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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에 터보 엔진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터보 기능이란 자동차 엔진 실린더에 들어갈 수 있는 일정 수준의 공기량보다 더 많은 양을 주입해 단시간에 많은 연료를 태워 성능을 배가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높은 온도에서 압축된 공기로 연료를 태우다 보니 부품 손상이 잦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재, 기술 발달로 내구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터보 엔진을 얹은 차량을 자연흡기 엔진 못잖게 흔히 접할 수 있게 됐다.
배기량을 낮출 수 있어 친환경 트렌드와도 딱 맞아떨어져 앞으로도 터보 엔진은 더욱 각광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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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터보 엔진을 얹은 차량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월 8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 신형 i30 가솔린 모델은 기존 2.0 엔진 대신 ‘1.4 터보’ ‘1.6 터보’를 장착했다. 신형 모델임에도 구모델보다 배기량을 낮춰 출시했다.
최근 2016 파리모터쇼에 출품한 신형 프라이드(수출명 리오)도 1.0 T-GDi를 활용해 배기량을 한 단계 낮췄다.
지난 8월 출시된 르노삼성 SM6 dCi도 ‘중형차는 2000㏄’란 통념을 깨고 1.5 dCi 엔진을 장착했다. 

앞서 4월 출시한 한국GM 올 뉴 말리부도 ‘1.5 터보’를 얹어 기존 모델보다 배기량이 낮은 엔진을 활용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올 뉴 말리부의 경우 다운사이징 모델이 전체 계약 대수의 70%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쌍용차도 내년까지 1500억원을 투입해 ‘1.5 터보’ ‘2.0 터보’ 엔진을 개발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이르면 2017년 말 차세대 엔진 개발을 완료하고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신차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근 1~2년간 터보 엔진을 단 신차가 최소 15종 이상 출시된 것으로 보고 있다. 

터보 엔진 확산은 ‘엔진 다운사이징(downsizing·엔진 배기량 축소)’이란 자동차 산업 친환경·고효율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무엇보다 환경보호가 글로벌 화두로 대두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배기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나가야 한다.
자동차의 본고장 미국은 2012년 새로운 연비 규제를 발표하면서 자동차 제작사들이 자신들이 판매한 차량들에 대해 2020년까지 46.6mpg(약 19.8㎞/ℓ), 2025년까지 54.5mpg(약 23.2㎞/ℓ)의 평균 연비를 달성하도록 했다.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0.1mpg당 5.5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유럽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1년까지 ㎞당 95g으로 감축할 예정이다.
기준에 미달한 제작사는 초과 g당 5~95유로를 부담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2020년까지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량과 평균 연비 기준을 각각 ㎞당 97g과 ℓ당 24.3㎞로 맞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운사이징이란 개념도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등장했다. 역설적이게도 엔진을 잘 만들수록 이산화탄소는 많이 배출된다.
자동차 엔진의 성능은 기본적으로 탄소와 수소의 복합물인 연료가 산소와 얼마나 잘 반응하느냐에 달렸기 때문.
연소율이 올라갈수록 이산화탄소 배출이 이에 비례해 증가하는 구조다. 결국 이산화탄소를 줄이려면 그만큼 배기량 자체를 낮춰야 한다. 

그러나 자동차의 본질인 달리기 성능마저 외면할 수는 없는 법.
이런 배경에서 엔진 다운사이징의 보완책 중 하나로 터보 기능이 대두됐다. 

터보 기능은 쉽게 말해 이전보다 엔진이나 배기량은 작아졌지만 과거와 유사한 수준의 출력을 내는 수단으로 보면 된다. 원리는 간단하다.
터보 기능은 자동차 엔진 속 실린더에 용량 이상의 공기를 인위적으로 주입해 더 많은 연료를 태우는 과급(過給) 방식이다.
이런 방식 덕분에 배기량은 낮아도 가속 성능 등에서 배기량이 높은 엔진과 큰 차이가 없다. 

▶과급방식 덕 가속성 탁월 

자연흡기 엔진과 출력 비슷 

차량 유지비 절감 효과도 

통상 터보 엔진은 동급 배기량의 자연흡기 엔진보다 출력을 약 1.6배 더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터보 엔진 배기량이 2000㏄라면 3200㏄ 자연흡기 엔진과 출력이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한 예로 기아차 K5 2.0 터보 엔진의 경우 배기량이 1998㏄지만 최고 출력은 245마력, 최대 토크는 36㎏·m다. 공인연비는 ℓ당 10.8㎞,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163g이다.
이에 비해 K7 3.3 가솔린 엔진은 배기량 3342㏄에 최고 출력 290마력, 최대 토크는 35㎏·m다. 공인연비는 ℓ당 9.7~10㎞,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170~176g다. 2.0 터보 엔진이 3.3 자연흡기 엔진보다 크기는 60% 수준에 불과해도 비슷한 힘을 내면서 연비는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더 낮다.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신형 i30 가솔린도 마찬가지다.
다운사이징 덕분에 연비는 ℓ당 13.6㎞(구연비 기준)로 기존 가솔린 2.0 모델(ℓ당 11.8㎞)보다 크게 향상됐지만 성능 면에서는 모자람이 없다. 

터보 엔진 가격은 동급 일반 엔진보다 비싸지만 한국에선 배기량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다 보니 오히려 차 값과 차량 유지비를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다 보니 배출 규제 부담도 덜하다. 때문에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터보 엔진을 얹은 다운사이징 모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터보 기능이 내구성과 성능 문제로 일반 승용차로까지 적용되지 못했다. 압축된 공기로 가열하다 보니 엔진이 손상될 위험이 있었고, 소비자도 다운사이징을 하면 차 성능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친환경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오히려 배기량이 낮은 다운사이징 차량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단점도 있다. 기술 진화에도 불구하고 고온·고압의 공기를 억지로 엔진 실린더 속으로 밀어넣는 과정에서 부품이 손상되거나 연료 배압이 높아져 성능이 저하될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순간적이지만 출력 발생이 지연되는 ‘터보 래그’도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된다. 터빈과 인터쿨러 등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부품들로 비용 증가도 뒤따른다. 

터보 엔진 기술력 살펴보니 

BMW 필두 독일차 선두…현대차 ‘게 섰거라’ 

터보 엔진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자랑하는 곳은 BMW를 필두로 한 독일 완성차 업계다.
특히 BMW의 트윈파워 6기통 터보 엔진은 2009~2011년 3회 연속 ‘올해의 엔진상(Engine of the year Award)’을 수상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BMW 트윈파워 터보 기술은 엔진의 전 영역에 걸쳐 고른 힘을 발휘하는 게 특징이다. 

최근에는 현대·기아차의 터보 엔진 기술도 글로벌 수준에 비등할 정도라는 평가다. 특히 2015년 선보인 2.0 터보 GDi(직분사) 엔진은 독일차 못지않은 강력한 주행 성능으로 마니아들 사이에선 ‘명품 엔진’으로 불린다.
쏘나타 2.0 터보 모델은 최고 출력 245마력, 최대 토크 36㎏·m로 기존 가솔린 2.4 GDi 모델 대비 각각 27%, 43% 향상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차종인 플래그십 세단 EQ900에도 3.3 터보 GDi 엔진을 적용, 연비(ℓ당 8.5㎞)와 출력(370마력)을 모두 높이는 데 성공했다. 
람다 3.3 터보 GDi 엔진은 3기통씩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2개의 터보차저를 적용한 ‘트윈 터보 시스템’을 채택, 실주행 시 5.0 GDi 엔진 수준의 가속감을 구현하면서도 3.8 GDi 엔진에 근접하는 연비 효율성을 갖췄다.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의 첫 고성능 모델 G80에도 370마력, 최대 토크 52㎏·m의 가솔린 람다 V6 3.3 터보 GDi 엔진을 탑재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성능 브랜드 N의 콘셉트카에도 신형 i30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380마력을 발휘하는 2.0 터보 엔진을 적용했다.
최근 주행 성능을 즐기려는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고성능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터보 엔진 모델 라인업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배준희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10.24기사입력 201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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