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부동산
전체 주제 보기
더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프린트      목록


국내 중견기업에 다니는 40대 초반의 박 모 차장.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그에게 얼마 전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주변 아파트시세보다 10%정도 저렴한 급매물이 나왔으니, 이번 기회에 내 집 마련에 나서라는 것.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단지 내 상가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취득세 감면혜택도 동시에 받을 수 있다며, 결정을 서두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부동산 시장이 대세 하락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박 차장의 입장은 매우 난처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이 내 집 마련 절호의 기회’라는 현장 실무진 의견과 달리 신문·방송 등 각종 매체에서는 ‘당분간 하락’이라는 부동산전문가들의 진단을 연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아파트를 구입했다가 가격이 더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혹 망설이는 사이에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찍고 올라가지 않을까. 만약 급매물이나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면 주의할 점은 뭘까” 박 차장의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 차례 바뀐다.

과연 국내 부동산 시장은 어디로 갈까. 금융위기 이전 아파트 가격 급등세를 주도했던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그동안 나타난 부동산 가격의 하락폭과 그 원인,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알아본다. 버블세븐은 2000년대 중반 아파트값이 급등한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와 목동(양천구), 분당(성남시), 평촌(안양시), 용인시 등 7개 지역을 말한다.
 


아파트 가격 얼마나 떨어졌나

국내부동산의 대표주자 격인 아파트가격은 지난 몇 년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008년 직전 최고점을 찍은 수도권 지역 아파트매매지수는 현재까지 중소형의 경우 약 7%, 대형은 무려 17%나 하락한 상태이다.

‘버블세븐’ 지역 가격하락은 더욱 심하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광풍이 급격히 식기 시작하면서 가격거품도 함께 걷혔기 때문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기도 분당의 경우 최고점을 찍었던 2007년 이후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률은 25%로, 버블세븐지역 중 1위를 차지했다.

실제 2007년 3월 기준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2076만원이었으나 지난 9월 중순 현재 1559만원으로 떨어졌다. 다음은 용인과 평촌으로 하락률은 각각 21%, 19%에 달한다.

같은 기간, 자산 디플레이션 현상으로 고전하기는 서울지역도 마찬가지. 일부 호재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조정 양상을 보였다. 특히 그동안 상승세를 주도했던 양천구 아파트 매매가는 고점 대비 20%나(하락률 1위) 떨어졌고, 잘나가던 강남3구 역시 일제히 하락세를 유지했다.

실제 강남구와 송파구의 경우 각각 16%씩 떨어지면서 거래량 감소를 부추겼다. 강남구의 경우 3.3㎡당 직전 최고 매매가는 2007년 2월 기준 3554만원. 그러나 지난 9월 중순 현재 2987만원으로, 송파구 역시 2600만원에서 2176만원으로 떨어졌다. 다만 서초구의 경우 하락률이 5.7%에 머물렀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 반포 자이와 레미안 퍼스티지 등 재건축 아파트의 후 분양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가격 방어력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락 원인은 뭔가

지난 반세기 동안 ‘불패신화’를 자랑하던 국내 부동산 가격이 이처럼 급락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크게 3가지 요인을 꼽고 있다. 즉 미국발 금융위기 등 대외적인 변수와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보금자리주택 공급, 장기간 경기불황에 따른 심리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학 교수는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사태에서 시작된 국제금융위기는 전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었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기 및 부동산 시장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그 이후 정부의 지속적인 경기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침체를 이어가던 부동산 시장은 2011년 불거진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의 재정위기로 더 큰 수렁에 빠져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 들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정책으로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을 무한정 미뤘고, 그로 인해 주택매매시장이 급속히 위축됐다는 것이 최 교수의 지적이다. 보금자리주택정책은 도심지와 가까운 그린벨트를 활용, 주변시세보다 10~20% 저렴한 주택을 2018년까지 150만호를 공급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다 보니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서기보다는 전세에 머물러 살면서 임대수요가 증가해 전세대란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부작용이 일어난다는 것.

한편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요 몇 년 새 주택가격 하락은 세계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더 이상 주택가격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집을 사서 대출이자로 허덕이기보다는 임대로 살면서 생활의 여유를 찾으려는 20~30대들의 의식변화도 매매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와 맞물려 거품이 가득 낀 아파트 가격과 유효수요의 감소, 과도한 가계부채 등으로 아파트 시장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의견도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 수도권지역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2억5000만원에 불가해 보유재산을 활용한 아파트 매입이 극이 어려운 상태다.
 


부동산 시장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향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조차 서로 의견이 달라 매우 혼란스럽다. 향후 부동산 시장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과 현재가격이 바닥이기 때문에 조만간 반등 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또한 얼마 전 한시적으로 취득세와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9.10 경기부양대책’을 발표하는 등 침체된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이다. 이번 경기부양대책의 주요 내용은 올해 안에 미분양 아파트를 사면 향후 5년간 양도소득세를 면제하고, 모든 주택에 대해선 취득세를 50% 인하해 주겠다는 것. 거래활성화를 통해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살려보려는 고육책이다. 그러나 거래량이 더욱 줄어드는 등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다만 그동안 아파트 매매가 낙폭이 커 기술적 반등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 다수의 견해다. 김일수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당분간 가격 변동이 없겠지만 주택시장은 바닥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 고점대비 30%p나 떨어져 기술적 반등요인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의 상승과 저금리기조 유지,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활성화 대책 등으로 추가하락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글로벌 경제 위기에 따른 추가적인 하락이 없다면 내년 하반기 경제 여건이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고, 부동산시장도 실수요자 거래 증가에 따라 회복세로 반전될 수 있다는 의견도 상당한 힘을 받고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부동산 시장 바닥 논쟁에 대해 “부동산 시장의 본격적인 상승은 성장률 등 전반적인 경제 여건이 호전돼야 가능하다. 다행히 KDI가 발표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3.6% 수준으로 올해보다 부동산 시장도 다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단기적 상승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따른 수요자들의 심리적 위축도 풀리지 않아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양용화 외환은행 부동산팀장은 “부동산 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택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상황이 필요하다. 즉 가처분 소득 상승과 주택가격 하락이 맞물려 매수자들이 과도한 부채를 수반하지 않고도 집을 살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 그러나 이는 관련 당국의 정책만으로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주택가격의 거품 해소가 문제해결의 본질적인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한 9.10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시기가 너무 제한적이고, 연말 대선을 앞두고 더 강력한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고 양 팀장은 설명한다.

한편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향후 주택가격 전망에 대해 “주택시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급불일치, 전세가 상승 등으로 하반기부터는 중소형 위주로 조금씩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반적으로 가처분소득의 감소, 무주택자의 향후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내 집 마련보다는 전세수요가 더욱 강해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구구조의 변화와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풍선효과로 오피스텔 등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주는 수익형 부동산은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다고 이팀장은 설명한다.


 


정부는 최근 취득세와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9.10 경기부양대책"을 발표하는 등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가계부채 1000조 시대 극복하려면…

인위적 억제보다 선순환’ 유지 서둘 때


 


국내 가계부채는 한국은행 가계신용 기준으로 2012년 6월 말 현재 920조원을 상회하면서 가계 가처분소득대비 가계신용 비율도 주요국 중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한편 비 은행권대출, 생계형대출, 신용대출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등 가계부채의 질도 점점 취약해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가계부채는 원금상환이 유예되고 있는 데다 주택가격이 비교적 안정되고, 은행 건전성이 유지되고, 상대적으로 빠른 경제회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 우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경제성장률 둔화, 실질금리 상승, 주택시장 불안 등 경제 여건 악화 가능성으로 인해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가계부채는 주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구조다. 2010년 3분기 현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약 65%를 차지하고 있다. 그 밖에 집단대출과 주택 구입 시 이용한 신용대출 등까지 고려하면 가계부채 대부분이 주택과 연관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수도권의 주택가격 하락세가 심상찮다. 수도권 주택시장의 수요·공급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전망 또한 밝지 않다.

이에 정부는 최근 취득세 등 세금부담을 완화하고, 40대 미만 가계에 대해 DTI규제를 완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국지적이며, 일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자칫 수도권 주택시장은 주택가격 하락 악순환 현상이 지속되면서 장기 침체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던 전통적 주택시장 매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 점이 이를 잘 방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경제가 건강할 때는 괜찮아 보이지만 만일 감내 능력을 잃어버릴 경우 가계경제의 위기뿐만 아니라 주택시장 붕괴로 이어지면서 국가경제의 위기로도 나타날 수 있다.

부채 무리한 회수, 금융기관 부실 불러

주택가격 하락이 심화될 경우 ‘역자산효과(reverse wealth effect)’로 소비가 위축되며,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주택 건설업 경기부진을 심화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경쟁적으로 가계대출에 주력한 금융기관이 동시에 어려움에 빠지면서 신용공급을 더욱 위축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도권 주택시장이 경착륙될 경우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복합불황 발전 가능성도 우려된다.

따라서 주택시장 침체와 가계부채발 위기가 본격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계부채 대책을 세워서 가계 입장에서 높아진 부채를 지탱할 수 있어야 한다.

인위적 가계대출 억제에 따른 건전 금융소비자의 ‘제 2금융권 몰이’를 자제하고, 가급적 이들을 은행이 흡수하게끔 유도하여 금융의 선순환 구조를 유지하여야 한다. 또한 역모기지제도 활성화를 통한 실물자산의 금융자산화, 전세제도 개선을 통한 전세자금의 금융저축화 등으로 실물자산에 묶여있는 자금을 유동화하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

한편 금융기관도 무리한 가계부채 회수를 할 경우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 의해 결국 금융기관 전체 부실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국내 가계의 원리금 부담 축소를 위하여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을 미국 상업은행의 프라임모기지론 형식으로 20~30년 장기화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금리변동 위험에 대한 부담을 금융기관이나 차입자에게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가계차원의 노력도 절실하다. 먼저 자신의 변제능력을 웃도는 부동산을 과감히 처분하여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여 악성 부채상환에 사용하고, 건전 소비생활을 지향해야 한다.

소비생활은 습관과 같아서 단숨에 고치기 힘들지만 무의식적으로 즐겼던 소비생활도 점검하여 불필요한 지출은 가능한 한 줄이고 건전한 소비생활이 몸에 배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동식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2.09.28기사입력 2012.09.2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프린트      목록

최신 컨텐츠
라이프
1863년 12세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 고종(1852~1919..
여행
유럽의 주요 도시들은 11월 중순부터 형형색색의 조..
푸드
사람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동의보..
푸드
옆구리 시린 추운 계절이 돌아왔다. 누군가는 썸을 타며..
라이프
한나라 무제는 주부언을 파격적으로 등용했다. 주부언은..
이슈
프리미엄고속버스가 운행을 시작했다. 항공기의 비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