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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회사에 다니는 김시진 씨(41·가명)는 직장에서 일명 '꽃부장님'으로 통한다. 아이가 6세인 유부남이지만 여직원들 사이에서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래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동안 외모와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 탁월한 패션 센스 덕분이다. 그러나 최근 김씨 얼굴에 부쩍 그늘이 생겼다. 탈모로 인해 이마가 점점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반듯한 이마를 내놓는 포마드 헤어스타일을 고수했지만 이제 이마를 조금이라도 더 가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40대 남성들이 달라졌다. 평범한 아저씨가 되기를 거부하며 '나'를 꾸미고, 가족과의 행복을 위해 과감히 시간과 돈을 소비하는 영포티(Young Forty)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영포티란 영원히 청춘이고 싶은 40대 중년을 일컫는 단어로 과거 X세대라 불렸던 94학번 1975년생을 전후한 세대를 지칭하는 신조어다. 그런데 철저한 자기 관리로 젊음을 유지하는 영포티도 피해갈 수 없는 몸의 변화가 있다. 바로 탈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전체 남성 탈모 진료 인원의 절반 이상(50.9%)이 30·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령대는 주로 한 가정의 가장이자 회사 실무의 중심축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탈모 이유를 정신적 스트레스로 돌리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스트레스와 무관한 남성형 탈모가 탈모 인구의 약 70~80%를 차지한다.

 

남성형 탈모는 정수리나 이마 M자 부위에 위치한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면서 시작된다. 이마선이 점점 뒤쪽으로 넘어가거나 뒷머리보다 정수리 부위 또는 앞머리 모발이 가늘어지고 숱이 줄어 보인다면 남성형 탈모일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원인은 남성호르몬과 유전이다. 남성호르몬 변환물질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하 DHT)은 모낭에 작용해 탈모를 유발하는데, 유전적인 탈모 소인이 있는 사람은 DHT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탈모가 발생하기 쉽다.

 

 

더욱이 남성형 탈모는 자연적으로 회복이 어려운 진행성 질환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 체계가 약해져 발생한 원형 탈모나 출산, 다이어트 등의 후유증인 휴지기 탈모는 원인이 해소되면 자연적으로 증상이 완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남성형 탈모는 방치할수록 악화되므로 의학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초기 남성형 탈모는 약물 치료만으로 충분히 개선 가능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인정한 경구용 약제와 바르는 약제를 사용하는 치료법이 대표적이다. 경구용 약제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탈모를 유발하는 DHT로 변환되는 현상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임상연구 결과 90% 이상의 탈모억제 효과와 70% 이상의 발모 효과가 입증됐으며, 현재 유럽 아시아 미국 등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1차 탈모 치료제로 권장하고 있다.

 

효과는 최소 복용 3개월 이후부터 나타나며 1년 경과 시점에 극대화된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치료 초반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바르는 약제는 두피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모근 세포 성장을 촉진시키는 기능을 한다. 경구용 약제와 함께 사용하면 더욱 확실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탈모가 중증 단계 이상으로 발전했다면 약물 치료와 함께 모발이식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DHT 영향을 받지 않아 탈모가 발생하지 않는 뒷머리 모낭을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모발이식 수술은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므로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수다. 뒷머리 모발 밀도와 굵기, 전체적인 모발 방향과 균형, 탈모 진행 속도 등을 상세히 체크한 후 수술해야 한정된 수의 모발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탈모 개선에 도움이 되는 저출력 레이저 요법 등 레이저 치료가 남성형 탈모 치료에 보조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이가영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교수는 "30·40대 남성 직장인 중 상당수 남성형 탈모 환자들이 탈모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기를 주저하고, 민간요법과 마사지, 샴푸 사용 등에 의지하고 있다"며 "남성형 탈모는 초기에 적절한 시기를 놓치고 뒤늦게 치료를 시작하면 그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 탈모 증상이 나타나면 가능한 한 빨리 자신의 탈모 유형을 파악해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04.20기사입력 201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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