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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E클래스를 처음 만났는데 왠지 낯이 익다.

그도 그럴 것이 최상급 모델인 'S클래스'를 쏙 빼닮았기 때문이다.

누구는 "이제 벤츠를 사러가면 대, 중, 소만 고르면 된다"는 우스개를 말하곤 한다.

S클래스, E클래스, C클래스까지 완벽한 패밀리 라인을 이뤘다는 의미다.

 

결론적으로 가장 최근에 나온 E클래스는 '신상' 같은 느낌이 별로 없다.

다만 누구도 흠잡기 어려운 벤츠의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자태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E클래스의 차체 크기는 전장 4925㎜, 휠 베이스 2940㎜로 구형보다 각각 43㎜, 65㎜ 늘어났다.

앞뒤 오버행의 비율을 줄여 스포티함을 극대화하고 있다.

날렵한 몸체와 물 흐르는 듯한 유선형 곡선이 이 시대 최고의 공기저항계수(Cd 0.23)를 만들어냈다.

 

차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여성의 신체를 형상화했다는 버킷타입 시트다.

시트 허리 부분이 넓고 어깨 쪽은 좁다.

차가 정지해 있거나 고속으로 치고 나갈 때 어느 순간에도 몸을 감싸는 느낌이 상당히 편했다.

엄마가 아기를 무릎에 앉혀 옆으로 안았을 때 아기에게 전해지는 느낌이 아마 이럴 것이다.

휠 베이스가 연장된 만큼 실내 공간, 특히 뒷좌석이 넓어졌다.

 

스티어링휠(운전대)에도 신기한 도구가 장착됐다.

운전대를 잡은 양손 엄지가 닿을 만한 곳에 위치한 터치컨트롤 버튼(스크롤센서)이 그야말로 '물건'이다.

엄지손가락을 위아래 좌우로 미는 조작만으로 차량 기능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주행모드를 바꾸거나 음악을 넘기거나 에어컨을 켜고 끌 수 있다.

손가락의 작은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확성이 놀랍다.

운전자의 집중력을 흩뜨린다는 이유로 터치스크린을 도입하지 않은 벤츠의 안전제일 철학이 그대로 묻어난다.

 

E클래스를 가장 '신상'스럽게 보이게 하는 건 12.3인치 와이드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다.

대형 와이드스크린 두 개를 옆으로 붙여놔 일단 보기에 시원하고 최첨단 인텔리전스 자동차의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해가 떨어지면, E클래스 자동차 안에선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실내 벨트라인 전체에서 은은하게 빛이 발산되는 앰비언트라이트는 무려 64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얘기만 들었을 땐 그저 그러려니 했는데, 동승한 가족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운전을 끝내고 한참 동안 앰비언트라이트 색상을 바꾸며 '나만의 공간'을 만들었다.

다섯 살 난 아들은 한화이글스 유니폼 색상과 비슷한 밝은 오렌지 색상이 가장 맘에 든다고 했다.

주황빛이 은은하게 감도는 차를 타고 지하주차장을 한 바퀴 쓱 돌아나오는 그 느낌이 잔상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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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출시 이후 신형 E클래스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작아진 엔진'이었다.

독일 럭셔리 중형 세단의 상징이던 힘센 3000㏄급 6기통 엔진이 이번 모델부터 4기통 1991㏄로 줄었기 때문이다.

엔진 다운사이징의 대세를 벤츠도 피해나가긴 어려웠나 보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부드럽고 진동 없는 시동소리가 들렸다.

도로에서 부드럽게 가속페달을 밟아봤다. 벤츠 특유의, 차 뒤에서 살짝 잡는 듯한 안정적인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진동과 소음 면에서는 저속과 고속을 막론하고 '역대 최고의 중형 세단'이라 불릴 만큼 탁월했다.

 

힘껏 가속페달을 밟자 엔진과 기어가 빠르게 반응하며 도로를 치고 나갔다.

무리하지 않아서 힘이 남아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차가 별로 없는 도로라면 '스포트++ 모드'로 놓고 꼭 차를 달려봐야 한다.

4기통에서 나오는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이제부턴 벤츠가 자랑하는 첨단 반(半)자율주행 기능을 느껴볼 차례다.

일단 운전대 왼쪽에 붙어있는 자율주행 조정기의 조작이 직관적이고 쉬웠다.

벤츠는 일반 차량의 와이퍼 조정기가 달려 있는 그 지점에 기어변속기를 둔다.

왼쪽 조향장치를 담당하는 스틱이 조향뿐 아니라 와이퍼까지 컨트롤하는 이유다.

그 왼쪽 조향장치 바로 아래 자율주행 조정기가 달려있다. 속도는 위아래로, 차 간 거리는 버튼을 눌러 조작한다.

 

드라이브 파일럿(Drive Pilot) 기술은 고속도로는 물론 시내에서도 앞차와 거리를 유지해줄 뿐 아니라 차선까지 지켜준다.

손으로 잡지 않아도 자동차 스스로 스티어링휠을 조작하며 주행하는 것이다.

기존엔 10초 내외 정도만 이 기능을 유지했지만 이번에는 최대 60초까지 연장됐다.

흰색 차선이 흐릿해도 앞차의 궤적을 인식하면서 따라갈 수 있는 똑똑함이 더해졌다.

 

실제 작동해보진 못했지만, 자동 브레이크도 100㎞/h 이내에서의 긴급 정지가 가능하게 진화했다.

보행자가 있을 경우는 정지할 뿐 아니라 주위의 상황에 따라 스티어링에 의한 충돌 회피 작동을 보조하는 회피 스티어링 어시스트도 새롭게 추가됐다.

 

차 스스로 한계속도와 앞차와의 거리를 조정하는 기술은 거의 틀림없이 작동돼 시간이 흐를수록 안정감이 더해졌다.

 

특히 차가 밀리는 도로에선 차가 가다 서다를 스스로 결정해 운전하다 보니, 피로도가 확 떨어졌다.

하지만 앞차를 따라가며 차선을 유지하는 기술은 허점이 있었다.

저속에서는 오작동이 없었지만 속도가 붙은 상황에선 차선을 넘어서는 경우가 생겨 급하게 운전대를 잡아야 했다.

자율주행 장치는 어디까지나 보조적 수단에 불과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범주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08.09기사입력 201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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