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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이력서가 부쩍 많이 들어온다.
내부 인트라넷에 저장된 10만 명이 넘는 인재 DB 중 빨간색 깃발이 달린 이력서들이 있다.
일명 주홍글씨라 불리는 이 사람들은 블랙리스트로 간주해 추천대상에서 과감하게 제외한다.
화려한 백그라운드와 경력으로 서치펌에 이력서를 등록했으나 연락이 오지 않을 때는 “혹시 내가 관리대상 인물로 찍혀 있지 않은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돕기 위해 헤드헌터들이 기피하는 인재 유형을 5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인터뷰 직전에 연락 두절되는 두더지형 

올해 초, 공기관의 주요한 책임자를 추천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다.
공기관의 특성상 해당 기관에 맞는 이력서, 자기소개서 및 경영계획서 작성을 처음 접하는 후보에게는 매우 어렵고 까다로운 숙제이다.
그만큼 후보자가 준비해야 할 서류나 인터뷰 프로세스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이런 경우에는 담당 컨설턴트가 후보자를 위해 거의 매일 통화로 도움을 주고 스케줄이 안 될 때는 집까지 방문해서 서류 작성을 도와주며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하게 한다.
그중 지원의사를 밝힌 한 후보자는 평소 본인이 꼭 해보고 싶은 드림 포지션(Dream Position)이라며 적극적으로 나섰고, 우리 회사에서 판단하기에도 경쟁우위가 충분한 후보자였기에 열과 성의를 다해 서포트한 결과 최종 후보자 리스트까지 올라가게 됐다.
그런데 기간 최고 책임자와의 인터뷰하기 바로 전날, 후보자로부터 일방적인 문자 통보를 받았다.
다른 곳에 합격하였으니 이 포지션은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순간 눈앞이 깜깜해지고 수십 번 통화를 시도하고 만나자 문자했지만 이미 자취를 감추고 연락마저 두절되고 말았다.
그 후에 돌아온 고객사의 말할 수 없는 질타는 모두 우리의 몫이었고, 이 프로젝트를 위해 받았던 선수금을 돌려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다신 그 기관의 일을 못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의 행동이 우리 회사가 그 회사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2.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얌체형 

패션업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A는 곧 회사를 그만두어야 된다면서 상담을 요청해 왔다.
그녀는 나이가 50대 중반이며 이미 고위 임원의 타이틀을 달고 있었기에 이직이 만만치는 않았다.
그러나 같은 여성이면서 전문 직종에서 유리 천장을 깬 그녀가 대견하고 꼭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후계자를 찾고 있던 회장과 인터뷰 자리를 주선했다. 

항상 시간을 쪼개 쓰는 필자였지만 인터뷰 자리까지 함께하며 “시장에 이만한 경력자가 없다”는 것을 관철시켰다.
그 후에 식사자리까지 주선해 주었고 출근 날짜만 정하지 않았지 서로 같이 일하자는 암묵적인 약속이 자연스럽게 오고 가게 되었다.
그녀가 몇 년 후에 CEO가 되는 상상에 기분까지 흐뭇해졌다.
비즈니스로 연결한 것이 아닌 양쪽의 필요에 따라 소개가 이루어졌기에 더 이상 연락을 취하지 않고 있었는데, 얼마 후 황당한 소식이 들려왔다.
그녀가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이미 일을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급할 때는 그렇게 조언과 도움을 구하며 끊임없이 연락하던 후보가 한마디 설명도 없이 이런 행동을 취한 것에 어안이 벙벙했다.
좋은 마음으로 소개한 회사 오너에게는 백배 사죄를 했지만 그 후 미안한 마음에 얼굴도 못 들고 신용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혔다. 



▶3.주변 평판이 낮은 안하무인형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후보자들은 주위의 평판 결과에 따라 정해지기도 한다.
다국적기업에서 인사 업무로 경력을 쌓은 C는 겉으로 보기에는 최고의 실력을 갖춘 인사 전문가로 포장되어 있다.
화려한 이력서와 달변으로 무장한 그의 인터뷰 결과만 믿고 덜컥 합격시킨 회사는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했다’는 뒷이야기를 들었다.

합격 통지를 보내기 전에 한두 명의 친분 있는 지인에게 가볍게 물어보았을 때는 ‘성과를 잘 내는 능력 있는 사람’이라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근무를 시작하면서 이런 저런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기는 것이 이상해 360° 상세 평가를 해보니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사람이 입사해서 인사부 책임자가 되면 그 조직은 와해된다”, “인사부가 큰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며 갑의 입장에서 칼을 마구 휘두른다”, “성과를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한다”는 등의 상상을 초월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나왔다.
마지막 직장에서 일주일 전에 퇴사하겠다는 통보를 한 그의 행동은 인사 업무를 했다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상식 밖의 일이었다.
인수인계 기간이 턱없이 부족하니 한 주만 더 있어 달라는 부탁도 거절하고 짐을 싸서 나갔다는 일화는 서치펌의 컨설턴트들이 다시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이 없도록 꼭 기록하게 되는 데이터다. 


▶4.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개념 상실형 

서치펌에서 후보자를 물색할 때 꼭 하는 질문이 있다.
첫째, 현재 옮길 수 있는 상황이 되는지.
둘째, 기대하는 연봉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셋째, 언제쯤 입사할 수 있는지 등이다.
 
짧게는 한 달에서 길면 6개월까지 이어지는 채용 절차 진행 후 연봉 수준이나 입사 날짜가 안 맞으면 그동안 했던 수고가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제조업에서 경력을 쌓아온 D는 더 이상 본인의 역량을 현 회사에서 키울 수 없다 생각하며 이직을 준비하던 차에 한 고객사와 연결이 되었다.
후보자와 회사의 궁합이 잘 맞아서인지 일사천리로 인터뷰가 진행됐고 마지막 오퍼 내용에 사인만 하면 모든 프로젝트가 종결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고객사로부터 받은 오퍼 내용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지금까지 긍정적이었던 후보자의 태도가 180°로 달라졌다.
돌연 처음 진행 시 말했던 연봉의 2배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그 이유를 물어보니 “고객사가 본인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으니 입사 전에 연봉협상을 세게 해야겠다”는 답변이었다.
이런 경우 후보자의 의식과 윤리성까지 의심하게 된다.
처음에는 ‘회사가 제시하는 연봉에 충분히 맞추겠다’고 하던 사람이 막상 본인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여기면 터무니없는 ‘딜’을 하는 후보자를 어떻게 믿고 추천하겠는가? 


▶5.이력서를 조작하는 비윤리형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의외로 많은 후보자들이 본인들이 근무한 경력 기간이나 학벌을 숨기거나 만드는 경우를 경험한다.
 
신규 호텔의 책임자를 찾고 있을 때였다. 호텔리어로 잔뼈가 굵고 매니지먼트 능력도 좋아 전국으로 체인을 확장할 수 있는 실력자를 원했다.
학력, 경력, 맡아왔던 업무 등 모든 면에서 딱 맞아 떨어지는 후보자가 다행스럽게 물색됐다.
그런데 추천서류 작업 도중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후보자가 2년 전에 보내줘 회사 시스템에 저장된 이력서와 이번 프로젝트에 받은 이력서 내용에 다른 점이 있었던 것이다.
이상한 마음이 들어 알아봤더니 실제로 일했던 경력과 업무 내용이 이력서에 기재되어 있는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교묘하게 짧게 있었던 직장 경력을 늘리거나 삭제하고, 지원한 회사와 관련된 경력을 과대 포장하는 수법이었다.
이력서의 가장 중요한 경력사항 자체를 바꾸거나 조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사안이다.
최근 많은 구직자들이 이력서상의 경력기간, 맡았던 업무, 성과를 부풀리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인재 DB에서 빨간색으로 ‘향후 추천 금지’라고 표시된 주홍 글씨를 입게 되어 영원히 추천 불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이 외에도 서치펌에서 기피하는 후보자들은 향후 본인이 어느 분야로 이직이나 전직을 할지 명확한 플랜이 없거나 지금까지 쌓아 온 경력이 이직할 회사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리가 안 된 후보, 단순히 몸값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헤드헌터를 이용하려는 불순한 생각을 가진 후보 등이 있다.
 
요즘 같은 시대에 헤드헌터는 행복한 삶을 위해 자신과 알맞은 직장을 갖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의 파트너로 자리 잡았고, 누구나 고용 시장에서 자신의 실력에 따라 몸값을 책정하고 그것을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 사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화려한 학력, 잘 관리된 경력과 경험이 있더라도 기본적인 신뢰를 지키지 않으면 언제든 빨간 깃발을 단 블랙리스트 후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신뢰만큼은 철저하게 지켜 최고의 인재로 추천 대상 리스트의 첫 번째 줄에 이름을 올릴 수 있길 바란다. 

 

유순신 헤드헌터자료제공 LUXMEN
발행일 2016.09.22기사입력 201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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