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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젓가락질 못하는 영국인을 위해 포크로 찍어 먹을 수 있게 만들었다.


바삭바삭한 고기 튀김과 새콤달콤한 소스.
생각만 해도 군침이 싹 도는 탕수육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중국요리의 대표 메뉴다. 

탕수육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 입학식, 졸업식, 생일 등 기념일과 소스를 부어 먹는 부먹파냐, 찍어 먹는 찍먹파냐 등 수많은 추억이 떠오를 것이다. 

필자에게도 탕수육에 관한 여러 가지 추억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탕수육을 처음 맛봤던 날은 잊을 수가 없다. 

어린 시절 집에서 배달시켜 먹는 중국 음식은 짜장면과 짬뽕이 전부였다.
그래서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탕수육이라는 음식이 있는 줄도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를 따라 어머니 친구분 댁에 갔다. 그날 처음으로 탕수육이라는 음식을 봤다. 

윤기가 반지르르하게 흐르는 고기 튀김 탕수육은 어린 필자의 눈에 정말 근사하고 맛있어 보였다.
하지만 짜장면을 각자 시키듯 탕수육도 다른 분이 자기 몫으로 주문한 음식인 줄 착각하고 탕수육을 바라보면서 연신 군침만 삼켰다.
그때 어머니께서 “고기 좋아하는 애가 탕수육은 왜 안 먹니?”라고 물으셨다. 

그제서야 ‘먹어도 되는 거였구나’ 쾌재를 부르며 얼른 집어 들었다.
아껴 먹느라 조금씩 베어 물었던 기억이 난다.
달달한 소스를 입은 고기 튀김 맛이 얼마나 환상적이던지. 

남녀노소 누구나 탕수육을 즐겨먹지만 탕수육의 역사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탕수육에는 ‘아편전쟁에 패한 중국이 영국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개발한 음식’이라는 뼈아픈 역사가 담겨 있다. 

1842년 중국이 영국과 강화조약을 체결함에 따라 홍콩은 150년간 영국의 지배를 받게 된다. 영국에 홍콩 땅을 내주고, 중국 내에서 영국인의 자유 활동을 보장해주면서 홍콩과 광저우 등지에 많은 영국인이 이주해왔다. 

그러나 영국인은 입맛에 맞지 않고 젓가락을 사용해야 하는 중국 음식 문제로 불편을 겪었고 급기야 중국 측에 항의까지 한다.
이에 중국인들은 육식을 좋아하는 영국인 입맛에 맞고, 젓가락질이 서툴러도 먹을 수 있는 요리를 개발하게 됐는데, 이게 바로 탕수육이다. 

탕수육은 이처럼 중국의 굴욕적인 상황에서 만들어졌지만 덕분에 새콤달콤 바삭한 탕수육을 지구촌에서 널리 즐기게 됐으니 전화위복이라는 생각도 든다. 

탕수육의 중국 이름은 ‘당초육(糖醋肉)’이다. ‘달고 신맛이 나는 고기’라는 뜻이다. 

돼지고기를 한입 크기로 썰어 간장, 후추 등으로 양념한 후 녹말가루를 입힌 다음, 기름에 튀겨 그 위에 설탕(糖·사탕 당)과 식초(醋·식초 초)를 넣어 걸쭉하게 만든 소스를 부어 먹는다. 

주재료에 따라 탕수에 여러 단어를 붙일 수 있는데, 생선을 녹말에 튀겨 달고 새콤한 소스를 뿌리면 탕수어(糖醋漁)가 되고 쇠고기를 사용하면 탕수우육(糖醋牛肉)이 된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영국인에게 달달하면서 새콤한 소스를 묻힌 고기 튀김은 입안에서 살살 녹았을 것이다.
또 젓가락질을 못해도 포크를 사용해 찍어 먹을 수도 있으니 금상첨화였을 터다. 

이런 탕수육이 개화기 때 우리나라에 들어와 중국 음식점에서 인기 메뉴가 됐고 이제는 탕수육 전문점까지 생겨나 보다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탕수육의 원형은 중국의 당초육에서 찾을 수 있지만,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해온 탕수육은 이제 한국 음식 반열에 올려도 되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학창 시절부터 탕수육을 즐겨먹었다. 친구들과 탕수육을 먹으며 이 집은 이래서 맛있고 저 집은 저래서 맛없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탕수육을 자주 접하면서 탕수육은 어떤 맛이어야 한다는 나름의 고정관념이 자란 것 같다. 

그런데 일본 유학 시절, 일본식 탕수육 ‘스부타’를 맛보면서 탕수육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게 됐다. 

스부타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고기를 막대같이 자르지 않고 얇게 썰어 전분을 묻혀 튀긴 다음 식초 소스를 넣고 함께 볶아 만든다. 

소스는 기존의 탕수 소스와 살짝 다르다. 새콤달콤한 맛은 비슷하지만, 고기 튀김에 소스를 뿌리지 않고 함께 볶아내기 때문에 소스의 맛이 고기 튀김에 쏙 배어든다는 것이 특징이다. 

탕수육의 중국 이름은 ‘당초육’ 일본 탕수육은 ‘스부타’ 

안심을 넓은 편으로 썰어 바삭하게 튀겨낸 꿔바로우도 인기 

탕수육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준 음식이 하나 더 있다.
꿔바로우를 알기 전에는 그냥 탕수육은 탕수육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해외에 나가 중식요리 메뉴를 보면 우리나라의 인기 음식인 짜장면과 짬뽕은 보기 힘들다.
탕수육 또한 한국 탕수육하고 사뭇 달랐다. 

런던의 어느 중식 전문 레스토랑에서 꿔바로우를 먹은 적이 있다.
하얀 접시에 하얀 튀김 그리고 소스만 뿌려져 있어 너무 단순하고 휑해 보이기까지 했다. 뭔가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고기가 드문드문 보이고 고기 양도 푸짐하며 소스에 각종 야채가 들어 있어야 탕수육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꿔바로우에 대한 첫 느낌은 실망스러웠다. 

꿔바로우는 탕수육의 일종으로 안심을 넓은 편으로 썰어 바삭하게 튀겨낸 요리다.
역시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일단 배가 고프니 먹어보자 하며 한입 베어 물었는데, 맛과 식감이 너무 좋았다.
보이는 비주얼보다 맛이 너무 훌륭해서 흡족했던 기억이 있다. 단점이라면 계속 먹으니 소스가 달아서 조금 물리는 감이 없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도 꿔바로우를 흔하게 팔고 있으니 못 드셔보신 분이라면 한번쯤 경험해보시길 권한다. 

한국에서 필자가 좋아하는 중식집 몇 곳을 꼽자면, 63빌딩의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맛이 좋은 ‘싱카이’, 신라호텔 ‘팔선’ 그리고 여경래 셰프님의 색깔이 잘 나타나 있는 ‘홍보각’을 좋아한다.
이곳들은 탕수육뿐 아니라 모든 음식의 수준이 높아서 무엇을 먹어도 맛있다. 

▶신동민 셰프의 Cooking Tip 

▷탕수육 

재료 : 양파·참나물·당근·오이 적당량, 돼지 안심 300g, 전분 1큰술 

소스 : 육수(닭이나 돼지) 200g, 설탕 150g, 간장 65g, 식초 82g 

전분물 : 전분에 물을 섞어 하루 가라앉힌 다음 가라앉은 전분에 달걀을 1:1 비율로 섞는다. 

만드는 법 

➊ 돼지 안심은 새끼손가락 굵기로 썬다. 양파, 참나물, 당근, 오이는 먹기 좋게 썰어서 준비한다. 

➋ 돼지 안심에 전분물을 고루 버무린 다음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서 노릇하게 튀겨낸다. 

➌ 프라이팬에 소스 재료와 준비한 ➊, 완두콩을 넣고 끓으면 전분에 물을 동량으로 섞어 2~3번에 걸쳐 넣으며 저어서 살짝 걸쭉하게 농도를 낸다. 

➍ 튀긴 돼지 안심을 그릇에 담고 소스를 끼얹어낸다. 소스에 찍어 먹는 방법이 좋으면 소스와 튀긴 돼지 안심을 따로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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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탕수 

재료 : 새우(껍질 벗겨 준비) 10마리, 채 썬 파 2대 분량, 생강 2g씩, 두반장 1큰술, 마늘 5쪽, 전분 1큰술 

소스 : 닭이나 돼지 육수 200g, 토마토케첩 3큰술, 설탕 4큰술, 식초 1큰술, 소금 1g 

전분물 : 전분에 물을 섞어 하루 가라앉힌 다음 가라앉은 전분에 달걀을 1:1 비율로 섞어 준비한다. 

만드는 법 

➊ 새우는 가볍게 소금, 후추로 밑간한 다음 전분물에 버무려 튀겨서 놓는다. 

➋ 프라이팬에 두반장과 파, 다진 마늘, 다진 생강을 넣고 가볍게 볶다가 소스 재료를 모두 넣고 끓인다. 

➌ 소스가 끓으면 전분가루와 물을 동량으로 섞어 조금씩 넣으면서 저어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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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최영재 기자] 

 

신동민 슈밍화미코 오너 셰프 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6.09.26기사입력 201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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