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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어렸을 때 제일 재미없는 TV프로그램은 뉴스와 동물의 왕국이었다. 그중 동물의 왕국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이 하나둘 동물의 왕국을 보게 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동물의 왕국에 나오는 모습이 인간 군상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중학교 도덕 시간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명제를 배웠다. 안전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물로서 짝짓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간은 영혼육의 존재다. 인간은 판테온 같은 경이로운 영적 공간을 만든다. 동시에 혼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기에 지극히 논리적이면서도 감성적인 건축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동시에 육적인 존재기 때문에 지극히 본능적인 건축을 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1950년대부터 대도시 주변에 인구 분산을 위한 신도시를 만들었다. 최근 들어 주민들이 신도시를 떠나는 신도시 공동화 현상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 이는 젊은이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성장한 젊은이들이 대도시를 선호하는 현상은 우리나라 1세대 위성도시인 분당과 일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신도시에서 성장기를 보낸 젊은이들이 정작 성년이 되어서는 대도시로 나가는 것이다.
신도시에 이사를 가는 사람들은 새로 결혼한 커플이거나 어린 자녀들에게 쾌적한 삶을 누리도록 하려는 부모들이 대부분이다. `짝짓기`가 끝난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목가적인 분위기에 인구밀도가 낮은 신도시를 선호한다.
하지만 성장한 2세대 자녀들은 이제 성년이 되어서 짝짓기를 할 시기다. 당연히 이성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히기 위해 인구밀도가 높고 짝짓기 기회가 많은 대도시를 선호한다. `이기적 유전자`가 하는 당연한 선택이다.
도시의 패러다임은 동물적인 본성에 많이 좌우된다. 그와 동시에 인간은 종교건축이나 무덤을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복합적인 인간의 모습이 반영되기에 건축이 재미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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