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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말을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이대로 주저앉는 것인지, 아니면 다시 한 번 변화를 선도해나가는 국가로 발돋움할 것인지에 대해 다들 걱정 반 우려 반의 얘기를 쏟아낸다. 

생각해보면 6·25 전쟁 후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우리나라에서 이제는 산업을 선도하는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나온 것은 기적이나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를 오늘날의 삼성으로 만들어낸 경영인 중 한 명으로 윤종용 전 부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전자를 세계 최고의 IT기업 중 하나로 일궈낸 윤종용 전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이메일을 통해 삼성전자 직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며 강조한 것이 바로 ‘격물치지(格物致知)’라는 고전의 깨달음이었다. 

윤 전 부회장은 마지막 이메일에서까지 격물치지의 중요성을 강조할 만큼 격물치지를 자신의 경영철학으로 여겼다.
윤종용 전 부회장은 끊임없이 변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미래의 변화를 선도하려면 사물에 대한 깊은 지혜로움이 있어야 하는데 격물치지야말로 이런 변화의 경영 시대에 걸맞은 경영자의 자세라고 했다. 

기업은 미래의 변화를 선도적으로 대처해나가야 한다.
미래경영의 출발점은 자신의 현재 상황에서 본원적인 문제를 깨닫고, 무엇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지를 살피는 격물치지의 경영에서 시작돼야 한다.
무엇이든지 한 가지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깊이 생각함으로써 그 일의 이치를 비로소 깨닫게 된다는 격물치지야말로 미래 혁신을 선도하려는 기업에 있어서 필요한 경영관이라 할 수 있다. 

‘격물(格物)·치지(致知)·성의(誠意)·정심(正心)·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히 알려진 이 구절은 중국 사서(四書)의 하나인 대학(大學)에 나오는 유명한 8조목이다.
중국 송나라 시대의 유학자 주자(朱子)는 격물이란 궁리(窮理)며, 스스로 알려고 노력하면 만물에 대한 이치를 깨닫게 되고, 오늘 하나의 이치를 터득하고 내일 또한 하나의 이치를 알기 위해 힘을 들여 노력하면 어느 날 갑자기 모든 이치를 깨닫게 된다고 했다.
또 격물치지란 사물의 이치를 규명해 지혜를 얻게 되는 일이라 했다. 

대학에서는 격물치지의 깨달음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어떤 사람이든 그 마음에 지혜를 갖고 있지 아니함이 없고 어떤 천하의 사물이든 그 안에 이치를 갖고 있지 아니함이 없으나 오직 지혜를 깨닫지 못하는 것은 한 사람이라도 진정으로 이해를 하지 못함이요, 한 가지 일이라도 진정으로 그 이치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약 한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면 모든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한 가지 일을 진정으로 그 이치를 이해하게 되면 모든 일들의 이치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어떤 일을 하든지 그 한 가지 일의 원리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깨닫게 되면 다른 모든 것의 이치에도 환하게 관통하게 된다는 의미다. 

격물치지 경영의 의미는 오늘날 경영자들이 깊이 새겨들어야 하는 경영의 기본 원리다.
경영자가 직면하는 문제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라 경영자가 그 이치의 근본을 정확히 관통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경영자가 진정으로 어떤 일의 이치를 이해하고 깨달음을 갖게 되면 자신이 직면한 문제가 새롭게 보이고 여기서 그 문제의 근본원리를 깨달을 수 있다.
이런 격물치지의 경영철학을 기업 경영 전반에 있어서 가장 성공적으로 펼친 기업이 IKEA(이케아)다. 

전쟁 이후 1950년대 중반 스웨덴에서는 대규모 인구 이동이 시작됐고, 수만 명의 사람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들었다.
이런 인구 이동에 따라 가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그들은 특히 값이 싸면서도 새로운, 그래서 개성을 살려줄 만한 가구를 원했다.
그러나 당시 대부분 가구업체는 이들을 서민층의 저렴한 가격에 대한 수요를 가진 소비자로 파악하고 접근했다.
스웨덴 가구업체들은 가격 인하 경쟁에만 치중했다.
가격 인하에 대한 압력이 심해지면서 제품 품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구매한 제품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들 불만 또한 점점 쌓여갔다. 

이런 상황에서 IKEA는 고객들의 진정한 수요가 저렴한 제품 가격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새로운 가구의 구입은 새로운 가정을 꾸미는 일이 됐고 또한 새로운 삶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IKEA는 가구를 통해 소비자의 삶을 더 낫게 만들어주는 것이 기업의 미션(mission)임을 깨달은 후 기업 사명을 ‘The Better Life(더 나은 삶)’로 정하고 여기에 모든 경영 활동을 집중했다. 

IKEA 매장은 일반적인 매장처럼 ‘시내에 접근성이 좋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외에 지어졌다.
교외에 있기 때문에 편리한 교통과 넓은 주차장은 기본이 돼야 하고,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대개 자가용을 통해 방문한다.
고객은 매장 입구에 들어섰을 때부터 타 매장들과는 다른 차별화를 느끼게 된다.
고객들은 제일 먼저 매장 안내도를 보게 되는데, IKEA는 고객들이 대형 매장을 보다 수월하게 쇼핑하게 하기 위해 카탈로그와 메모지, 연필을 배치해둔다.
이를 이용해 전시장이나 가구를 체크하면서 쇼핑할 수 있도록, 작지만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장 안에는 전시용 공간(Show Room)을 둬 고객들이 다양한 콘셉트로 인테리어 된 주방, 침실, 거실 등을 둘러보면서 가구와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한다.
고객이 가구를 직접 보며 자신이 꾸밀 공간을 구상해봄으로써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공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제품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효과다.
그리고 넓은 공간에서 쇼핑하느라 지치기 쉬운 고객들에게 음료나 가벼운 음식 등 간단한 셀프 서비스를 제공하고 레스토랑, 카페테리아, 누구나 쉬었다 갈 수 있는 넓은 문화공간을 마련해 고객들이 단순히 가구를 보고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IKEA의 제품으로 만들어진 The Better Life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무선인터넷과 첨단 장비가 더해진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보편화되면서 IKEA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포터블 인테리어 플래너(Portable Interior Planner)’로 명칭된 이 서비스는 한마디로 ‘모바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을 활용한 가상의 인테리어 배치 서비스다.
IKEA는 ‘IKEA PS’라는 새로운 가구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이 새 가구를 들여놓을 때 겪어야 하는 불편을 최소화할 방안을 고민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증강현실을 이용한 애플리케이션이다.
모바일 증강현실을 통해 자신의 집과 사무실을 직접 꾸며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삶을 이뤄나갈 수 있게 하는 게 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소비자들은 IKEA 매장에 전시돼 있는 공간을 카탈로그를 통해 체험하고 더 나아가 이 공간을 자신의 집에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이를 통해 IKEA는 소비자에게 매장이 마치 소비자의 손에 들어오는 듯한 느낌을 주고 또한 소비자에게 무한히 선택의 폭을 넓히는 역할을 했다. 

IKEA야말로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새로운 기술과 경영 환경에서도 그런 깨달음을 실현해가는 격물치지 경영을 완성해낸 기업이라 하겠다. 


                           [한상만 성균관대 경영대학장 경영전문대학원장] 

 

한상만 성균관대 경영대학장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6.09.12기사입력 201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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