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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세계 최대의 카메라 소비국이다. 인구 대비로 치면 이렇게 훌륭한 시장도 없다. 사진에 조금 관심이 있다싶은 사람이라면 보통 서 너 대의 카메라를 보유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고는 있는지….

사실이 그렇다. 그냥 스마트폰에 착장되어 있는 폰카로 촬영해도 손색없는 앵글과 감도의 사진을 확보할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사진이 얼마나 좋은 줄 아는 사람은 안다. 사진가 김중만은 아이폰으로 촬영한 작품으로 전시회도 열었다. 수백만원 짜리 DSLR를 보유하고 있는 이 모 씨는 아이폰 사용자이기도 하다. 그는 항상 같은 피사체를 DSLR로 한번, 아이폰으로 한번 촬영한다. 결과물을 보면 오히려 아이폰의 감도가 더 좋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고 투덜거린다. 갤럭시S3를 사용하는 또 다른 이 모 씨 역 비슷한 반응이다. 도대체 왜 DSLR로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화면으로 보는 사진의 상태와 데이터로서의 사진의 품질은 엄연히 다르다. 그저 SNS 활동 정도에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DSLR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는 게 사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그런데 사람들은 열심히 카메라 삼종세트를 갖추고야 만다. 폰카, 디지털카메라, DSLR이 그것들이다. 나름 이유도 있다. 디지털카메라는 기동성을 위해, DSLR은 작품성을 위한 것이라는 게 3종 세팅의 이유다. 어쨌든 DSLR을 구입했다면 자신이 촬영한 사진의 품질을 높임으로써 취미 생활의 질을 높이는 목표에 도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엇때문에 수백만원을 카메라에 투자한다는 말인가. 여행작가나 사진가를 꿈꾼다면 당연히 DSLR이 필요하다. 문제는 그 복잡한 기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래서 바디, 렌즈 두어 세트에 액세서리 몇 가지를 세팅하는데 1000만원 가까운 돈을 써놓고도 주로 자동모드로 촬영하거나 조작이 간단한 모드에서만 촬영하기가 일쑤다.

사실 좋은 사진가가 되려면 자동 모드가 아닌, 메뉴얼 모드를 기반으로 수만가지의 경우의 수를 직접 체험해가면서 최상의 사진을 뽑아내는 게 최고다. 그렇게 카메라를 정복한 사람이 훌륭한 사진작가가 되고, 강사가 되며, 돈벌이도 잘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그렇게 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카메라 회사에서 지원하는 아카데미에 나가 수업과 실습 기회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관련 서적을 사다 독학을 하기도 하지만 결과는 언제나 흐지부지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 출시된 애플리케이션 ‘DSLR 카메라촬영 무작정 따라하기(iOS4.3 이상 아이폰/아이패드/$9.99)’는 어차피 독학으로 마스터해야 하는 DSLR 카메라 입문자를 위한 꽤 짭짤한 가이드북으로 눈에 띈다. 제목 그대로 무작정 따라 해보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카메라를 자유롭게 조작하는 단계를 맞게 되는 것이다. 출판 도서를 기반으로 제작된 이 앱에는 사진 촬영의 기본 기술, 장비 알기, 파일 관리 등 기본적인 내용부터 애완동물 흔들리지 않고 촬영하기, 음식 사진 잘 찍기, 소소한 일상 재미있게 촬영하기, 빗줄기를 배경으로 하는 사진촬영법, 스포츠사진 등 스냅사진의 기술과 예쁜 아기 촬영법, 애인이 좋아하는 사진 촬영법, 모델 사진 촬영 전문기법 등 인물 사진 촬영법, 바닷가 촬영법, 박물관 등 명소 촬영법, 파노라마 촬영법, 여행사진 촬영법 등 풍경 사진 담는법 등 사진 초보자들이 주로 많이 접하는 사진 촬영법을 가이드하고 있다. 더 나아가 별의 일주 사진이나 빛의 궤적 촬영하기,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 연속촬영법 등 특이한 장면 촬영법은 물론 스스로 연출자가 되어 기획하고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기술까지 가이드한다.

요즘은 촬영만 잘한다고 좋은 사진을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 리터치 작업은 언제나 사진가들의 논란거리다. 사진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필수 단계라는 옹호론과, 싸구려 화장품을 덕지덕지 바른 변장술에 불과하다는 조롱론이 그것이다. 대세는 ‘그래도 손질은 좀 해야 한다’ 쪽인 것이 사실이다. 이 앱의 대미를 장식하는 카테고리에 ‘콘셉트와 어울리게 사진 리터칭하고 편집하기’ 코너는 그런 면에서 반가운 페이지가 아닐 수 없다.

부디 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돼지목에 진주목걸이’라는 조롱과 굴욕으로부터 탈출함은 물론 ‘작가로 나서라’는 칭찬과 존경의 주인공이 되시길 응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