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해외여행
전체 주제 보기
더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프린트      목록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사진설명터키 이스탄불의 소피아 성당.

비잔틴의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532~537년에 세운 성당으로 '신성한 지혜의 교회'라고도 한다.

현재는 박물관이 되었다. [사진 제공 = 터키문화관광부]

어, 어, 어, 어…. 짧은 탄식이 절로 나왔다. 허리는 곧추세우고 어깨는 거북이 목처럼 움츠러들었다. 이스탄불의 택시 뒷좌석에 움츠리고 앉아 있던 상황이다.
문득 영화 속 장면이 떠올라 긴장감이 밀려왔다. '설마, 내가 4D 상영관에서 '테이큰2'를 보고 있는 건 아니겠지.' 짧은 일정으로 이스탄불을 찾은 것은 지난달 초순이었다.
동서양의 신비를 간직한 이스탄불에서의 일분일초가 아까워 동료들과 함께 택시를 타고 주요 명소를 찍었다. 그 택시에서 영화 속 엑스트라가 된 듯 짜릿함을 느끼게 될 줄이야.
게다가 차창 밖으로, 또 내려서 둘러본 풍경은 왜 영화감독과 제작사가 이스탄불을 로케이션 장소로 점찍었는지 충분히 납득할 만했다.
동로마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의 흔적과 오스만제국의 영광이 공존하고 있는 이스탄불 속 '영화 같은 풍경'으로 발길을 향했다. 이 순간만큼은 주연배우라는 기분으로. 

이스탄불 속에 남은 로마의 흔적을 보면 전율이 느껴진다. 먼저 소피아 성당을 찾아보자.
1대 제임스 본드인 숀 코네리가 1962년작 '일촉즉발'에서 은밀한 작전을 수행한 장소다.
성당이 남게 된 사연이 있다.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킨 이슬람 병사들은 동로마제국 수도를 처참하게 파괴했다. 

그러다 소피아 성당에서 제지당했다.
술탄은 비록 적국 심장부에 세워진 종교적 상징물이었지만, 아름다운 건축물을 차마 부술 수 없었다. 대신 회칠을 해 덮어 버렸는데, 이 덕분에 오늘날까지 보존 상태가 양호하게 유지되었다. 술탄이 성당 보존의 일등공신이 된 셈이다. 

그 맞은편에는 터키의 대표 사원 블루모스크가 있다.
마치 쌍둥이같이 비슷한 다른 종교의 상징물이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이 근방에 영화 속 코네리가 비밀 작전을 수행한 장소가 하나 더 있다. 지하 궁전이라 불리는 예레바탄이다. 원래는 비잔틴 제국이 수로로 사용하는 지하 저수지였으니 로마 황제가 남긴 선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기둥의 문양이 신비롭고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내 관광지로 부상했다. 무스타파의 말로는 "터키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인 잉어들이 노닐고 있다.
끝까지 걸어가면 머리가 땅에 박혀 있는 메두사 기둥이 2개 보인다.
서러운 표정으로 원산폭격 자세를 하고 있든 말든, 관광객들은 그 앞에서 사진 찍기 바쁘다. 

복잡한 길은 딱 질색이지만 그래도 찍고 와야 한다. 영화 007 시리즈 '스카이폴'에서 대니얼 크레이그가 오토바이를 타고 휘저은 '그랜드 바자르'로. 

터키인 관광가이드 무스타파가 "터키인들도 길을 잃는다"고 호들갑을 떨 정도로 규모가 크다. 58개 좁은 길로 연결돼 있고 출입구만 22개에 달한다.
질 좋고 싸기로 유명한 카펫 상점 500여 개를 비롯해 각종 골동품, 보석상, 기념품점이 즐비해 있다. 

한국인 관광객이 입구에 들어서면 상인들이 강렬한 눈빛을 쏘아대며 "대~한민국" "오빤~ 강남스타일" 등의 멘트를 날린다. 부르는 대로 사면 후회뿐. 흥정을 즐겨야 한다. 

한국에서 30만원하는 캐시미어 소재의 고품격 스카프를 10만원대에 살 수 있다며 몇몇 동료가 '득템'의 기쁨을 누렸다.
쇼핑에 지쳐 당이 떨어지면 '터키시 딜라이트(터키의 기쁨)'라고 영국인이 극찬한 '로쿰'을 맛보고 힘을 내보자.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달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사진설명루멜리 히사리. 흑해와 마르마라해를 연결하는 보스포루스해협의 유럽 쪽에 지어진 요새이다. 메흐메드 2세가 1452년에 건설했다.

택시 드라이버가 기억을 소환해준 리엄 니슨 주연의 액션 활보극 '테이큰2'는 시작과 동시에 이스탄불 전경을 보여주는데, 항공에서 촬영한 이스탄불 풍경을 천천히 훑는다. 

"저 높을 곳을 향하여"라는 이스탄불의 뜻처럼 올라가 보자. '파노라마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전경을 볼 수 있는 포인트 세 곳을 소개한다. 먼저, 이슬람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톱카프 궁전이다. 

보스포루스 해협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어 전망대 부근 카페에 앉아 커피나 홍차를 마시면서 감상할 수 있는 명소다. 

갈라타 타워는 이스탄불 도심과 해협, 골든 혼을 도심 속 가장 높은 곳에서 두루 조망할 수 있는 유적지다.
 
해변가에 있는 루멜리 히사리에 가면 성곽 길을 유유자적 거닐며 해협과 동쪽 지구를 바라볼 수 있다. 

유람선을 탑승하는 것도 강력 추천한다. 아시아쪽 동편에서 뜬 태양이 유럽쪽 서편으로 지는 일몰 때가 하이라이트다.
선착장 근처 갈라타 다리 위에서 걸어보는 것도 좋다. 낚시에 여념이 없는 터키의 강태공을 볼 수 있는데, 이 부근을 지난다면 필히 입소문이 난 고등어 케밥을 맛볼 것. 

영화관에 가면 팝콘을 찾듯이, 영화 같은 풍경도 먹으면서 감상할 일이다.
세계 3대 요리로 꼽히는 터키다. 터키식의 기본은 '케밥'인데,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다. 

양고기, 소고기로 만든 쾨프테도 떡갈비와 비슷해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 한국으로 치면 소주에 비유할 수 있는 대중적인 술 '라키'도 맛볼 수 있다.
라키는 물을 타서 마시기도 하는데, 뿌옇게 변해 '사자의 젖'이란 별칭을 얻었다. 라키 맛은? 이상야릇하다. 

후식으론 터키시 커피(사진)나 홍차가 어떨까.
터키시 커피는 특이하게 가루째로 넣고 끓여 마신다. 그냥 마시면 약간 텁텁해 보통은 설탕을 넣어 먹는 방식을 택한다. 다 마신 후에 잔을 뒤집어 놓으면 남아 있는 잔액이 그릇을 적신 모양으로 점괘를 보기도 한다기에 장난 삼아 잔을 뒤집어 놓았더니 가이드 무스타파가 "터키에 다시 와서 결혼을 하게 된다"로 풀이해주었다.
여행플러스의 자칭 타짜 신 모 선배가 2021년에 결혼한다고 사주를 봐주었으니, 한국과 터키에서 받은 두 점괘가 신통하다면 5년 뒤 이스탄불에 신혼여행을 오게 되려나. 

▶ 터키 이스탄불 가는 방법 

터키 국적항공사인 터키항공(Turkish Airlines)은 인천국제공항과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편을 주 11회 운영하고 있다. 터키항공은 유럽과 아시아 거점이라는 이스탄불의 지리적 강점을 활용해 지난해에만 승객 6200만명을 실어 날랐다.
올여름을 기점으로 테러와 군부 쿠데타 시도 등의 사건으로 관광산업이 잠시 휘청거리고 있다. 이에 대해 일케르 아이즈 터키항공 회장은 지난 6일 이스탄불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정을 되찾아 모두 안전한 상태이며 자본시장과 경제 상황도 크게 회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의 3번째 이미지

사진설명이스탄불 구시가에 위치한 대규모 재래시장 그랜드 바자르. 터키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권오균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10.24기사입력 2016.10.2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프린트      목록

최신 컨텐츠
라이프
1863년 12세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 고종(1852~1919..
여행
유럽의 주요 도시들은 11월 중순부터 형형색색의 조..
푸드
사람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동의보..
푸드
옆구리 시린 추운 계절이 돌아왔다. 누군가는 썸을 타며..
라이프
한나라 무제는 주부언을 파격적으로 등용했다. 주부언은..
이슈
프리미엄고속버스가 운행을 시작했다. 항공기의 비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