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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 간 세기의 바둑 대결.

이른바 ‘알파고 충격’이 한반도를 강타한 지 어느새 석 달이 흘러갔다.

인공지능은 바야흐로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너도나도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으며 인공지능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 삶에 한 발짝 다가선 인공지능의 영향을 두고 찬반 논란도 거세다.

똑똑한 인공지능 로봇을 활용하면 삶의 질이 훨씬 나아질 거란 기대가 크지만 우려도 만만찮다.

인공지능이 제조업 생산직뿐 아니라 금융, 의료, 법률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 초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는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향후 5년간 일자리 710만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공지능이 바꿔놓은 우리 미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까.

글로벌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을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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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I 기술력은 미국의 75%

인력 양성·글로벌 M&A 급선무

 

 

196조원.

 

현대경제연구원이 예측한 내년 세계 인공지능(AI) 시장 규모다.

이는 어디까지나 예측치일 뿐 업계에선 인공지능 시장이 이보다 훨씬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인공지능 관련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규모도 2010년 4500만달러에서 지난해 3억100만달러로 급증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스타트업이 쏟아져 나오는 중이다.

 

로봇이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인 ‘로보어드바이저’는 어느새 금융권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인 AT커니는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자산 규모가 올해 3000억달러에서 2020년 2조2000억달러로 급증할 것이라 내다봤다. 가히 ‘인공지능 전성시대’다.

 

인공지능에 대한 우리 국민 생각은 어떨까.

한마디로 표현하면 ‘기대와 두려움의 공존’으로 정리할 수 있을 듯싶다.

 

매경이코노미는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AI에 대한 일반인 생각을 들어봤다.

가장 큰 관심사는 AI의 인간 일자리 대체 여부다. 2명 중 1명(49.6%)은 상당수 직무가 AI로 대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AI가 인간 직무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3.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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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어떤 업종이 AI로 대체되기 쉬울까.

응답자들은 운송·물류·배송(41.4%, 복수응답), 회계·재무·세무(40.8%), 금융 서비스(31.4%) 등에서 AI가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반면 영업(51.6%, 복수응답), 방송·미디어·언론(36.4%), 교육(30.8%) 등은 아무리 AI가 발전해도 대체하기 어려운 직종으로 꼽혔다.

 

AI가 가져올 긍정적 효과에 대해선 ‘신기술에 따른 생활의 편리함(37%)’을 꼽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인간 노동력 대체(20.4%)’ ‘철저한 일처리 능력에 따른 산업·경제적 효과(18.6%)’ ‘의료 기술 향상에 따른 수명 증가(16.8%)’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영화 ‘Her’에서는 한 남자가 AI와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 나온다.

AI가 고도로 발전하면 실제로 사람과 AI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상당수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10명 중 4명(37.4%)이 이렇게 생각한다.

특히 남자(41%)가 여자(33.6%)보다 AI와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한 비율이 높다는 점은 흥미롭다.

 

인공지능이 글로벌 최대 이슈로 떠오른 지금 우리나라는 얼마나 경쟁력을 갖췄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 따르면 미국을 100으로 놓고 볼 때 우리나라 인공지능 기술 수준은 75로 한참 뒤처진 상태다(2015년 기준).

일본(89.3)과 비교해도 갈 길이 멀고 중국(71.9)과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중국이 최근 인공지능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해온 걸 감안하면 머지않아 순위가 역전될 거란 관측이 많다.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는 3억달러를 들여 인공지능연구소를 세우고 로봇공학, 기계학습 분야 권위자인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를 총책임자로 영입하기도 했다.

 

이번 설문에서도 응답자 10명 중 4명(40%)은 국내 기업이나 학계의 AI 기술 수준이 선진국과 어느 정도 격차가 있다고 봤다.

‘상당한 격차가 있어 따라잡기 어렵다(24.4%)’고 본 사람도 많았으며, 10명 중 1명(11.4%)은 ‘AI에 대해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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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비교하면 우리 기술 취약해

일반인 50% “상당수 직무 AI 몫 될 것”

 

국내 기업들의 인공지능 연구는 어느 수준에 올라 있을까.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SW)연구센터 산하에 인공지능 연구를 전담하는 ‘인텔리전스팀’을 신설해 지능형 개인비서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2013년 자체 연구소인 ‘네이버랩스’를 만들고 인공지능 기술 구현의 핵심인 머신러닝(딥러닝) 분야 연구를 진행해왔다.

 

대기업뿐 아니다. 나름 분야마다 전문성을 키운 AI 스타트업도 꽤 많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솔트룩스, 지능형 대화 서비스를 선보인 다이퀘스트, 의료 영상 분석 기술을 개발하는 루닛 등이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면 아직 기술 수준이 취약하다.

인공지능 산업을 키우기 위해 정부도 부랴부랴 인공지능 투자에 나섰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진 의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능정보산업 발전 전략’을 내놓고 인공지능을 포함한 지능정보기술(인공지능 소프트웨어에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등의 정보가 결합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5년간 1조원의 예산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는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 6개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지능정보기술연구소’까지 설립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다고 짧은 시간에 성과가 ‘뚝딱’ 나오긴 어렵다며 입을 모은다.

오랜 시간을 두고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연구 저변을 확대해 기초연구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연이어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는 관련 규제를 풀고 우수 인재를 육성해 인공지능 스타트업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설문 결과를 봐도 한국이 AI 선도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큰 과제를 묻는 질문에 ‘인력 양성(21.6%)’이 1순위로 꼽혔다.

선도 기술 개발(16.4%), 양질의 빅데이터 확보(15%),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생태계 조성(13.4%)이 뒤를 이었다.

 

“민간 부문의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기업 투자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면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인재 육성에 힘쓰는 한편 스타트업 지원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 기술 혁신이 일자리 감소, 실업률 상승 등 부작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회적 논의도 절실한 때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조언은 눈길을 끈다.

 

▶인공지능에 대한 직장인 생각은

금융·건설업 직원들 “일자리 뺏길까 불안”

 

인공지능이 활성화될수록 직장인 불안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주요 산업 일자리를 대체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국내 직장인들은 인공지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매경이코노미가 재계 주요 업종별 게시판을 운영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의뢰해 인공지능에 대한 직장인 생각을 살펴봤다.

답변의 정합성을 위해 응답자가 100명 이상인 IT, 건설·중공업, 전자·기계, 게임, 금융, 공기업 등 6개 업종만 추려 비교했다.

 

먼저 ‘당신의 일자리를 로봇이 대체할 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대체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는 업종은 금융(83.6%)이었다.

이어 건설·중공업(81.2%), 전자·기계(80.3%), 공기업(79.7%)순이다.

상대적으로 창의성이 중요한 게임(68.5%), IT(70.9%) 업종은 비교적 대체 가능성을 낮게 봤다.

물론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대체 공포가 업종을 가리지 않고 팽배해 있음을 보여준다.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감정’을 묻는 질문에는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높게 보는 업종에서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건설·중공업(30.4%), 공기업(29.7%), 금융(28.8%), 전자·기계(26.3%) 업종순이다.

반면 게임(14.9%), IT(23.9%) 업종 근로자들은 상대적으로 ‘부정적’으로 보는 비율이 낮다.
심지어 게임업계에선 인공지능 로봇에 대해 ‘긍정적’이란 답변이 50%에 달해 업계 평균(38.2%)보다 크게 높았다.

 

‘미래에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영화 같은 상황이 일어날까’라는 질문에도 업종별 차이가 드러났다.

건설·중공업(60.7%), 공기업(57.1%), IT(57.1%), 전자·기계(54.3%) 업종 직장인들은 ‘그렇다’고 답해 ‘디스토피아’ 미래를 그리는 이들이 과반이다.

게임(46.3%), 금융(48%) 업종에서는 ‘그렇다’는 응답이 절반에 다소 못 미쳤다.

 

 

 

김경민, 노승욱, 강승태 기자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6.07.04기사입력 201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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