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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김재준 삼성서울병원 위암센터장(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회장)이 위 내시경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성서울병원]

 

건강검진을 받으면 거의 모든 수검자들이 위염 진단을 받는다.
그러나 평소 맵고 짠 음식을 즐겨 먹는 식습관 때문에 위염 진단을 받아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위 질환이 많은 원인으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꼽는 전문가가 많다.

김재준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회장(삼성서울병원 위암센터장)은 최근 학회 임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헬리코박터균은 주로 위장점막에 주로 감염되어 상피세포를 손상시키고 염증을 일으켜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암, 점막연관림프조직(MALT) 림프종 등을 유발한다"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헬리코박터균을 위암 유발 인자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헬리코박터균은 헬리콥터 모양의 조그마한 실타래처럼 생겼고 그 크기는 현미경의 고배율에서만 보일 정도로 작다.
길이는 2~7마이크로미터(㎛)이고 폭은 0.4~1.2㎛쯤 된다.
껍데기에는 7~8개의 섬모가 늘어져 있어 풀어진 짚신처럼 보인다.
위벽 바로 위에는 끈끈한 점액이 덮여 있어 웬만한 생물은 이곳을 뚫고 들어갈 수 없지만 헬리코박터균은 미꾸라지가 진흙 속을 뚫고 지나가듯이 점액을 통과해 위점막 표면에 안착할 수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성인 10명 중 7~8명꼴로 위에 기생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경우 위암에 걸릴 확률이 약 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헬리코박터에 감염된 사람이 위암에 걸릴 확률은 1~2%로 보고되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1983년 호주 로빈 워런과 배리 마셜에 의해 발견됐고, 워런과 마셜 박사는 200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세계 각국은 헬리코박터균이 위암 유발 인자로 밝혀지면서 '제균전쟁'에 나서고 있다.
심기남 이화여대 의대 교수는 "일본은 국가에서 돈을 대주며 '감염자는 무조건 제균하라'고 하고, 유럽 국가들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자가 많지 않고 감염이 흔하지 않아 국가에서 제균을 해주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은 십이지장궤양, 위궤양, 위림프종 등이 있을 경우 제균 처방을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경로는

헬리코박터균은 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며 주로 아동기에 감염된다.
영아 때부터 성장하면서 지속적으로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를 조사해보면 대부분 4~6세 이전에 감염이 일어난다.
사람 간 전파는 주로 가족 내에서 이뤄지는데, 이는 접촉이 잦기 때문이다. 특히 어릴 때 엄마와 자녀 간 전파가 주요한 경로로 알려져 있다.

전파 경로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변이나 타액, 구토물 등을 통해 분변 대 구강, 구강 대 구강, 위 대 구강 경로로 옮겨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승영 고려대 의대 교수는 "헬리코박터균이 대변에서 살아서 분리된 경우가 있어 익히지 않은 채소나 어패류 등을 통해서, 물속에 남아 있는 경우에는 오염된 흙 주변에 있는 샘물이나 오래된 상수도관을 통해 물을 마실 때 전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식사를 하거나 엄마가 씹어서 아이에게 먹여주는 것, 수건을 같이 쓰는 것, 도시가 아닌 거주 환경, 어린 시절 한 방을 쓰는 가족 수가 많은 것 등도 헬리코박터균 감염 위험이 높은 요소다.
하지만 술잔을 돌리거나 한 그릇의 음식을 여러 명이 먹는 경우 헬리코박터균이 전파 될 가능성이 있지만 바로 다른 사람에게 옮길 확률은 높지 않다.

헬리코박터균은 대부분 어린 시절에 감염되고 헬리코박터균이 구강 내에 있다고 해서 반드시 위 내 감염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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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해야 하나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는 2013년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과 위 말트(MALT)림프종, 내시경절제술로 제거한 조기 위암, 만성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을 가진 경우에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강력히 권고한다"는 진료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위암 가족력, 기능성 소화불량증과 소화성 궤양의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 장기간 저용량 아스피린을 투여하는 경우에도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고려하도록 했다.
다만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모든 환자에서 위암이 발생되거나 소화기 관련 증상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모든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
치료약은 항생제 처방이다.

박준철 연세대 의대 교수는 "그동안 연구 결과를 보면 동아시아에서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을 때 위암 발생률이 높았으며, 이는 동아시아 지역의 헬리코박터균이 갖는 독성인자(Cag A) 때문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 말트림프종(변연부 B세포 림프종) 및 내시경 절제술로 제거한 조기 위암에서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해야 한다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어 "다만 암을 예방한다는 대규모 전향적 무작위배정 연구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증상이 없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자를 모두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비용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헬리코박터균 치료 시 주의점은

헬리코박터균 치료에는 항생제를 사용한다.
현재 치료의 성공률은 70~80%로 낮고 제균의 주요 실패 원인은 항생제에 대한 내성과 항생제를 제대로 복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상연구에 의하면 균 치료에 실패한 경우의 3분의 1 정도만 항생제 내성이 발견돼 오히려 처방된 약을 제대로 먹지 않는 것과 같은 다른 요인이 더 많다.

김용성 원광대 의대 교수는 "환자들이 처방받은 약제를 잘 복용하지 못하는 것은 여러 가지 약제를 동시에 복용해야 하는 복잡함과 항생제 연관 부작용 때문"이라면서 "일반적으로 3가지 약제를 동시에 투여하는 데 대한 연구에 의하면 24%에서 부작용이 있고 이로 인해 약 1.8%의 환자가 약물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가장 흔한 항생제 연관 부작용은 쓴맛이며, 무른 변 혹은 설사, 복부 불편감, 오심 등의 순이다.

항생제는 적절한 기간에 적절한 용량을 섭취해야 효과적인데, 80% 미만으로 약을 복용하면 치료가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에 따른 항생제 내성이 생길 확률도 높아진다.
따라서 헬리코박터 제균에 성공하고 항생제 내성을 예방하려면 빠지지 않고 약제를 잘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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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균 치료 후 재발은 흔한가

헬리코박터균 치료 후 재발은 흔하지 않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의 재발은 재발현(recrudescence)과 재감염(reinfection)으로 분류된다.
재발현은 균 치료 후 확실히 제균되지 않고 억제되어 있던 균주들이 다시 나타나는 것이다.
재감염은 완전히 제균되고 새로운 균주에 다시 감염되는 것을 뜻한다.
재발현과 재감염을 임상 진료에서 정확하게 구별하기는 어렵고, 일반적으로 12개월 동안 음성이었다가 다시 양성으로 바뀌는 것을 재감염으로 정의하고 있다.
 
최기돈 울산대 의대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연간 2% 미만의 재감염률을 보이는 반면 개발도상국에서는 연간 9.6~23.4%의 높은 재발을 보인다"며 "한국은 1998년 재감염률이 연간 13%였지만 2013년 3.5%로 낮아졌고 남자가 여자보다 재감염이 흔하고 수입이 낮은 경우 재감염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관련된 질환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의한 가장 흔한 결과는 무증상의 만성위염이다.
만성위염은 자각 증상이 없으며, 일반적 수준의 건강에 해가 되지 않으므로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감염된 사람의 약 15%에서만 위장 질환이 발생한다.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을 아우르는 소화성궤양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의해 발병하는 잘 알려진 질환이다.
좀 더 흔한 위장 질환으로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도 헬리코박터균 감염의 결과이다.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은 위암 발생의 위험도를 높이는 병변이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서 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며, 진행 정도에 따라 암 발생 위험에 차이가 있다.

정대영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위암은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연관되어 있어 발생위험도가 2~4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헬리코박터균은 전신적으로 혈액질환이나 면역질환, 심지어는 신경계질환이나 대사질환, 피부질환과도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인간과 세균의 관계, 감염병에 대한 의학의 시각을 바꿔준 매우 흥미로운 세균이다.

가족 전체가 치료를 받아야 하나

헬리코박터균은 집단 감염보다 집안에서 주로 감염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305명의 소아와 그 부모에 대한 연구에서 어머니의 감염이 아버지의 감염보다 자식에게 전파하는 데 주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어머니에 의한 감염뿐만 아니라 형제간 감염도 의미가 있었다.

정우철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가족 중에 한 사람이 감염됐을 때 가족 전체가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며 "가족 구성원은 개별적인 증상 유무에 따라 내시경 검사를 받고, 내시경 소견에 따라 균 치료의 대상이 되면 치료를 받는 게 합당하다"고 말했다.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자 90% 이상이 무증상으로 지내고 헬리코박터균으로 인한 위 암화(癌化) 과정은 개인적인 감수성과 더불어 환경적인 영향(식생활이나 흡연 여부 등)이 복잡하게 작용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09.21기사입력 201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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