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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 4중주(String Quartets)`는 감미로운 선율을 듣고 싶은 연인이나 가족에게 제격이다. 부드러운 음향이 온 몸을 휘감아 올 때 느끼는 짜릿함이란…. 연주가 끝난 후 남는 여운과 잔상은 웅장함을 자랑하는 교향악단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바이올린 둘, 비올라 하나, 첼로 하나`로 이뤄지는 현악 4중주단의 성패는 어떻게 갈릴까? 팀을 이끌어가는 `리더` 제1 바이올린의 기량은 기본 중 기본이다. 그래서인지 제1 바이올린 연주자의 기량은 팀별로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결국 현악 4중주단의 성공 여부는 제2 바이올린에서 갈린다. `넘버 2`가 팀에 더욱 중요하다는 얘기다.

현악 4주중단에서 `넘버 2`를 주목한 논문은 음악 전공자가 쓴 게 아니다. 놀랍게도 20여 년 전 키이스 머니건(Keith Murnighan) 일리노이대 교수와 도널드 콘론(Donald Conlon) 델라웨어대 교수의 경영학 논문에 나온 내용이다. `성공한 현악 4중주단`의 스토리를 경영에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나온 이 논문은 당시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논문에 따르면 성공적인 4중주팀에서는 제2 바이올린 연주자가 자신의 2인자 역할을 잘 받아들였고 다른 팀원들로부터 인정받고 있었다. 성공하는 팀에서 제1바이올린 연주자와 제2 바이올린 연주자의 위치는 능력의 차이라기보다는 역할과 성격에 따른 것이라는 합의에 의해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 김광현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제1 바이올린 연주자를 보좌하면서 자기 소리는 크게 드러내지 않는 제2 바이올린의 존재가 명연주를 만든다는 이 논문은 당시 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며 "조직에서의 2인자 역할에 대한 상징적이고 명쾌한 의미를 전달해 준다"고 설명했다.

현악 4중주팀 제1ㆍ제2 바이올린 연주자는 기업으로 치면 최고경영자(CEO)와 2인자에 해당한다. 기업의 1인자인 CEO의 능력과 의지, 리더십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처럼 CEO의 역량에 대한 강조가 계속되면서 많은 1인자들은 실제로 자리에 걸맞은 자질과 리더십 향상을 이뤄왔다. 반면 숨은 조력자인 `넘버 2`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했던 게 사실이다. 2인자는 그 자체의 역할은 물론이고 1인자와의 관계 설정이 어떠한지에 따라 기업의 성패를 가르기도 한다는 측면에서 CEO(1인자) 못지않게 그 역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과거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스컬리의 관계는 실패한 1ㆍ2인자 모델이었다. 삼성의 이건희-이학수의 관계는 성공한 1ㆍ2인자 관계 모델로 불린다. 이 밖에 1ㆍ2인자 관계 문제로 기업의 성패가 나뉜 사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국내 금융계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의 라응찬-신상훈, 하나금융그룹의 김승유-김종열 관계 등이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모니터그룹에서 발간한 책 `리더 간의 갈등관리`를 기반으로 다수 기업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한만현 모니터그룹 대표는 "경력과 연차, 나이 등 다양한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한국에서 1ㆍ2인자 관계 설정은 서구보다 더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A식품회사와 B화학회사의 사례가 각각 1ㆍ2인자 관계가 회사의 실패와 성공을 가른 대표적인 경우"라며 자신이 목격한 사례를 들려줬다. 그는 "장유유서가 강한 한국사회에서, A사는 엄청난 학력과 경력을 가진 CEO를 영입해 1인자로 앉혔지만 2인자 위치에 있던 최고전략책임자(CSO)보다 어린 게 문제였다"며 "결국 내부에서 동력을 만들어줘야 할 2인자가 CEO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서 사업본부장들도 CEO를 무시했고 A사는 모멘텀을 살리지 못하고 주저앉았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사례로 화학기업 B사를 예로 들었다. 한 대표는 "A사와 똑같이 CEO가 2인자보다 어렸지만 이미 안정된 장치산업, 즉 화학산업의 특성상 오히려 사업성과가 아니라 내부문화 혁신을 위해 들어간 1인자의 역할이 B사와 다른 결과를 낳았다"며 "여기에다 나이 많고 경험 많은 2인자 3인자가 뒷받침해주면서 회사가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CEO 영입과 2인자와의 관계 설정은 개인 간의 장단점을 보완하는 것을 넘어서 회사가 속한 산업의 특성과 내부 문화를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이 두 사례의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김광현 교수는 "서구는 기본적으로 2인자가 협력자인 경우가 많고, 1ㆍ2인자 관계도 약간의 높낮이가 있는 `사선형 수평관계`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1인자의 명을 모두 받드는 수직관계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각국의 사회ㆍ공동체 구성원리와 문화에 영향을 받는 만큼 어느 것이 우월하다고 보긴 어렵고 기업별로 어떤 2인자가 필요한지, 어떤 1ㆍ2인자 모델이 필요한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MBA팀은 각 기업의 지속성장과 오너십 승계과정, 기업성장의 모멘텀에서 눈에 띄지 않게 하지만 가장 중요한 조언과 역할을 하면서 때로는 1인자 자리를 노리기도 하는 기업의 제2 바이올리니스트, `2인자`에 대한 내용을 취재했다. 이 과정에서 김광현 고려대 경영대 인사전공 교수와 글로벌 컨설팅펌 모니터그룹의 협조를 얻어 기업 2인자의 유형을 `조언자(Advisor), 조정자(Coordinator), 셰도 스트라이커(Shadow Striker),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 등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 각각의 산업에서 어떤 2인자가 주로 필요한지를 분석했다. 또 한국의 각 기업에서 1ㆍ2인자 관계는 어떻게 구축해야 할지도 알아봤다.

현악 4중주단에서 `넘버 2` 제2 바이올린 연주자가 리더인 제1 바이올린 연주자의 연주성향에 맞게 보좌해야 하듯이, 기업에서도 CEO의 성격과 리더십 스타일에 따라 2인자의 역할과 성격도 변해야 한다. 2인자에 대한 연구나 유형화가 쉽지 않은 이유는 바로 1인자의 성격을 전제로 바람직한 2인자상(像)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때 그때 다른, 즉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라는 얘기다. 특히 오너십이 강한 한국적인 기업문화를 생각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흔히 글로벌기업 GE를 `리더십 개발`의 모범으로 꼽는다. 80~90년대 1인자였던 잭 웰치 전 회장의 업무 중 절반은 특정한 프로젝트에 몰입하는 것이었고 나머지 절반이 사람을 키우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잭 웰치 회장이 내부 리더십 `파이프 라인`을 통해 2인자들 간 경쟁을 유도했고, 이 과정에서 `사선형 수평구조(힘에 있어 약간의 우위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소통 가능한 수평적 권력구조)`를 가진 서구문화가 결합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제프리 이멜트가 자연스럽게 후계자로 떠올랐다. 한국은 `넘버 2`에 대한 인식과 역할이 미국과는 많이 다르다. GE의 모델을 그대로 한국에 적용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바람직한 2인자상`이나 `바람직한 1ㆍ2인자 관계`에 대해 일반화된 담론이 한국에서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인자 유형` 분류와 일반화는 가능한가

한국에서는 2인자가 누가 되고 후계자가 누구인가의 문제가 주주와 이사회 중심으로 돌아가는 서구와는 크게 다르다. 2인자 선임의 주체가 시장이냐 시장 외의 요인이냐, 오너기업이냐 공기업이냐 등 지배구조의 문제와 연결돼 있어 일반화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다. 김광현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2인자의 중요성과 1ㆍ2인자 관계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어느 지역 어느 회사에서나 적용되는 원칙이 분명 있다"고 단언했다. 김 교수는 "코카콜라사는 원액을 만드는 비법을 아는 몇 명이 절대 한 비행기에 타지 않도록 한다"며 "이는 1인자가 갑자기 사라져도 기업이 치명타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모든 비행기의 기장과 부기장이 서로 다른 음식을 먹고 비행을 시작하는 것도 동시에 배탈이 나면 안 되기 때문"이라며 "1인자가 부재할 경우에도 2인자가 곧바로 자리를 대체해 기업을 돌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2인자에 대한 연구는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만현 모니터그룹 대표는 "한국에서 GE 같은 서구식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를 배워올 순 있겠지만 수평적 관계에 기반을 둔 1ㆍ2인자 관계 설정이나 철저한 이사회 선임 중심의 후계자 선정 과정을 그대로 적용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제했다. 한 대표는 그러나 "어느 나라 어느 기업에서든 적용되는 일반원칙을 정립해 두는 것은 대ㆍ중소기업 어디에서든, 어떤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기업이든 분명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MBA팀은 김광현 교수와 한만현 대표의 조언을 얻어 최초로 `산업별로 적합한 2인자`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2인자의 네 가지 유형

한만현 대표와 김광현 교수는 2인자 그룹에 해당하는 C레벨 임원들에게 각기 요구되는 특성과 각 기업의 규모와 해당 산업 등을 고려해 각 회사에 가장 필요한 2인자 유형을 네 가지로 분류했다.

첫 번째 유형은 조정자, 즉 코디네이터(Coordinator)형이다. 기업 내부의 각 사업과 프로젝트를 조율하고 파트 간 충돌을 조정한다. 각 사업분야가 자신들의 수익창출에 몰두하다가 내부적인 충돌을 일으키지 않도록 세심히 관찰하면서 1인자(CEO)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이다. 삼성이나 LG같이 다방면에 사업을 펼치고 있는 대기업 그룹군에 적합한 유형이다. C레벨 임원 중에서는 COO(최고운영책임자, Chief Operating Officer)가 주로 하는 역할이다. COO형 2인자라 불러도 무방하다.

두 번째 2인자 유형은 조언자 즉 어드바이저(Advisor)다. 이들은 산업의 트렌드를 앞서서 읽고 CEO가 펼쳐가는 사업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올바른 길로 들어서도록 끝없이 조언하는 역할을 한다. ITㆍ첨단기업처럼 CEO가 주로 기술적인 분야에 관심이 높고 비즈니스 마인드가 강하지 않은 경우에 적합한 2인자 유형이다. C레벨에서는 CSO(최고전략책임자, Chief Strategy Officer)가 해야할 일과 비슷하다. `CSO형 2인자`라고도 할 수 있다.

2인자 유형의 세 번째는 셰도 스트라이커(Shadow Striker)형이다. 마치 축구에서 활발히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어 제1 스트라이커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돕는 것처럼 CEO의 올바른 결정(골)을 위해 최대한 많이 움직이는 2인자다. 보통 유통ㆍ식품 등 경쟁이 치열하면서 매일매일 성과가 달라지고 판매량이 바뀌는 산업에는 세 번째 유형의 2인자가 필요하다. CMO(최고마케팅책임자, Cheif Marketing Officer)의 성향과 역할이 많이 반영돼야 하는 2인자다.

마지막 2인자 유형은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이다. CEO가 내리는 결정이나 선택에 있어 끝없이 반대급부를 말하면서 1인자의 결정에 실수가 없도록 돕는 역할이다. 기업이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나, 산업 전체가 위기여서 크게 방향전환을 해야 하는 경우에 반드시 필요한 2인자 유형이다. C레벨에서는 보통 CFO(최고재무책임자, Chief Finance Officer)에게 주어진 역할과 유사하다.

한만현 대표는 "어떤 2인자든 네 가지 유형의 속성을 기본적으로는 가져야 하지만, 산업별로, 기업 특성별로 주로 발휘해야 하는 2인자 리더십과 역할의 차이를 나눠본 것"이라며 "기업의 오너나 CEO는 이 네 가지 유형을 기본으로 2인자 선임이나 관계설정을 고민하고, 2인자들 역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역사속 성공한 2인자는 "멀리 보되  한발짝  물러났다"

성공하는 기업의CEO나 정치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성공하는 조직을 이끄는 견인차가 1인자라면 `핵심가치`라는 엔진을 얹고 뛰어난 통찰력과 결단력, 품성 등의 바퀴를 달아야 한다. 이 중에서 2인자는 하나의 바퀴다. 당장에 눈에 띄지 않지만 바퀴 하나가 없으면 차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역사적으로 살펴봐도 `장량 없는 유방` `정도전 없는 이성계` `순욱 없는 조조`를 생각하기는 어렵다.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 기업이나 공공조직의 성공을 이끌기 위한 2인자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말 그대로 `2인자를 잘 둔 자가 곧 세상을 지배하는 자`가 되는 셈이다.

 

◆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 박정희와 김종필

20세기 세계사를 장식한 2인자 중 대표적인 이는 사회주의 중국을 만든 마오쩌둥의 2인자 저우언라이다. 1949년 10월 중국인민공화국 건국으로부터 26년 4개월에 걸쳐서 총리로 재직했던 그는 1934~1935년에 걸쳐 진행한 대장정(大長征) 과정에서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지도권이 확립된 준의(遵義)회의로부터 41년 동안 부동의 2인자였다.

부유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마오보다 더 뛰어난 역량을 많이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1인자로서의 역량`은 마오가 낫다고 판단해 그에게 홍군 사령관 자리를 양보하는 결단을 내리고 스스로 2인자가 됐다.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고 유학파로서의 뛰어난 국제감각을 발휘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중국은 없었을 것이라는 게 역사가들의 평가다.

한국의 대표적인 정치 2인자로는 김종필이 꼽힌다. 처삼촌인 박정희와 함께 5ㆍ16 군사쿠데타를 주도했던 그는 유신 말기였던 1978년에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후계자로 JP를 세우는 방도를 연구하도록 했을 정도다. 때로는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배척당하기도 했지만 그는 철권통치자의 완충역과 견제역을 맡았고, 민주화 이후 심지어 박정희의 대척점에 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마저 국무총리를 역임하는 등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성공한 2인자`가 됐다.

 

◆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이건희와 이학수

최근 `버핏세` 논란으로 화제의 중심에 있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곁에도 일곱 살이나 많은 2인자 찰리 멍거가 있다. 멍거는 1959년 30대 중반에 버핏을 처음 만나 버크셔 해서웨이에 합류했고 그와 공식적으로 인연을 맺은 이후 2인자 자리만 35년째 지켜오고 있다. 그는 버핏이 마이크를 넘겨주기 전까지 먼저 말하지 않고 버핏에게 지속적인 조언을 해주는 파트너다. `중요한 투자결정은 다 멍거의 아이디어`라고 할 정도다.

`패스트 폴로어(fast follower)`에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더로 부상한 삼성의 성공도 이학수라는 2인자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인자를 만든 2인자들`의 저자 이철희는 그의 책에서 "1993년 신경영 선언 직전 큰 위기감을 느끼던 이건희 회장이 택한 사람이 이학수였다"며 "IMF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삼성이 1위 기업 자리를 확고히 할 때에도 이학수가 구조조정 본부장이었다. 이때부터 이건희 회장은 이학수를 총체적 2인자로 활용하게 된다"고 썼다.

그는 "이학수는 꼼꼼한 통계를 바탕으로 게임을 운영하는 야구감독 스타일"이라며 "위기관리 측면에서 이런 점이 탁월하게 발휘돼 지금의 삼성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기술 뛰어났던 스티브 잡스에겐 친화력 좋은 2인자 파트너가 최적

최고 능력을 지녔다고 평가되는 사람들이 기업의 1ㆍ2인자가 되더라도 시너지를 내기는커녕 불협화음만 내다가 기업에 치명적인 해를 입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만현 모니터그룹 대표는 "성공하는 기업의 1ㆍ2인자 관계의 핵심은 `공식적인 관계`가 아니라 `비공식적 관계`에 있다"고 조언했다. 공식적으로 회장-부회장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기업가치를 공유하고 리더의 덕목 중 서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 비공식적 관계가 어긋난다면 공식적인 관계는 금세 파국으로 치닫는다는 얘기다. 물론 그 피해는 온전히 기업의 몫이 된다.

따라서 소위 `궁합이 맞는` 1인자와 2인자의 덕목이 무엇인지를 따지고 이에 따라 리더십 내부 관계설정을 하는 것이 기본 중 기본이 된다. 한 대표는 기업의 리더십 그룹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학력이나 인맥 등을 포함되는 `실력과 배경`이다. 두 번째는 선ㆍ후천적으로 습득한 일처리 능력인 `스킬`이며 세 번째는 조직을 이끌어갈 수 있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책임감ㆍ공감능력ㆍ친화력ㆍ용기 등이 포함된 `품성`이다. 이 세 덕목을 균등하게 갖춘 완벽한 리더는 존재하지 않지만 세 가지 덕목 중 하나는 자신의 강점으로 갖고 있어야 기업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1인자, 2인자에게 모두 적용되는 덕목이다.

기업 리더십이 이 중 어떤 덕목에 강한지를 파악한 뒤, 1인자(CEO)를 영입하거나 2인자를 선임해야 한다는 논리다. 한 대표는 "이 세 가지를 균형적으로 갖춘 리더가 비공식적인 관계를 대체적으로 잘 만든다"며 "그중에서 각 리더가 어느 부분에 특히 강한지에 따라 1ㆍ2인자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경과 스킬, 품성 중에서 품성덕목이 특히 약했던 스티브 잡스에게는 똑같이 스킬이 강한 펩시코의 존 스컬리가 아니라 품성덕목이 강한 2인자나 파트너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한 대표는 "`비공식적 관계`가 어떻게 형성될지를 예측하고 분석해 1ㆍ2인자 파트너십이나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건 어느 기업, 어느 지역, 어느 문화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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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연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2.02.03기사입력 201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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