. 그 덕에 시세 차익을 덤으로 얻었다. 임차인을 유치하며 친해진 주변 몇곳의 부동산에서 "건물이 새로 단장된 덕에 당장 시장에 내놔도 최소 30억원은 받을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들었다. 매입가격 대비 4억원가량 시세차익을 봤다는 뜻이다.

이씨는 "다달이 나오는 월세에 만족했다면 건물 노후로 인해 시세는 오히려 하락했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임대관리에 나선 탓에 월세도 올려받고 건물 가치도 높일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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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2.02.17기사입력 201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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