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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아름다운 여자에 몸통은 새의 형상을 한 세이렌. 

호머의 서사시 '오디세이'에서 바다의 요물 세이렌은 지중해 연안에서 달콤한 노래로 지나가는 뱃사람들을 유혹했다. 세이렌의 노래에 홀리면 넋을 잃고 바다에 빠져 죽게 된다. 

트로이 전쟁의 영웅 율리시즈(오디세이의 왕)는 10년 모험을 마치고 귀환하면서 자신의 사지를 돛대에 묶고 부하들의 귀를 밀초를 녹여 막은 채 노를 젓게 한다.
세이렌의 마법에 홀린 율리시스는 정신과 육체가 분열돼 고통스러운 나머지 부하들에게 자신을 당장 풀라고 명령하지만, 귀를 막은 부하들은 듣지 못한다. 

 세이렌의 유혹, 박 대통령 그리고 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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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율리시스와 세이렌.

대한민국이 세월호 사태 소용돌이에 휩쓸린 지 2년 반. 겨우 가슴에 묻을 만 하니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다. 

당시 조연급에 불과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게이트의 주역으로 전면에 등장했다.
영생교 교주 최태민의 딸이 세이렌 마냥 박 대통령 곁에 찰싹 달라붙어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며 국정을 농단했다.
현역 대통령의 위세를 등에 업고 국내 대기업에서 돈을 뜯고 국정 전반을 농락한 이번 사태가 빚어낸 파국의 끝이 어디일지 가늠조차 힘들다. 

그리고 국가적 재난을 겪고서도, 우리 사회는 한 발짝도 더 나아간 게 없다. 

세월호 사태에 책임이 있는 자들을 모조리 색출해 일벌백계로 응징하고 규제를 강화하면 이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선주회사의 수장이자 구원파 지도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검찰과 TV카메라에 쫓기다가 밭두렁에서 사망했고 선장과 선원 15명은 살인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수감됐다.
하지만 세월호에 관련된 사람들을 엄벌에 처하고, 더 많은 규제를 만들었다고 해서 참사 이후 대한민국이 더 나아졌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 역시 마찬가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검찰로 하여금 최순실을 구속하게 했고 그의 일족들이 불법으로 쌓아 올린 재산을 몰수하고, 그에 빌붙어 호가호위한 인간들은 감방에 가게 될 것이다.
공직자의 본분을 잃고 유혹에 넘어간 자들, 뇌물을 주고 받은 사람과 기업들을 찾아내 엄단하고, 국가 예산 곳곳에 숨어있는 최순실 예산을 백지화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결국 이대로 가면 대통령의 중도 하차는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그가 옷을 벗은들 대한민국 헌정사에 5년마다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으리라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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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1979년 6월 박근혜 대통령(당시 새마음봉사단 총재)와 최순실(왼편).>


■ 비선 실세 비리는 5년마다 반복된다 

바다 위 캡틴에겐 제왕적인 권한이 주어졌다. 항해 중에 일어나는 위험에 맞서고 선내 폭동 등을 막기 위해 즉결 처분권까지 행사했다.
현행법상으로도 선장은 선원들을 지휘 감독하며, 선내에 있는 사람들에게 명령을 할 수 있고, 항해 중 선박에 있는 사람이 사망한 경우에는 수장(水葬)할 수 있고, 해난 사고가 발생하거나 항해 중 위험 요소가 발생하면 선적된 화물을 버리는 행위를 할 수 있다.
선장은 절대 권한을 갖고 선박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혼자서 전체 인원과 배를 총괄한다. 하지만 선장 개인의 독단과 판단에만 의존하는 시스템, 왕이든 대통령이든 한 명의 개인에게 힘을 몰아주고 위험을 헤쳐 나가도록 한 중앙집권체제는 현대와 같은 복잡한 위험 사회에선 오히려 화를 더 키울 수 있다. 

찰스 페로 예일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의 저서 『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Normal Accidents)』에서 정상사고(normal accident)라는 개념을 빌려,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배들이 침몰하고 좌초하고 폭발하는 이유는 규제가 약해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페로는 현대 사회는 서로 복잡하고 긴밀하게 얽혀 있는 복잡계 시스템(interactive complexity system)이기 때문에 경고 장치와 안전장치를 추가하는 과거 대처 방식으로는 위험을 줄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현재와 같은 고위험 시스템에선 사고가 일어나는 게 오히려 정상적이라며 정상 사고의 개념을 도입했다. 

자본주의 체제의 핵심인 기업의 존재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다.
그래서 대형 선박, 항공기, 원자력발전소, 화학 공장, 우주 탐사, 핵무기, 유전자 조작 등과 같이 위험하지만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기술들이 사회 전반에 빠르게 퍼져 나간다. 문제는 이를 다루는 인간이다. 

위험이 커질수록 이를 통제하려는 노력도 최소한 대칭적으로는 증가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그 이유는 위험을 이용해 이익을 보려는 사람과 위험을 떠안아야 하는 사람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가 여기서 발생한다.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뽑은 공복이, 주인을 위해 봉사하라고 고용한 대리인이 딴 마음을 품을 때, 나타나는 대리인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는 현대 사회의 본질적인 위험이다. 

독재정권 시절에 그들은 그냥 대놓고 해먹었다.
하지만 그들의 독재가 끝나고 민주 정부가 들어섰지만 최고 권력자의 가족과 측근들에 의한 비리는 계속 터졌다. 대통령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일탈을 견제한답시고 만든 장치도 모두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왜 하필 정권말기만 되면, 5년마다 권력형 비리가 터질까. 그것도 갈수록 역대급이 된다.
김홍업(김대중), 김현철(김영삼), 노건평(노무현), 이상득(이명박) 등 권력 실세 피붙이들의 국정 농단에 치를 떨었던 게 불과 엊그제 같지 않은가. 

세이렌의 유혹을 선장 혼자의 도덕과 의지만으로 견뎌내라는 것, 한 개인에게 5년간 무한 권력을 부여하고, 그와 그의 측근들에게 애국심을 끝까지 가져라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겨 놓고 왜 고등어가 사라졌냐고 타박하는 것과 마찬가지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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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그리고 최순실 게이트 

세월호로 돌아가보자. 

안전 운항을 부탁하면서 운임을 지불하고 배에 오르는 승객을 본인, 그리고 돈을 받고 목적지로 배를 몰아주는 선장과 항해사 등 선원들을 대리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런데 대리인은 본인의 뜻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다. 여기서 이해 충돌(conflict of interest)이 발생한다. 

선주에게 고용돼 있는 선장 입장에선 출항 시간이 언제이든 무조건 입항 시간을 맞추라는 선주의 명령이 고객의 안전보다 우선한다. 침몰 사고가 터졌는데도 탈출과 본사와의 무전 연락에만 급급했던 이유다.
선박회사는 영리를 추구하는 조직이다. 선박회사의 사업 목표는 선박과 승객 안전이 아니라 비용 편익 분석상 이익이 날 수 있도록 수익과 비용 구조를 맞추는 것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선주가 1년에 사고로 배를 잃을 확률은 0.5~0.6퍼센트 이다.
배의 수명을 30년으로 잡았을 때 개별 선박으로 치면 180년 만에 한 번씩 침몰 사고를 당한다. 사회 전체적으로는 만에 하나 일어날지 모르는 낮은 확률이라도 대형 참사를 막아 소중한 생명들을 지키는 게 중요하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 입장에선 그렇지 않다.
배를 두 척 가진 청해진 해운 입장에서 배가 침몰하기보다는 다른 사업에 손을 댔다가 부도나서 망할 확률이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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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세월호 사태를 겪고도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최순실 게이트의 조연들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권위가 서슬 퍼런 집권 초부터 딴 마음을 품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정권 임기 절반 반환점을 돌면서 서서히 생각이 달라진다. 정권이 곧 바뀔 텐데.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고. 이 참에 한몫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박 대통령과 최순실 일당에게 잘 보이기 위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게 8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기부하고, 최순실과 그의 딸에게 말과 돈을 건네며 권력의 선처를 부탁한 대기업들. 삼성, SK, 롯데, CJ 등은 권력에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한 피해자일까.
어떻게 보면 그들도 잘 봐달라며, 과거에는 수천억, 아니 수조원도 걷어 줬는데 라며 이 정도 푼돈쯤이야 하며 건넨 내부자들이 아닐까.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과 같은 심복들은 이런 지저분한 일들을 매끄럽게 처리한다는 이유로, 대통령의 신임을 얻고 무한권력을 행사했다.
게이트만 터지지 않았으면 경제 부총리 자리는 그의 몫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선의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다. 국가, 사회, 조직, 심지어 친구 관계에서도 '경제적 인센티브(유인구조)'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짜여 있는지 맥락을 파악한 다음 자신의 이해 관계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권부 안쪽에 있는 누군가가 말했다. 결국 죄라면 들킨 게 죄라고. 

경제, 사회적 구조와 맥락이 개인의 인센티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이른바 '메커니즘 디자인'이론으로 200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저 마이어슨 시카고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과 대통령, 왕과 신하, 대통령과 장관 등 정치구조상의 권력 분점 구조에서 빚어지는 대리인문제는 고대 히타이트 왕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권력 구조의 본질적 갈등 관계라고 진단한다.
기회만 있으면 주군에 대한 배신을 일삼고, 자신의 사익만 추구하는 게 권력을 쥔 자와 위임 받은 자간의 이해 상충의 본질이며 이를 어떻게 견제하느냐가 정치 구도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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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세이렌의 유혹은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강해진다>

그럼에도 우리는 위험이 닥쳐올 때 리더에게 정보를 더 많이, 더 정확하게, 더 빨리 제공하고 그의 명령에 따라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더 큰 권한을 집중시키는 방식에만 익숙해져 있다. 이번 지도자는 안 그러겠지 하면서. 

■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을 바꿔라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로마사론'에서 이렇게 말한다.
"공화국을 조직하고 그 법률을 제정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을 꿰뚫어보아야 한다. 인간은 사악한 존재이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 사악함을 표출하는 행동을 한다. 인간의 사악함이 한동안 감추어져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은 어떤 보이지 않는 이유 때문에 그러하다. 그러나 시간이 모든 진리의 아버지라는 말이 있듯이, 시간의 경과는 그 감추어진 악을 드러낸다. 인간은 필요에 의해 강요되지 않는 한 선행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라고. 

찰스 페로 교수는 위험 사회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강화하는 게 아니라 분산시킬 경우 보다 효율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오늘날 배에선 선장과 간부들이 팀으로 일하도록 훈련을 시킨다. 필요할 경우 조타수도 선장이나 항해사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책임을 공유한다.
그리고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에 이와 관련된 문제점을 수시로 보고하도록 하고 고발자는 면책된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진상 규명, 그리고 책임자에 대한 철저한 문책이 있은 다음에는 1987년 만들어진 5년 단임제 대통령라는 시스템, 보스 1인의 도덕적 의지에만 의지하는 정치 체제를 구조적으로 바꿔야 한다.
다음에 문재인이 된들, 안철수나 박원순이 된들, 반기문이 된들, 이들은 도덕적으로 정의롭기 때문에 정권말 비리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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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박근혜 대통령의 두번째 대국민 사과>

■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충고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신임을 다시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에게 묻는 구조였다면, 권력 남용이라는 배신을 꿈꿀만한 유인(incentive)이 줄어들지 않을까.
물론 그렇다고 4년 중임제 대통령제로 개헌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우리는 당선되자마자 선거운동에 나서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일탈을 너무도 많이 보아 왔다. 그렇다면 오히려 국민들의 지지 여부를 끊임없이 실험 받으면서 10년째 장기집권중인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서 배울 점이 없을까.
매주 수요일 의회에 나와 야당 의원들과 맹렬하게 토론하는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의 모습이 대리인과의 오랜 소통 부재에 넌더리가 난 우리에게 더 와 닿지 않은가.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와 벵트 홀름스트룀 MIT대 교수는 본인과 대리인간의 이해상충에 대한 풀이를 '계약'이란 관점에서 설명하면서 2016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계약이란 결국 지금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대방의 미래 행동을 규율하는 것이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서 현대 사회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쌍방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제대로 된 계약을 맺는 게 중요하다.
계약이론의 또 다른 포인트는 계약은 사회적 맥락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얼개로 이뤄져야 세상이 더 행복해 진다는 점을 수학 공식으로 간결히 증명했다는 점이다.
본인이 대리인을 고를 때, 국민이 국가 지도자를 뽑을 때, 대리인이 권력을 남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도덕적이고 유능한 지도자를 뽑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그들이 임기 말에 딴 마음을 품지 않도록 '보상과 처벌'이라는 경제적 유인(economic incentive) 구조를 확실하게 짜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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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마지막에 배신하는 리더의 도덕적 해이> 자료/노벨상 선정 위원회

홀름스트룀 교수는 주주들이 최고경영자에게 초기 실적에 따라 과도한 보상을 지급하게 될 경우 장기적인 기업 성장을 원하는 주주의 이익을 배신하고 최고 경영자가 자신의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에 빠져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정치체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단임제 정치 구도 하에서 정치 리더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될 경우 결국 집권 후반으로 갈수록 도덕적 해이에 빠져드는 유인이 발생한다.
리더를 떠받치는 공식, 비공식 라인들도 집권 초기에는 리더의 장기 성공을 위해 노력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리더의 권력이 레임덕에 가까워질 수록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에 빠지게 된다. 

■ 경직된 안정 아닌 분열과 갈등을 인정해야 

그리고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시끄러운 정치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다.
정치란 것은 세상의 갈등이 한 곳에서 부딪히는 장이다. 정치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잃고 경외시할 때, 어디선가 초인이 나타나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단칼에 끊어주기를 바랄 때, 위정자는 독단과 일탈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의회 정치를 부정하는 것은 독단적인 권력자의 태생적 본능이다. 보스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독차지하는 침팬지 수컷 무리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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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 매경DB.

마키아벨리는 건강한 정치체제는 경직된 안정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분열과 갈등이 생산적으로 정치 과정에 반영될 때 이뤄진다고 갈파했다.
원로원의 결정에 대한 로마 평민들의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 원로원의 독단과 권력자의 부패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거리 시위와 소요, 전쟁 동원령에 대한 시민 거부로 인해 로마가 혼란에 빠지고 힘을 잃은 게 아니다. 

오히려 자신들의 대리인을 통한 견제가 먹혀 들지 않을 때, 정치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지금의 촛불 시위와 같은 시민들의 권리 행사는 바로 호민관 등장 등 원로원과 시민세력간에 견제와 균형이 작동케 하는 장치였다. 팍스 로마나, 세계의 제국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마키아벨리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도시는 그들의 시민이 야망을 표현하도록 허용하는 저마다의 방법을 갖고 있다. 특히 중요한 일에 시민을 참여시키는 도시일수록 더욱 그러하다"고. 

 

이근우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11.07기사입력 201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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