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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바람이 일 듯 왠지 모를 허전함이 밀려 오기 십상인 겨울 날엔 훈훈한 위로를 건네는 책들이 필요하다. 다소곳하게 책장에 놓여 있는 것 만으로도 마음을 따스하게 위로하는 책들을 한자리에 모았으니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질 것이다.

 

치즈랑 소금이랑 콩이랑
가쿠타 미츠요, 이노우에 아레노, 모리 에토,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시드페이퍼 펴냄

이 책은 일본 최고의 여성작가 4인이 2010년 10월에 방송된 일본 NHK 기행 프로그램 `프리미엄 8`에 출연, 각각 유럽의 슬로 푸드와 소울 푸드를 찾아 여행을 하고 그곳을 배경으로 쓴 이야기를 엮은 단편소설집이다. 이노우에 아레노는 피에몬테 주(이탈리아), 에쿠니 가오리는 알렌테주 지방(포르투갈), 가쿠타 미츠요는 바스크 지방(스페인), 모리 에토는 브르타뉴 지방(프랑스)을 무대로 음식과 사랑, 치유의 이야기를 적어 내려가고 있다.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 수상력을 가진 작가들의 여행기는 좀 다르다. 배낭 하나를 메고 유럽의 고즈넉한 시골마을을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이들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묘사를 주목할 것.

 

반가워, 손뜨개 - 처음 떠보는 머플러, 모자 그리고 장갑
이해옥 지음 디자인하우스 펴냄

무엇을 만들 것인지, 어떤 실을 선택할 것인지, 누구를 위해 뜰 것인지 등에 대해 생각하는 순간부터 이미 ‘행복한 뜨개질’은 시작된다.
바늘을 부지런히 놀리다 보면 잡념도 사라지고 내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든다는 즐거움에 푹 빠져 ‘수공(手工)’이 주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반가워, 손뜨개`는 실제로 손뜨개 초보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각 아이템마다 난이도, 주요 기법, 실 소요량, 바늘 호수, 게이지, 완성 치수, 뜨는 과정에서 꼭 알아두어야 할 정보를 정리한 TIP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으며, 간단하면서도 알기 쉽게 만들어진 도안을 작품 사진과 함께 확인하며 볼 수 있도록 편집했다. 뜨개질을 할 때 알아두면 좋은 실 라벨 읽는 법, 도안 읽는 방법, 코 잡는 법과 바늘 잡는 법부터 친절하게 알려주는 대바늘뜨기 기초편, 코바늘뜨기 기초편을 정리한 부록도 초보자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안나리사의 온넬라
알라스탈로 안나리사 지음 시드페이퍼 펴냄

핀란드에서 온 안나리사와 그의 다정한 남편이자 유리예술가 홍성환 씨 그리고 그들의 사랑스러운 두 딸 사가와 사라의 일상 이야기를 담은 가족 에세이로 첫 인사를 건넸던 안나리사 가족. 이번에는 가족과 함께 지내온 모습들이 차곡차곡 담긴 사진 일기로 두 번째 안부를 전한다. 서로가 함께하는 매 순간을 가장 소중한 시간이자 의미 있는 삶의 과정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가족의 성장 모습이 한 장 한 장의 사진마다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바쁜 일상을 보내며 무미건조한 삶을 살고 있는 도시인들이 느끼는 가장 큰 공통분모는 점점 가족이라는 결속력과는 무관해진다는 것이다. 가장 소중하기에 때로는 쉽게 소중함을 잃어가는 ‘가족’이란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 산책
빌 브라이슨 지음 21세기 북스 펴냄

“빌 브라이슨은 세탁 건조한 옷에서 나오는 보풀이나 해열제 따위에 관한 글을 쓰더라도 우리를 깔깔 웃게 만들 타고난 유머 작가다”라고 말한 시카고 선 타임스의 평은 사실이다.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 산책`은 젠체하지 않는다. 내숭을 떨지 않고 다른 사람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그의 거침없는 독설이나 풍자적인 모습은 미국 의학 드라마 `하우스`의 주인공과 닮았다. 또한 빌 브라이슨의 글은 코미디라고 할 수 있다. 왁자지껄하게 넘어지고 얻어맞아 웃기는 코미디가 아니라 무표정한 얼굴로 배꼽을 쥐게 만드는 희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꼬이고 냉소적이라는 비판도 받지만 그의 글은 무척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영국 `더 타임스`는 이런 빌에게 ‘현존하는 가장 유머러스한 작가’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꽃피는 것 기특해라
서정주 지음 도서출판 시월

86세의 일기로 서거한 미당 서정주 시인의 11주기를 맞아 그의 활판시선집 `꽃피는 것 기특해라`가 500부 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이 시선집은 2008년부터 출판도시 활판공방에서 발행하기 시작한 납활자로 인쇄한 활판시선집의 25번째 작품집이다. 서정주 시인이 생전에 발표했던 시집에서 선정한 100편의 시가 실려 있다. 100편의 시를 선정한 제자 문정희 시인은 “모든 시가 대표작인 미당의 절창 가운데 특별히 100편만을 고른다는 것은 아주 난감하고 가슴 떨리는 일이었다. 시간이 가도 빛을 더해가는 미당의 보석 같은 시가 고요한 한지 위에 활판으로 피어나 시를 아는 이들과 함께 영원할 것을 믿는다”고 시선집의 첫머리에 밝히고 있다.

 

모르는 여인들
신경숙 지음 문학동네 펴냄

소설가 신경숙이 2003년 ‘종소리’ 이후 8년 만에 소설집 ‘모르는 여인들’을 선보였다. 2008년 계간 ‘문학동네’에 실은 단편을 비롯해 2005년 계간 ‘세계의 문학’에 발표, 오영수문학상을 받은 ‘성문 앞 보리수’ 등 외롭고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 7편을 수록했다. 이들 단편을 관통하는 주제는 ‘신발’이다. 우정과 그리움 등으로 신발을 바꿔주거나 감추는 등의 내용인 첫 번째 단편 ‘세상 끝의 신발’을 출발로 애인의 군화에 대한 트라우마를 다룬 ‘모르는 여인들’ 등 신발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경숙 작가는 “주요인물로 등장하든 바람처럼 스쳐가든 이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모르는 사람들을 나는 나의 동시대인들이라고 느낀다”고 말한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지음 열림원 펴냄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에서 정호승은 결 고운 서정으로 사랑과 외로움의 숙명을 노래한다. 그에게 사랑은 처음 만난 순간 ‘한 그루 리기다소나무’ 같은 ‘당신’의 ‘솔방울’, ‘솔가지’, ‘솔잎’이 되길 원하는(`리기다소나무`) 것으로 시작된다. 바로 사랑하는 이와의 합일이다. 그러나 사랑이란 이처럼 애초부터 대상과의 합일을 향한 애달픈 기다림과 꿈의 과정인지도 모른다. ‘우리를 떠나 보내고 정동진이 울지 않듯이’ 사랑도 지속되기 위해서는 서로 무연하게 바라만 보면서 헤어질 수 있는 내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너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면 ‘산으로 들어가’(`입산`)처럼 결코 좁혀지지 않는 간극은, 사랑을 찾아가는 길이란 외로움의 먼 길임을 보여준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헤르메스미디어 펴냄

작가의 이름으로 기억되는 드라마를 만들고, 그 이름만으로도 위로받을 수 있는 ‘사랑의 치유력’을 말하는 작가 노희경.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도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던 그녀의 산문집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이 있다. 이 책은 그녀가 10여 년간 써온 진솔하고 내밀한 고백을 담은 첫 산문집인 것. 노희경 작가는 현재 지인들과 함께 발로 뛰며 북한어린이돕기 활동(국제구호NGO JTS)을 하고 있다. 이 책을 출간을 결심하게 된 까닭도, 이 책을 통해 인세 수익 일정 부분을 북한어린이돕기에 기부하고, 또 자신이 실천하는 일들을 알림으로써 JTS의 취지와 활동을 독자들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알리기 위해서였다. 이 책을 출간한 헤르메스미디어 출판사 역시 그의 뜻을 같이해 수입금의 일부를 기부하고 있다.

 

요시오의 하늘
에어 다이브 지음 이지현 옮김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출간과 동시에 일본의 아마존 만화부문 1위에 오른 `요시오의 하늘`은 삶의 희망을 선물하는 ‘진짜’ 의사 이야기를 전한다. 만화가 출간되고 나서 요미우리, 아사히, 닛케이, NHK, 후지TV 등 일본 주요 언론은 실존 인물인 타카하시 요시오를 앞다퉈 다루기 시작했다. 타카하시의 치료방식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병과 싸울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평소 그는 “나 혼자서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 가능성은 모두가 함께 만들어간다. 부정적인 마음은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타카하시 요시오는 어린 시절 어두운 방에서 허물을 벗는 매미를 지켜보다 더 자세히 보려고 불을 켰는데, 그 순간 매미가 날아오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것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의사로 일하면서도 그때 무심코 한 자신의 행동이 매미의 생을 바꿨다는 것을 종종 떠올린다. 환자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의사가 어떻게 성장했는가를 보는 것 자체가 감동으로 다가올 것.

 

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선재 스님 지음 불광출판사 펴냄

“한 방울의 물도 부처님이다. 모든 사람을 부처님이라 생각하고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마음으로 음식을 해야만 진정한 요리사다.”라는 선재 스님의 말씀은 이 책의 처음과 끝을 관통한다. 얼마 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범죄자들과 문제 청소년들이 식품첨가물이 남용된 음식을 상용하는 식습관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천 년간의 지혜가 축적된 사찰음식은 종교적 가르침을 뛰어넘어 현대인의 병든 몸과 마음을 치료하고 환경을 살리는 가장 좋은 음식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사찰음식을 연구하고 강의해 온 선재 스님이 11년 만에 쓴 `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에도 그것이 담겨있다. 특히 이 책은 기존의 레시피 위주의 책이 아니라 사찰음식에 깃든 정신, 경전 말씀에 바탕한 음식 철학, 사찰음식을 통해 선재 스님이 세상 사람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힐리언스선마을 건강 레시피 88
힐리언스선마을 지음 대웅상사 펴냄

강원도 홍천 천혜의 자연에서 건강한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체험할 수 있는 힐링리조트, 힐리언스 선마을이 있다. 그곳을 다녀간 사람들을 매료시킨 음식의 레시피들이 한 권의 책으로 등장했으니 눈 여겨 볼 것.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는 자연의 섭리는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음식 철학.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친숙한 식재료와 천연재료를 활용한 최소한의 양념을 사용해 누구나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조리법으로 재료 본래의 맛과 영양을 살린 건강한 요리들이 담겨있다. 힐리언스의 웰빙 라이프와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할 수 있는 일주일 건강식단도 만날 수 있다.

 

우리 집, 구경할래?
토드 셀비 지음 앨리스 펴냄

집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 뉴욕의 패션 사진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토드 셀비가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유명인들의 일상과 그들의 집, 일하는 공간을 소개한다. 그가 사진 작업을 통해 친분을 쌓은 배우, 건축가, 예술가, 패션 디자이너 등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의 일상이 담겨 있다. 듣기만 해도 귀가 솔깃해지는 인물도 등장한다.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인 칼 라거펠트의 아틀리에는 웬만한 서점보다 더 많은 예술 서적들이 1층부터 천장에 이르기까지 빼곡하게 채워져 있고, 슈즈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루부탱의 작업실에서는 오드리 헵번의 구두 목각골부터 다양한 작품이 놓인 아틀리에까지 구경할 수 있으니까.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각 페이지의 주인공들이 직접 쓴 손글씨 인터뷰를 읽다 보면 그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듯 친근한 느낌에 빠져 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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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인 기자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2.02.03기사입력 201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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