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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함께 살아온 개가 집을 나갔다. 그것도 밤 12시가 넘은 시각에.

큰 소리로 부르며 돌아다닐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집구석에 앉아 기다릴 수도 없고, 해서 잠도 못자고 끙끙거리다 아침 6시가 되어 개 이름을 부르며 동네를 헤매기 시작했다.

과연 녀석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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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을 개 이름만 부르며 돌아다녔다.

녀석과의 산책 코스는 물론 녀석이 그토록 가고 싶어했으나 내가 마음이 들지 않아 못가게 했던 샛길도 가보았다.

 

“라챠!!! 라챠야~~~?”

 

손에는 녀석이 좋아하는 소시지와 익숙한 장난감 소리를 내며 목이 터져라 이름을 불러도 녀석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른 아침 실례인줄 알면서도 페북에 라챠의 가출을 알리고 친구들을 카톡방으로 불러 관심을 부탁했다.

즉시 카톡이 왔다. 아침에 하얀색 개 한 마리가 뛰어가는 것을 ‘본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걸어가기엔 먼 거리라 얼른 마을 주차장으로 달려가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는데, 뒷산 어귀에서 라챠가 달려나왔다.

완전히 씐바람 난 표정이 아닌가.

차를 다시 제자리에 놓고 뛰어내리며 외쳤다.

 

“라챠! 이 개새야!!!!”

 

라챠는 나의 퇴근길을 제일 좋아했다.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낑낑거리기 시작, 집 뒷길을 지나 노상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이미 난리 블루스를 치고, 내 모습이 보이고 제 몸을 쓰다듬을 때까지 발광을 멈추지 않는다.

 

추측컨데 녀석이 밤에 집을 나간 이유는 목줄이 풀렸기 때문이고, 뒷산에서 나타난 것은 그곳이 산책 루트에서 조금 벗어난 곳이었으며, 해방감을 만끽하느라 날뛰며 돌아다니다 수풀에서 쉬고 있는데 ‘익숙한 엔진 소리’가 들리자 나를 생각하고 달려온 것이리라.

 

아무튼 그 사건 이후 라챠의 목줄은 더욱 단단해졌고 이름표가 부착되었으며 울타리 관리도 철저해졌다.

그리고 차분히 대응하지 않고 눈부터 뒤집어진 나 자신을 반성했다.

 

개를 잃어버렸을 때 페북과 카톡방에 그 사실을 알리는 것은 상식이다.

라챠의 경우 다행스럽게도 금세 재회했지만 몇 날 며칠이 지나도록 행방을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럴 땐 정말 미친다.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마음과 똑같다.

동물자유연대는 개를 잃어버렸을 때의 행동 요령을 일찌감치 공유하고 있다.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은 ‘전단지 부착’이다. 종이는 A3, 또는 A4가 적당하다.

동물자유연대는 내용을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간략하게 작성할 것을 권고하며 양식 표본도 함께 제시했다.

 

제목은 <개(고양이)를 찾습니다>로 한다. 잃어버릴 당시의 사진을 함께 공개한다.

품종, 잃어버린 날짜와 장소, 병력, 사례비, 연락처 순이다.

 

사례비는 가급적 분양 비용보다 더 높게 책정해야 찾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전단지 맨 아랫부분에는 ‘개(고양이)를 찾으면 전단지를 자발적으로 제거하겠다’는 글도 포함하는 게 좋다.

또한 부착한 다음날에 다시 부착 지점을 찾아 제대로 붙어있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필수다.

 

전단지는 잃어버린 지역의 동물병원, 반려견 주 산책로 등 반려동물 애정인들의 출입이 잦은 곳에 집중적으로 붙이되 게시판, 벽, 전봇대 등 눈에 띄는 곳도 빼먹지 않는다.

비용을 들여 신문배급소에 전단지를 끼워 배달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일이다.

 

또한 동물병원이나 애견용품숍, 편의점, 파출소, 주민센터 등을 탐문하는 동시에 ‘동물보호시스템’ 웹사이트에도 분실 사실을 공지하도록 한다.

 

이 고생의 원인은 모두 반려인의 탓이다.

목줄에 이름과 집주소, 전화번호가 적힌 표식만 해 두었어도 더 빠르고, 긍정적인 결과를 맞을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당신 곁에 당신이 사랑하는 녀석이 있다면, 당장 동물병원에 찾아가 반려동물 등록 절차를 밟고 목걸이도 채워주도록 한다.

 

 

이누리(프리랜서, 펫냥맘) / 사진 pixabay.com / 참고 동물자유연대(animals.or.kr)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6.08.18기사입력 201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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