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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70%가 시골에 거주…호수서 물 길어쓰고 물물교환으로 물건 구입
해발 3000m 송콜호수선…주민의 삶 체험 기회도


중앙아시아의 스위스 키르기스스탄

△키르기스스탄 송콜 인근의 목초지에서 현지 아이들이 말을 타는 모습.

 


중앙아시아에 자리한 작은 나라 키르기스스탄은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라 불릴 만큼 산지가 가득하고 말과 양 떼가 풀을 뜯는 목초지가 곳곳마다 드러나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청아한 모습을 띤 호수 주변에는 유목민들의 이동식 전통 가옥인 유르트가 곳곳에 자리해 있어 이국적인 풍광을 담아낸다.

키르기스스탄 면적은 약 20만㎢로 남한 면적의 두 배다. 지리적으로 이 나라는 카자흐스탄, 중국,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과 접해 있다.

키르기스스탄의 전체 인구는 약 570만명이다. 서로 다른 80개 종족이 모여 사는 나라인데, 인종적으로 크게 키르기스인 66%, 우즈베크인 14%, 러시아인 10%다.

1989년 이후로 이 지역에 살던 슬라브인과 독일인 수만 명이 대거 자신들의 본국으로 돌아가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키르기스스탄의 도시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키르기스인은 유목민의 후예답게 도시보다 시골에 사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또 양, 염소 같은 가축이 많아 통계적으로 1인당 두 마리의 가축을 키우고 있다.




 

시베리아에서 온 유목민이 정착해 세운 나라

역사적으로 이곳은 기원전 6세기부터 서기 5세기까지 스키타이족 또는 사카족이라 불리는 이란계 부족이 장악하고 있었다.

서기 6세기부터 10세기까지는 돌궐로 알려진 다양한 튀르크계 민족이 이 지역을 차지했다. 751년 키르기스스탄 북서쪽에서 펼쳐졌던 탈라스전투는 튀르크족과 아랍족, 티베트족이 연합하여 당나라 군대를 중앙아시아에서 몰아낸 전투로 유명하다.

오늘날 키르기스인들의 선조는 아마도 시베리아의 예니세이 분지 인근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적어도 10세기 이후에 이 땅에 들어왔다. 13세기부터 동몽골족이 주도하는 몽골제국의 지배에 놓였으며 1685년에는 무자비한 서몽골족인 오이라트족의 침략을 받았다.

청나라가 1758년 서몽골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오이라트족의 지배에서 벗어난 이 지역은 1863년 키르기스스탄의 북쪽 일부가 러시아에 병합되고 1916년 러시아 통제하에 반란을 일으켰지만 12만명이 러시아군에 의해 학살되는 비극이 일어났다.

1918년 이 지역은 투르키스탄 자치공화국이란 이름으로 소비에트연방에 편입됐고 구소련의 붕괴와 함께 1991년 독립했다.


송콜로 가는 길에 놓인 마을인 `도록`의 풍경.

 

 

산과 호수로 뒤덮인 키르기스스탄의 자연

이 나라는 면적의 94%가 산지다. 평균 고도는 2750m이며 영토의 40%가 해발 3000m의 높이에 놓여 있다.

7439m의 포베디 봉우리를 비롯해 가장 높은 산들은 이 나라의 남동부에 자리한 톈샨 산맥 위에 자리하며 이 산맥은 중국과의 국경을 이루고 있다.

톈샨 산맥의 끄트머리에 위치한 이식쿨은 깊이가 무려 700m나 되는 호수로 물에 함유된 염분량이 많아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는 호수로 유명하다.

키르기스스탄의 중부 지방은 산악지대의 중심부로 초록이 무성한 싱그러운 목초지와 호수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그려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이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알파인 호수가 해발 3016m 산지에 자리해 있다.

송콜(Song -Kol)은 코치코르밸리에서부터 먼 길을 달려온 목자들이 소와 말, 양떼에게 싱싱한 풀을 먹이는 목초지가 주변에 놓인 곳으로 유명하다. 이 목자들은 가축을 몰고 이곳에 와서 매년 6월부터 8월까지 지낸 후 돌아간다.


험준한 고산지대의 고갯길을 넘어 찾아간 송콜

송콜은 이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이지만 찾아가는 길이 어려워 이곳을 방문했을 때 상대적으로 다른 관광지에 비해 여행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

수도인 비슈케크에서 투어를 통해 방문하면 가장 편리하지만 그 비용이 적지 않다.

가장 저렴하게 찾아가는 방법은 코치코르라는 곳까지 가서 버스를 타고 사리불락 인근까지 와서 송콜로 들어가는 비포장 도로 입구에서 하차한 후 마을로 들어가는 차량을 히치하이크하는 것이다.

마을에서는 현지인 집에서 민박도 가능하고 이른 아침마다 호수로 가서 물을 이거나 우유를 사오는 사람들의 차량을 얻어 타고 송콜까지 갈 수 있다. 다소 모험적인 여정이지만 그만큼 현지인들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보기에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송콜에 다다르려면 험준한 산을 따라 고갯길을 넘어야 한다. 고도가 높아 산길에는 여름철인데도 녹지 않은 눈이 쌓여 있는 곳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그야말로 송콜을 찾아가는 길을 통해 이 나라 고산지대의 파노라믹 뷰를 만끽할 수 있다.

또한 곳곳의 목초지에서 풀을 뜯는 가축도 볼 수 있으며 야크와 같이 덩치 큰 동물들이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장관도 목격할 수 있다.

 


△송콜 목초지에 무리 지어 있는 야크.

 

호수에 서서 마음을 비우다

산길을 넘어 호수에 가까이 다다르면 이전과는 다른 색다른 모습을 접할 수 있다. 바로 수십 채의 유르트가 곳곳에 놓인 모습이다.

유르트는 나무로 구조물을 만든 뒤 그 위에 천을 덮어 만든 유목민들의 이동식 전통가옥이다.

호수 주변에는 방문객들을 위한 전통양식 천막인 유르트가 마련되어 이 나라의 현지 방문객뿐 아니라 외국에서 온 여행자들에게 이색적인 문화체험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따뜻한 환대와 이곳 주민들에게 차와 음식을 접대받으며 유르트에서 하루, 이틀 보내는 시간은 이 먼 곳을 찾은 여행자들에게 그야말로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게다가 별이 쏟아지는 것 같은 밤하늘 아래에서 동료 여행자와 대화를 꽃피우는 시간은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호수 주변을 둘러보려면 말보다 더 좋은 수단은 없다. 호수 주변에 사는 현지인들은 모두들 저마다 말을 한두 마리씩 가지고 있다.

잘 길들여진 말을 타고 호수 주변을 거닐며 푸른 하늘과 눈부신 호수, 초록 무성한 목초지를 둘러보자. 마치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던 유목민의 후예가 된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이곳에서의 가장 특이한 체험은 현지인들이 마시는 말 우유를 맛보는 일이 아닌가 싶다.

이곳 사람들은 손님을 맞이할 때 말 우유를 꺼내 대접한다. 약간 시큼하면서 말 냄새가 강하게 풍기지만 말 우유 한잔에 유목민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우유는 이곳 사람들에게 귀중한 자산이다. 예로부터 이곳 사람들은 외지인들에게 우유를 공급하고 대신 필요한 생필품을 얻어 왔다.

이러한 연유로 이곳 사람들은 물물교환하는 데 매우 익숙하다.

자신이 지닌 볼펜이나 담배, 또는 설탕, 소금, 홍차 따위를 주면 이들에게서 일정량의 우유를 받을 수 있다.

송콜은 순백의 호수다. 발치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빛깔은 맑고 투명하기 그지없다. 마치 수정으로 빛을 낸 것 같다.

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사에 지치고 복잡한 것들로 엉클어진 마음이 차분하게 힐링되는 기분이다.

차디찬 호숫물이지만 잠시 발을 담그거나 얼굴에 적셔보기도 한다.

그야말로 영혼마저 순수함으로 가득 채워지는 듯한 이 호수에서 잠시 내 자신을 비워본다.


키르기스스탄 여행정보

1. 가는길

에어아스타나는 카자흐스탄의 국제적 허브인 알마티를 경유하여 인천국제공항과 키르기스스탄의 비슈케크국제공항 사이를 연결한다.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는 관광 목적으로 비자 없이 60일간 체류할 수 있다. (문의 : 에어아스타나 서울사무소 02-3788-0170. 한국어 웹사이트 airastana.com/kor/ko-KR )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알마티를 경유, 키르기스스탄의 비슈케크로 취항하는 항공편의 운항스케줄은 다음과 같다.


2. 현지교통

송콜을 방문하려면 비슈케크의 주요 여행사를 통해 투어를 신청하는 게 가장 편리하다.

혼자 방문하려면 비슈케크에서 버스를 타고 코치코르를 거쳐 사리불락 인근에서 내려 송콜로 가는 차량을 히치하이크해야 한다.

송콜로 가는 길에 놓인 도록이란 마을에서 민박이 가능하다.


 

김후영 여행작가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10.04기사입력 201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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