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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유난스러운 더위에, 맛있는 장어 요리 생각이 절로 난다.

장어는 입안에서 살살 녹아드는 맛이 좋고, 각종 영양성분이 풍부해 더위에 지친 입맛과 기운을 쑥쑥 돋워주는 스태미나 식품이다.

 

장어는 뱀장어, 붕장어, 먹장어, 갯장어 등으로 나뉘는데 그중에 뱀장어를 제일로 친다.

이 뱀장어가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민물장어다.

장어류 가운데 유일하게 바다와 강을 오가는데, 등지느러미가 가슴지느러미보다 훨씬 뒤쪽에서 시작한다는 점에서 갯장어나 붕장어와 구별된다.

 

사실 뱀장어의 고향은 민물이 아닌 바다다.

깊은 바닷속 알에서 깨어나, 자신의 부모가 살았던 민물로 돌아와 일생을 보낸 뒤 산란기가 되면 다시 바다로 돌아가 알을 낳고 수정을 마친 후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민물장어는 자연산을 최고로 치지만 워낙 희귀해 민물로 돌아오는 치어를 양식해 사용한다.

이 치어가 잘 잡히지 않으면 장어 수급이 부족하면서 장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그때마다 장어집들이 자취를 감추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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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는 뱀장어·붕장어·먹장어·갯장어 등이 있는데 그중 뱀장어를 제일로 친다.


마블링이 좋은 고기가 맛있는 것처럼 장어도 기름기가 골고루 돌아 부드러운 것이 좋은 상품이다.

보통 1㎏당 4~5마리짜리가 살이 부드럽고 맛있다.

대부분 음식점에서는 전기충격기로 미리 잡아놓은 장어를 공급받아 요리한다.

물론 그것보다는 수족관을 두고 살아 있는 장어를 뜰채로 잡아다가 즉석에서 구워주는 집이 훨씬 맛있다.

 

장어는 대개 구워 먹는데 센 불에 서둘러 구우면 살이 뻣뻣해진다.

특히 양념구이는 은은한 불에서 완전히 익힌 다음 양념을 덧바르면서 구워야 타지 않고 양념맛도 제대로 배어든다.

요즘엔 양념구이 형태로 가정에서 데워 먹기만 하는 장어 제품이 흔해져서 조금만 정성을 들이면 맛있는 장어 요리를 실속 있게 해 먹을 수 있다.

 

포항이 고향인 필자는 장어 요리를 무척 좋아한다.

집 앞 바다에서 잡히는 붕장어(아나고)를 즐겨 먹었는데 가시가 많아 일일이 발라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주 가늘게 썰어 막장에 찍어 상추에 쌈으로 싸 먹었던 기억이 난다.

또 어머니께서 고추장 소스를 발라 프라이팬에 구워주시면 맛있게 먹었던 추억도 떠오른다.

 

민물장어를 처음 접한 것은 20대 중반 서울에 있는 일식집에서 일할 때였다.

일본식으로 간장 양념을 발라서 구워 먹었는데 그 맛은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달달하고 감칠맛 나는 양념장이 장어의 기름진 살과 더해져 풍미가 기가 막혔다.

 

일본으로 유학을 가보니 우리나라 삼계탕집처럼 굉장히 많은 장어전문점을 볼 수 있었다.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유명하다는 장어전문점을 두루 다녔다.

일본 서민들이 즐기는 저렴한 금액의 장어와 1마리에 10만원이 넘는 고급 장어집까지 아주 다양한 곳을 다니면서 맛보고 연구했다.

 

일본에서 장어를 제일 맛있게 먹었던 곳을 소개하자면, 도쿄에서 2시간 이상 떨어진 하코네 인근에 있는 ‘토모에’라는 장어전문집이다.

토모에는 일본 전역을 통틀어 장어 요리로 랭킹 1~2위를 다투는 아주 유명한 집이다.

 

그곳에 어렵게 찾아가 1시간 넘게 기다린 후에 비로소 장어맛을 볼 수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깔끔한 인테리어와 기모노를 예쁘게 차려입고 상냥하게 웃으며 친절히 대해주는 직원의 서비스가 기분을 좋게 한다.

음식을 너무 기다려서 그런지 배가 계속 꼬르륵꼬르륵 외칠 무렵, 장어소금구이와 양념장어가 나왔다.

 

이 집의 장어는 지금까지 먹어온 장어맛하고는 사뭇 달랐다.

잡내가 전혀 나지 않고 장어맛을 최대한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육질이 아주 부드러웠다.

그야말로 입에서 살살 녹는 맛!

이 집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껍질이 부드럽고 비린내가 다른 장어에 비해 적은 청장어만을 고집한다고 한다.

 

그동안 일반 장어집들은 달달한 간장소스를 베이스로 하기에 그냥 맛있게 먹는 정도였다.

마치 회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듯이. 그런데 이곳 장어는 은은하고 담백한 맛이 특별했다.

냉면으로 따지자면 평양냉면처럼.

그들의 노하우를 보자면 한 번 굽고, 살짝 찌고, 다시 굽는 식으로 여러 번의 조리과정을 거쳐 자신만의 맛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제 한국의 민물장어를 보자.

 

 

▶한국 최고 장어구이 정평 전북 고창 ‘초원장어’

간장 베이스 아니라 젓갈 곁들여 먹는 맛 별미

 

우리나라 민물장어 중에서는 풍천장어가 최고로 대접받는다.

여기서 풍천은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뱀장어가 바닷물을 따라 강으로 들어올 때면 일반적으로 육지 쪽으로 바람이 불기 때문에 바람을 타고 강으로 들어오는 장어라는 의미에서 ‘바람 풍(風)’에 ‘내 천(川)’ 자가 붙었다.

풍천장어의 유래가 된 곳이자 특산물로 유명한 전라북도 고창군 선운사 앞 인천강은 서해안의 강한 조류와 갯벌에 형성된 풍부한 영양분으로 인해 장어가 살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양식 장어는 물론 다른 지역에서 잡아들이는 뱀장어보다 이곳에서 잡아들이는 뱀장어를 최고급으로 친다.

 

필자는 한국 최고의 장어를 먹는다는 설렘에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고창으로 향했다.

그곳은 여러 군데에 다양한 장어전문집이 퍼져 있었다. 그중 역사가 있는 ‘초원장어’집을 갔다.

그 집에서 소금구이와 양념 두 가지를 모두 주문했다. 생각보다 흙내가 없었고 살도 통통하니 장어를 잘 요리해줬다.

 

이곳의 특이한 점은 장어에 젓갈을 곁들여 먹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좀 신기했다.

일반 장어라면 간장소스를 베이스로 하는데, 이곳은 고창 풍천장어를 지방 특유의 맛으로 잘 표현했다.

짭조름한 젓갈로 장어의 맛을 한층 끌어올려 준 덕분이다.

 

원래 전라도는 젓갈로 유명하다. 아마도 풍부한 해산물과 질 좋은 소금이 있기 때문 아닐까.

장어도 좋았지만 깔린 반찬 또한 너무 맛있어서 포장해서 서울로 들고 가고 싶었다.

 

고창에는 이렇게 맛있고 훌륭한 식당이 많은데 아직 홍보가 덜 돼 손님들이 많이 찾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분이 종종 계신다.

좋은 식당이 오래 가려면 손님이 자주 찾아줘야 한다. 이곳 고창의 장어전문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고객이 오기만을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먼저 더 노력하고 손님들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래야 50년, 아니 100년 이상 가는 진정한 명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신동민 셰프의 Cooking Tip

 

장어덮밥

 

재료 : 양념된 장어(시판용) 1마리, 장어소스 50g, 시소 잎 4장, 밥 1공기, 초생강 적당량

 

만드는 법

 

➊ 시판하는 양념장어를 프라이팬에 익혀서 주사위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

 

➋ 따뜻한 밥에 장어소스와 다진 시소 잎을 넣고 비벼서 간을 보고 부족하면 장어소스를 더 넣어준다.

 

➌ 그릇에 완성된 ➋를 담고 그 위에 장어 구운 것과 초생강을 올려서 마무리한다.

 

 

장어소금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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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붕장어(아나고) 2마리, 소금·조개젓 조금씩, 상추 적당량, 다진 마늘· 초생강 조금씩

 

만드는법

 

➊ 아나고에 소금을 뿌리고 프라이팬에 노릇하게 구워서 한입 크기로 잘라준다.

 

➋ 상추 위에 구운 아나고를 담고 다진 마늘과 초생강, 조개젓을 조금씩 올려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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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슈밍화미코 오너 셰프 / 사진 : 윤관식 기자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6.08.22기사입력 201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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