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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초 주가가 곤두박칠 치던 어느 날 미래에셋증권 서초지점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전 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하는 것 같은데 괜찮은가 해서요." 전화를 건 사람은 서울 한 명문사립대에 재직 중인 50대 중반의 한 여교수 A씨였다. 그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남편과 세 자녀를 둔 강남의 VIP 고객이다. 전해진 미래에셋증권 서초지점장은 차분하게 A씨의 투자 포트폴리오 상 주가급락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제서야 그는 안심하고 전화를 끊었다.


A씨의 포트폴리오는 2011년 3월까지만 해도 투자자산의 주식형 쏠림이 심했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90%가 주식형 상품으로 구성돼 있었다. 그나마도 성과가 미미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 해외 주식형 펀드, 주식형 자문형 랩 어카운트는 2010년 하반기에 가입해 수익이 거의 없었다. 주변에서 좋다고 추천한 상품들에만 중복 투자했기 때문이다. 전 지점장은 우선 국내 주식형 펀드 비중을 23%에서 4%로 크게 낮췄다. 손실이 나고 있던 상품 2개를 과감히 청산하고, 면밀한 성과분석을 토대로 다른 국내 주식형 상품 1개에 가입했다. 또 자문형 랩과 해외 주식형 펀드도 각각 29%→11%, 38%→7%로 조정했다. 자문형 랩에 들어간 돈을 일부 뺐고, 해외펀드도 전부 환매한 후 중국 본토 펀드에 새로 들어갔다. 이렇게 해서 위험자산 투자비중을 22%로 만들었다.


전 지점장은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8월 폭락장이 A씨 자산에 미치는 악영향을 4분의 1 정도로 줄였다"며 "주가가 떨어질 때 원금을 지키는 것은 향후 주가상승기를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덜 까먹는 만큼 원금회복도 빠르게 이뤄진다는 의미다. A씨는 퇴직을 앞둔 교수가 아니다. 한동안 수익이 보장돼 있으므로 자산관리의 목표가 단순한 `은행금리+알파`에 그쳐서는 안된다. 실제로 A씨와 유사한 VIP 고객군 중에는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게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이들이 많다는 게 PB업계의 전언이다. 이런 맥락에서 A씨는 투자자산에 해외 채권형 펀드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추가했다. 전체 비중은 40%에 달한다.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과 브라질 채권 등 다른 증권사와 은행 자산도 포함해 재정비했다.


하지만 위험 자산에 너무 몰빵해 낭패를 본 사례도 있다. 결국 이 투자자도 포트폴리오를 조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해 1월 강남의 한 치과 원장인 B씨의 투자자산 구성은 주식 직접투자 100%였다. 투자종목도 대형 우량주가 아닌 투자유의 종목이 대거 포함되는 등 매우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보였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매매 회전율이 높았고 평균 운용금액도 5억원 이상이었다. 손실위험이 크다고 판단한 전 지점장은 B씨의 투자성향과 53세라는 나이, 그리고 치과의사라는 직업특성을 고려한 조정된 포트폴리오를 직접 찾아가 제안했다. 주식 직접투자 비중을 50%로 줄이고, 투자종목도 삼성전자ㆍ현대건설ㆍ제일모직ㆍCJ제일제당 등 우량주 중심으로 6개월 이상 장기투자를 추천했다. 나머지 50%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B씨가 매일 같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간접투자상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주가연계증권(ELS)에 30%, 은행금리보다 높고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추구하는 글로벌 채권 투자에 20% 비중을 가져가도록 제안했다. 하지만 B씨는 본인이 지난 3년간 직접투자 경험을 했고, 매매에도 자신이 있기 때문에 제안서는 참고만 하겠다고 답했다. 몇 달이 채 지나지 않아 B씨는 전 지점장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었다. 보유하고 있던 종목 하나가 매매거래 정지가 된 것이다. 그 종목은 대주주의 분식회계로 한국거래소 심사를 통해 거래가 정지가 됐고 끝내 상장폐지됐다. B씨는 그 종목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상당한 손실을 감내해야만 했다. 뒤늦게 후회를 했지만 이미 늦은 시점이었다. 현재 B씨는 자산의 50%를 직접투자 하고 있지만 우량주 중심으로 매매하고 성향도 장기투자로 바뀌었다.


기존 투자유의 종목도 매도해 코스피200과 S&P5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금보장형 ELS에 2억원을 가입했다. 그 밖에 비과세 혜택과 높은 이자수익을 제공하는 월지급식 브라질 국채에 1억원을 투자해 연 8% 수익률로 매월 본업 이외의 월급을 받는다. B씨는 안정적인 수익 외에 여유를 덤으로 얻기도 했다. 전에 직접투자를 할 때는 신경이 늘 날카로웠고 점심시간에 주로 매매를 한 까닭에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전 지점장은 "현금 비중이 많은 A씨는 시장 상황을 봐서 자문형 랩에 돈을 더 넣는 방식으로 주식비중을 늘려갈 계획이고, B씨는 직접투자 비중을 줄이고 간접투자를 더 하도록 권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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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섭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2.01.27기사입력 201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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