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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만의 폭염에 다들 지쳤던 이번 여름, 서울 강남역 5번 출구 근처에는 이른 시간부터 밤늦게까지 긴 행렬이 이어졌다.
지난 7월 22일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쉐이크쉑(Shake Shack, 일명 쉑쉑버거)’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룬 줄이다.
벌써 한 달이 지났음에도 쉐이크쉑의 열풍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동네 시장에서 종종 햄버거(hamburger)를 사주셨다.
그때 돈으로 한 개에 350원이었는데, 당시 짜장면이 400원이었으니 그리 싼 음식은 아니었다.
햄버거라는 이름도 생소할 때 처음 햄버거를 받아들고 행복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궁금한 마음에 빵을 열어 보니 그 속에 고기 패티, 마요네즈소스로 버무린 아삭한 양파와 양배추 그리고 토마토케첩과 토마토, 치즈 한 장이 들어 있었던 장면이 선연하다.
보기만 해도 풍성하고 먹음직스러워서 얼른 베어 물었는데 얼마나 새롭고 맛있었던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도 좋아하는 햄버거는 독일의 지명 함부르크(Hamburg)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함부르크라는 도시 이름 뒤에 ‘er’을 붙인 햄버거는 ‘함부르크에서 온 사람이나 물건’을 뜻한다.

다진 고기로 만든 햄버거의 기원은 놀랍게도 13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칭기즈칸(Chingiz Khan)은 몽골제국 기마병을 이끌고 유라시아 대륙을 정벌하면서 며칠씩 쉬지 않고 말을 달리면서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았다.
그러던 중 먹고 남은 양고기 부스러기를 납작하게 만들어 말과 안장 사이에 넣고 다니면, 말을 타는 동안 반복해서 체중으로 눌러주는 효과가 있어 고기가 부드러워지기 때문에 익히지 않고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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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8년 쿠빌라이 칸(Khubilai Khan)이 러시아를 점령하면서 몽골제국의 생고기를 갈아먹는 문화가 전해졌다.
러시아인들은 생고기를 갈아 다진 양파와 날달걀을 넣어 타르타르스테이크(steak tartare)를 만들어 먹었다.
그것이 중세 유럽의 무역 중심지였던 독일의 함부르크로 전파되면서 햄버그스테이크가 됐다.
항구 도시였던 함부르크는 미국행 이주자들에게는 주요 승선지의 한 곳으로, 이주자 중에는 독일인이 많았다.
그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햄버그스테이크는 햄버거로 변했고 탄산음료나 감자튀김을 곁들여 먹는 미국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fast food)가 됐다.

햄버거는 쇠고기를 제일 싸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햄버거가 백 년이 넘는 세월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탄탄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일 터다.

바쁜 직장인이나 아이들에게 금방 조리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햄버거만 한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햄버거는 질 낮은 고기를 사용한다거나 영양이 불균형한 대표적인 음식으로 건강에 이롭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특히 큰 프랜차이즈 업체의 햄버거는 대량생산되는 환경에서 더욱 질이 좋지 않을 수 있어 건강을 위해서 먹지 말자고 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전부 그런 것은 아니다.
요즘 젊은 요리사들은 열심히 연구해 건강에 좋은 햄버거를 많이 만들고 있다.
햄버거빵도 정성껏 만들고 질 좋은 고기를 패티로 사용하고 항상 신선한 야채를 준비함으로써 기존에 지적됐던 햄버거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도록 노력하는 곳이 많다.

필자가 지금까지 먹어본 햄버거 중에서는 미국 LA에 있는 ‘FATHER'S OPPICE’라는 맥주전문점에서 파는 햄버거를 최고로 꼽고 싶다.
이 집이 미국에서 정말 유명하다는 말을 듣고 LA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그 가게로 갔다.
작은 주택 같은 매장 입구에 들어서니 아주 다양한 맥주가 준비돼 있었다.
햄버거를 주문하는데 갑자기 고기 굽기를 물어보는 게 아닌가? 보통 레스토랑에서 레어, 미디엄, 웰던 식으로 주문한 적은 있어도 햄버거의 고기 익힘 정도를 물어 본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일단 그 말을 듣는 순간 그 집은 신선한 쇠고기만을 사용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원들 또한 이 집 햄버거에 강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그 모습이 더욱 믿음직스러웠다.

원래 이 집은 60년 이상 된 맥주전문점이었다고.
처음에는 바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경영이 어려워졌다.
몇십 년 전 오너가 바뀌고 그 오너가 햄버거를 만들기 시작한 후 오늘날 LA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햄버거로 손꼽히게 됐다.
이 집 햄버거의 첫 느낌은 ‘매우 신선하다’였다.
빵 속에 고기 패티와 치즈 그리고 신기하게도 3분의 2 정도가 취나물로 가득 차 있었다.
일단 한입 베어 문 순간 숯에 그을린 고기의 향과 육즙, 은은히 다가오는 치즈의 풍미, 여기에 취나물의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환상의 하모니를 이뤘다.
‘아! 맛있다. 이게 진짜 햄버거의 맛이구나’ 싶었다.
 

▶햄버거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유래된 이름, ‘함부르크+er’

몽고 칭기즈칸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찾은 게 기원

이 외에도 미국 서부의 유명하다는 햄버거전문점은 거의 다 둘러봤다.
그 중 샌프란시스코 인근 나파밸리에서 먹은 ‘부숑’의 햄버거도 좋았고 또 다른 작은 햄버거집에서 계란빵으로 만든 햄버거도 좋았다.
특이하게도 한국 김치를 사용한 김치버거도 있어서 놀란 기억도 있다.

한국에도 맛있는 햄버거집이 많다.
그중 서래마을에 있는 ‘브루클린더버거 조인트’의 수제버거와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 지하, ‘친밀’의 새우버거를 강추한다.

브루클린의 햄버거는 기본적으로 고기가 무척 신선하고 빵과 속재료의 궁합이 훌륭하다.
두툼한 패티를 한입 베어 물면 구수한 고기 맛이 입안에 가득 퍼지면서 햄버거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친밀은 스타 셰프로 유명한 오세득 셰프의 레스토랑인데, 다른 음식도 좋지만 금액과 맛, 퀄리티 모두 종합했을 때 새우버거가 제일 맛있었다. 이 집의 새우버거를 한입 베어 물자마자 “와! 새우다”라며 외칠 정도로 새우살이 꽉 차 있다.
아마 국내 새우버거 중 제일 맛있지 않을까 싶다.

요즘 맛있는 햄버거집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이런 집들이 불황에도 잘 되는 이유는 손님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하겠다는 진심이 있기 때문이다.
손님은 곧 음식평론가다.
손님이 없다면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나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신동민 셰프의 Cooking Tip

데리야키 햄버거

재료 : 햄버거 패티 2개, 햄버거빵 2개, 양상추 적당량

*데리야키 소스 : 마늘·생강(튜브용) 각 2㎝씩, 간장 4큰술, 조리용 술 4큰술, 정종 2큰술, 설탕 3큰술, 사과주스 2큰술

*특제 마요네즈소스 : 마요네즈 4큰술, 레몬즙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우유 1작은술

만드는 법

➊ 햄버거 패티와 빵을 살짝 구워놓는다.

➋ 냄비에 데리야키소스를 모두 넣고 걸쭉하게 농도가 나도록 약 5분 정도 중간불로 졸인다.

➌ 마요네즈소스는 그릇에 담아 잘 섞어놓는다.

➍ 구운 빵에 마요네즈소스를 바르고 양상추를 놓고 패티, 빵 순서대로 덮어서 마무리한다.

 
달걀피시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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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생선까스 2개, 달걀 3개, 모차렐라치즈 15g, 햄버거빵 2개, 버터 적당량

소스 : 마요네즈 4큰술, 소금 1g, 설탕 1/2작은술, 소금·후추 조금씩, 파슬리가루 1작은술

만드는 법

➊ 생선까스는 튀겨놓는다.

➋ 달걀을 삶아 껍질을 벗기고 모차렐라치즈를 넣는다. 계란의 남은 열을 이용해 치즈가 부드럽게 어우러지도록 포크로 잘 섞는다.

➌ 잘 섞인 ➋에 소스를 넣고 잘 버무려준다.

➍ 햄버거빵에 버터를 바르고 생선까스와 완성된 ➌을 고루 올린 다음 빵으로 덮는다.

➎ 먹기 좋게 잘라서 접시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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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슈밍화미코 오너 셰프 / 사진 : 최영재 기자]

 

신동민 슈밍화미코 오너 셰프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6.09.05기사입력 201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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