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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휘몰아치는 겨울 한 복판에 상록수 앞에 서 있다고 그것이 초록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어디 따뜻한 초록 동산이 없을까? 뒤적거리다 충청남도 연기군에 있는 한 정원을 보게 되었다. 말이 정원이지 이곳은 수목원이자 산책 동산이자 곰 테마파크이자 열대식물원이다.

 

모든 정원은 찬란한 유산이다

부모의 인생과 자식의 삶을 꼭 연결할 필요는 없지만 개인이 조성한 수목원을 갈 때 마다 ‘아! 아버지, 그때 그 시골 땅은 왜 파셔서…’라는 원망 아닌 원망을 중얼대게 된다. 이때 옆에 있던 가족이 ‘그 땅은 터밭 포함 500평이었습니다, 수목원 못 만듭니다.’라고 지적해주면, ‘고래~~~? 고렇지? 그 땅으로는 수목원 안되지? 그 땅도 우리가 말아먹은 땅이지?’ 하며 꼬랑지를 내리게 되지만, 아무튼 수목원을 가업으로 물려주신 이 세상의 모든 부모님께 존경의 마음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가업이자 환경운동이자 지역사회의 축복이기 때문이다. 베어트리 파크는 기업인이자 전 LG그룹 고문인 송파 이재연 회장이 47년의 시간을 서서히 채워가며 일궈낸 특별한 정원이다.

베어트리 파크는 이 회장이 1974년 소유하고 있던 사슴 스무 마리를 팔아 구입한 지금의 땅 5만평에서 시작되었다. 그의 수목원은 이곳이 처음이 아니다. 1960년대에 상속받은 의왕시의 땅에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나무를 심고 가꾸며 자신의 호를 딴 ‘송파수목원’이라는 이름을 지어 돌본 적이 있었다. 1989년, 송파수목원 일대가 개발되면서 그동안 심었던 모든 수목을 이곳으로 옮겨 심었고, 2009년까지 대지를 조금씩 확장하고 수많은 수목과 꽃, 그리고 반달곰 150여 마리, 꽃사슴 300여 마리, 비단잉어 1000여 마리를 키우는 생명의 정원으로 일궈왔다. 개인적인 취미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규모가 커지고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2009년 5월에 일반에 개방, 47년 비밀의 정원이 세상의 품으로 돌아갔다.

베어트리 파크는 사계절 수목원이다. 정문에 들어서자 마자 만날 수 있는 오색연못, 100년 넘은 향나무가 특유의 목향에 피톤치드를 실려 보내는 향나무동산은 언제 걸어도 비밀스러운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향나무정원 뒤로는 분재원, 만경비원, 아이리스원, 열대식물원 등 겨울 속 초록 세상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분재원은 100년 넘은 분재들이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계신 곳이다. 세기를 넘어 살아가는 분재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시간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된다. 인간의 삶은 100년도 길다고 하지만 자연이 보여주는 시간의 개념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입구 오색 연못에 사는 비단잉어들은 이곳에서 겨울철을 보낸다. 만경비원은 베어트리파크에서 가장 사랑받는 공간 가운데 한 곳이다. 이곳은 온실의 절반 정도가 지하 4m 깊이에 조성된, 옛 움집 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 빙산처럼 생긴 중앙의 움푹 들어간 곳 전면은 거울로 장식된 분수와 온갖 종류의 꽃들로 둘러쌓여 있다. 실내 오솔길을 걷노라면 이 겨울 웬 횡재냐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을 마주할 수 있다.

가히 초록과 오색의 물결을 넘나드는 기분이라 할 수 있다. 겨울 속 정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계속 이어지는 호접란, 열대우림숲, 고무나무 분재 동산, 허브 동산, 선인장, 괴목, 분재, 나무 화석, 나무뿌리 등이 지피식물들과 어우러져 이국적 절경을 즐길 수 있다. 그야말로 일만 가지 비경 속을 걷는 느낌이다.

만경비원에서 나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만나는 ‘아이리스원’. 이곳에서는 대표적인 수생 식물 가운데 하나인 ‘창포’의 우아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여러해살이풀 ‘창포’의 매력은 그 유혹적 아름다움을 무색하게 하는 은은한 향기, 눈을 가까이 대고 관찰하다 보면 더 이상 고운 색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환상적인 면모에 있다. 아이리스원에 들어가면 석창포 등 다양한 창포를 감상할 수 있다. 아이리스원 뒤에는 열대식물원이 있다. 열대 지방은 식물 천국이라 할 수 있다. 헤아릴 수도 없고 어떤 식물들이 어떻게 명멸하는지 파악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수종이 그곳에 서식하는데, 그 울울창창한 숲의 일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곳이 ‘열대식물원’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양란 가운데 하나인 ‘반다’가 여행자를 반겨주고, 그 뒤로 다육식물, 바나나나무 등 크고 작은 식물이 숲을 이루고 있다.

동물 천국도 만날 수 있다

열대식물원 뒤쪽에 있는 ‘송파정’을 지나면 ‘곰조각공원’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곰의 1년 생활을 간접 관람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이다. 주인공인 ‘새총곰’이 태어나고 친구들과 뛰어놀며 어린 시절을 보내고, 어른 곰이 되어 곰순이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게 되는 일대기를 조각 공원 형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곰조각공원 옆에는 베어트리 카페가 있는데, 볶은 커피, 차, 음료를 마시며 따뜻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반달곰동산은 베어트리파크의 대표적인 공간이다. 반달가슴곰은 천연기념물 329호로 지정되어 있는 희귀동물로 한국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곰의 종류다. 반달곰들은 사육장에서 움푹 파인 동산을 오가며 사는데 활동성이 강해서 겨울철에도 마당에 나와 뛰어노는 모습을 지상에서 관람할 수 있다. 구름틀에서 재롱을 떠는 곰, 혼자 앉아 박수를 치는 곰 등 녀석들의 영리한 모습은 곰이 결코 미련 덩어리가 아닌 똑똑한 동물임을 보여주고 있다. 가족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곳으로는 ‘애완동물원’을 들 수 있다. 인류 최고의 반려동물인 강아지, 새끼반달곰, 원앙, 사슴, 앵무새까지 다양하고 귀여운 동물들에게 먹이도 주고 직접 쓰다듬어 볼 수 있어서 아이들이 까무라칠 정도로 좋아하며 어른들에게도 모처럼 동심의 순수함을 되찾아주는 소중한 곳이다.

먹이를 달라고 아이들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어린 동물들의 모습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하고 유쾌해지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옆 꽃사슴농장도 평화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전망대는 베어트리파크 전체를 조망할 수 있고 사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부감컷을 촬영할 수 있는 곳이다. 잔설이 남아있는 겨울 속 초록 수목원의 수묵화 같은 풍경을 바라보노라면 어느새 추위를 잊은 지 오래다. 파크 입구 중앙에 있는 ‘웰컴하우스’는 꼭 들려봐야 할 곳이다. 스페인풍의 이 건축물에는 레스토랑, 세미나실, 연회장 등이 있고 베어트리파크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레스토랑은 2층에 있는데, 스테이크, 파스타, 피자 등의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베어트리파크 이용법
개장 시간
09:00-18:00
이용 요금 성인 8000원, 소인 6000원, 만경비원 입장료 2000원 별도
연기군민은 소인 입장료 적용(3월까지).
유의 사항
전지역 금연, 금주 / 취사 금지 / 출입 제한 지역 출입 금지 / 동물에게 지정된 사료 이외의 음식물 투척 금지 / 식물 식재된 곳 출입 금지
반입 금지 품목
인화성물질 / 음식과 과일 / 돗자리 / 카메라 삼각대 또는 외다리(카메라는 반입된다) / 애완동물 / 놀이 및 운동 기구 / 음향기구 / 악기 / 대형 가방(30x40cm 미만 허용) / 자전거 / 롤러브레이트

교통편
네비게이션 입력어
베어트리파크 / 송파랜드 / 충남 연기군 전동면 송성리 8-5
네비 없이 찾아갈 때
경부고속도로 - 천안에서 천안논산고속도로 - 남천안 IC - 1번국도 12km - 송정리 진출로 - 베어트리파크
중부고속도로 서청주 IC - 36번 도로 9.8km - 조치원에서 1번 국도 8.6km - 신방리 진출로 - 베어트리파크
경부고속도로 대전 IC - 청주(조치원) IC - 조치원에서 1번 국도 8.6km - 신방리 진출로 - 베어트리파크
기차 이용
경부선 전의역 하차 - 택시로 5분 거리

주변 여행지
독립기념관 / 외암민속마을 / 아산온천 / 청남대 / 공산성 무령왕릉

베어트리파크 문의
041-866-7766 / www.beartreepark.com

※사진 : 베어트리파크 제공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영근(여행작가)자료제공 Citylife
발행일 2012.02.03기사입력 2012.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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