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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인물 얼굴은 연필 자국도 없이 희미하게 번져 있다. 눈동자도 없는 눈에는 불안이 서려 있어 유령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무채색 얼굴의 인물이 입고 있는 건 알록달록한 옷. 어울리지 않는 묘한 조합에 눈길을 빼앗긴 관객들은 발걸음을 뗄 줄 모른다. 도대체 이 사람의 정체는 무엇인가.

 

서울 종로구 이화익갤러리에서 올해 처음 선보이는 전시, 최병진(37) 개인전 `문 없는 방`의 주된 풍경이다. 8일부터 열릴 이 전시에서는 현대사회에 갇힌 인간의 모습이 형상화됐다. 작가가 전시에 이름 붙인 `문 없는 방`이란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탈출할 수 없는 현대 사회를 은유한다. 지난 10년여 간 사회에 대한 반대 개념으로 개인을 주목하는 작품 세계를 펼쳐왔던 최씨는 2008년까지 `로봇`과 관련한 작품을 주로 출품해왔다. 그러다 매너리즘에 빠졌다. "현대사회 속 개인의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기본 질문을 잃어버린 것 같았어요. 사회에 대항하는 `개인적 유희`를 주제로 로봇을 다뤄왔지만 점차 작품에 꾸밈이 많아지더라고요." 다시 한번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결심한 작가는 입체를 버리고 2009년부터 캔버스에 인물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인물`시리즈로 묶인 공간에서 유화로 표현된 인물 가운데에는 작가 자신뿐 아니라 부모, 부인과 아들, 친구들이 등장한다. 에라스무스와 루터 등 역사적 인물도 한 자리를 차지한다. 하지만 모든 인물이 흐릿하고 불안한 모습이다. 역사적 인물이건 범인이건 모두 화려한 느낌의 알록달록한 옷을 입었다. 현란한 색동옷은 삼각형과 사각형 등 단순한 기하학적 패턴으로 짜여 있다. 작가는 "거대한 사회에서 정체성을 잃고 살아가는 개인의 모습을 흐릿한 얼굴로 표현했다면, 그런 개개인에게도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여러 색깔이 섞인 옷을 입혔다"고 말했다. 무채색 현대사회지만 그 속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내면에는 나름대로의 화려함을 지녔다는 의미로 읽히기도 한다. 전시는 21일까지. (02)730-7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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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진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2.02.10기사입력 201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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