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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장식은 없다. 자연산 해산물만 가득…회 마니아라면 필수코스



 

연평도 앞바다에서 잡아온 싱싱한 자연산 활어를 맛볼 수 있는 시장이 있다.

바로 성수동에 있는 뚝도 시장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가 되면 조용하던 뚝섬나루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하다.

서해5도에서 잡은 활어를 배에 싣고 한강을 따라 뚝섬나루까지 직송하는 장관을 구경하기 위해서다.

동이 트기 전 서해5도 인근에서 잡아 올린 광어, 우럭, 꽃게, 도다리 등의 활어가 한강 뱃길을 통해 10시간여 만에 도착한 것이다.

최근 뚝도 시장은 서해5도의 어촌과 손잡고 활어 특화 시장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962년 개장한 뚝도 시장은 동대문 시장, 남대문 시장과 더불어 '서울 3대 시장'으로 꼽힐 만큼 명성이 대단했다.

그러나 시장을 사이에 두고 대형마트 5곳이 입점하게 되면서 경기 침체와 함께 이용객이 급감해 예전의 명성이 무색할 만큼 쇠퇴됐다.

희망의 빛은 뚝도 나루터가 열리고 서해5도의 싱싱한 활어가 들어오면서 시작됐다.

서해5도 또한 잇따른 중국 어선 침범과 북한의 도발로 하루하루 불안한 어민들에겐 안정적인 판로가 필요했다.

이렇게 어려움에 처한 서해5도와 뚝도 시장은 상생의 길을 찾아 함께 힘을 모았다.

서해5도에서 잡은 수산물의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함으로써 서해5도 어민의 소득이 증대되고, 시민들은 값싸고 신선한 수산물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뚝도 시장 내 연평도산 활어로 영업하는 수산물 점포는 현재 3곳이다.

어느 곳을 가도 자연산 활어회를 먹을 수 있지만 오늘 소개할 집은 서해 연평도와 동해 영덕이 만나는 '푸른바다 횟집'이다.

영덕 출신의 권복흠 사장님은 해녀 어머니와 어부 형제들 사이에서 평생 바다 일만 했기에 서울로 상경해 취직한 곳도 자연스럽게 횟집이 됐다. 횟집 주방 밑바닥부터 시작해 15년 만에 자신만의 횟집을 뚝도 시장에서 열게 된 것이다.

4형제 중 막내아들이 횟집을 열었다는 소식에 해녀 어머니는 틈만 나면 영덕 앞바다로 나가 문어, 해삼, 소라, 전복 등을 따서 보내주신다.

건강이 여의치 않아서 많이 잡지 못하는 날에는 자연산 돌미역, 해초라도 뜯고 말려서 서울로 보낸다.

지금은 연로하신 어머니를 대신해 어부인 형님들이 직접 잡은 것을 영덕에서 뚝도 시장으로 보내주고 있다.

자연산 모둠회 중(中)과 자연산 해산물 모둠 대(大)를 시켰다.

갖은 요란한 장식을 버리고 자연산 활어가 접시에 가득 촘촘히 채워져 나왔다.

불필요한 부요리와 거품을 빼고 오직 회로만 승부를 걸겠다는 사장님의 의지가 느껴진다.

사장님은 회를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상추나 깻잎에 싸지 말고 그저 회로만 한 번 먹어 보라고 하신다.

일단 아무것도 찍지 않고 회만을 먹어봤다.

생선 육질에 이가 파고들어 갈 때 톡 터지는 맛을 느껴봐야 한다며 자연산 회와 수족관에 들어 있었던 회 육질에 대한 설명도 곁들인다.

자연산 활어는 자란 환경이 넓고 활동량이 많으므로 육질이 쫀득하고 탄력이 좋다.

반면 횟집의 좁은 수조에 갇혀 있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활력이 떨어지고 육질이 퍼석하며 맛이 떨어진다.

야채와 함께 먹지 말라고 말씀하신 다른 이유는, 야채는 대부분 알칼리성인데 산성인 회와 섞이면 섬세한 회 맛을 즐기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자연산 활어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야채에 싸는 것보다는 고추냉이나 간장 소스를 조금만 곁들어 회 본연의 맛을 느껴야 한다.




 

야채 없이 회만 고추냉이를 푼 간장에 살짝 찍어서 먹어봤다.

살점이 달다. 씹을수록 구수한 맛이 더해진다.

활어 특유의 탱글탱글한 육질에 달고 구수한 맛이 더해져 다른 양념이나 소스가 필요 없을 만큼 충분히 만족스럽다.

활어와 함께 나온 해산물 모둠은 바닷속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전복, 멍게, 개불, 해삼, 돌멍게까지 동해 종합선물세트다.

주인이 직접 회를 뜨고 영덕의 어부 형님이 해산물을 보내오니 상 차림에는 거품이 없다.

시장 모퉁이 작은 횟집에는 서해와 동해가 함께 넘실댄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생선회 맛이 깊어진다.

서해 활어와 동해 해산물을 맛보고 싶다면 금요일의 뚝도 시장을 추천한다.

9월부터 매주 금요일에 '수산물 장 서는 날'이 열린다고 하니 뚝섬 나루터로 나가 어선이 한강을 따라 들어오는 모습과 팔딱팔딱 뛰는 활어를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자연산 회를 마음껏 즐겨 볼 수 있다.

 

이랑주 시장 큐레이터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09.08기사입력 201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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