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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2일 오후,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 주변 상가들은 추운 날씨만큼이나 썰렁했다. 평일 오후이긴 했지만 상가들마다 손님이 없었고 중개업소에는 매물로 나온 점포들이 수두룩했다. 주택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긴 마찬가지다. 한동안 실수요가 탄탄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요즘은 중소형조차 하락세가 완연하다. 후곡마을주공아파트 매매가는 전용 59㎡ 기준 1억7500만~1억8000만원으로 2006년 최고가 대비 20% 이상 떨어졌다. 길거리에는 ‘1억원대로 내집마련, 평당 800만원대, 46·51평 즉시입주’ 플래카드가 바람에 휘날린다. 장항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산에는 불황을 이겨낼 만한 호재가 없다는 게 문제다. 그나마 기대했던 리모델링 호재도 사라졌고 고양, 파주시에 아파트 단지들이 계속 들어서다 보니 수요가 분산된 탓도 크다”고 우려한다.

 

일산은 1기 신도시 중 공원이 많고 유해시설이 적어 ‘살기 좋은 신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도시 중앙엔 정발산이 나지막하게 자리 잡았고 정발산역 근처에는 국내 최대 면적의 30만㎡ 호수공원이 위치해 주거 가치를 높였다. 바둑판 모양으로 정리된 도로망에다 도시 구획도 잘 정돈돼 있어 실수요자 반응이 좋았다. 지하철 3호선과 경의선이 도시 양쪽을 지나가 다른 도시와의 접근성도 높다. 총면적 15.7㎢, 6만9000여가구의 수도권 서북부 대표 신도시였다.

일산은 처음 개발될 때만 해도 분당과 견줄 만한 신도시였다. 입주 초기인 1994년 당시 매매가를 비교해보면 분당 서현동 시범우성(전용면적 84㎡)과 일산 마두동 강촌동아(전용 84㎡)가 각각 1억4500만원 수준으로 가격대가 비슷했다. 하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 시범우성은 5억7000만원, 강촌동아가 3억5000만원으로 2억원 이상 차이난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2010년 일산서구 집값은 7.5% 하락했고 일산동구도 5.9%나 떨어졌다. 2011년에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았다. 이사철 전세 수요가 몰리는 3월쯤에는 반짝 상승하나 싶더니 6월 이후부터 지금까지 하락세를 지속해왔다. 마두동 백마마을4단지한양은 전용 101㎡형이 2007년 1월 5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3억95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5년 새 30% 이상 떨어진 셈이다.

 

위기요인 주변 공급 늘고 리모델링 주춤

일산신도시의 위기요인은 무엇일까.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첫째, 일산 주변 공급량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2010년 말부터 일산 인근 고양 원흥·지축지구와 식사·덕이지구에서 대단지 입주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택지지구 입주가 모두 완료되면 2011년 12월 현재 96만여명인 고양시 인구는 11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일산에서 멀지 않은 파주신도시 물량까지 합하면 경쟁은 더욱 심해진다. 파주 운정지구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2만가구가 입주했고 올해도 5000여가구, 2013년 이후에는 1만7337가구가 추가로 입주할 계획이다. 미분양 물량도 여전히 많다. 2011년 10월 현재 고양시 미분양 가구 수가 4063가구에 달하고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만 2149가구다. 준공 후 미분양은 용인(3213가구) 다음으로 많다. 한태욱 대신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수요는 없는데 공급은 늘어나면서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미분양, 그중에서 준공 후 미분양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둘째, 리모델링 수직증축 무산이다. 2007년 리모델링 연한이 완공 후 20년에서 15년으로 줄어들면서부터 1991년 이후 입주한 일산 아파트들은 리모델링 호재만 바라봤다. 한동안 단지마다 조합, 추진위원회 등을 만들어 리모델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최근 수직증축이 불가능해지면서 대부분 단지들이 리모델링 추진을 줄줄이 포기하는 분위기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사장은 “정부가 리모델링 규제를 풀었지만 정작 중요한 변수인 수직증축이 불가능해 일산 아파트들은 리모델링으로 수익을 내긴 어려운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셋째, 입지 경쟁력이 떨어진다. 1기 신도시 중 맞수인 분당은 서울 강남에 인접해 있고 경부축에 자리 잡으면서 그나마 집값이 덜 떨어졌다. 여유 땅이 있는 단지들은 수평증축, 가구 분할 효과까지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일산은 사정이 다르다. 강남 접근성이 떨어지고 대규모 기업단지도 없어 베드타운 역할에 그치고 있는 게 문제다. 출퇴근 시 서울로 진입하는 도로마다 교통 체증도 심각하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일산신도시 주변에 공급 물량이 쏟아지고 마땅한 기업 유치 계획도 없어 일산은 점차 베드타운화되고 있는 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기회요인 GTX·고양터미널 완공 등 교통 개선

기회요인도 있다. 첫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제2자유로 등 각종 교통 호재다. 2011년 7월 파주신도시와 서울 상암동을 연결하는 제2자유로(총연장 22.69㎢)가 뚫렸다. 법곳IC와 강매IC를 통해 기존 자유로와 연결돼 강변북로로 서울에 진입하기 쉽다. 서울 도착시간이 20분 정도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동안 논란이던 GTX 개통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GTX는 지하 40~50m 깊이에 건설되는 터널 속을 최고 시속 200㎞, 평균 시속 100㎞로 달리는 광역급행철도다. 경기도는 일산~동탄 73.7㎞ 구간, 송도~청량리 48.7㎞ 구간, 의정부~금정 45.8㎞ 구간 등 3개 노선을 정부에 제안해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11~2020년)’의 전반기 신규사업으로 채택됐다. 2013년 착공할 경우 2018년 개통 예정이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비록 신도시가 위기지만 일산은 수도권 서북부의 상징적인 도시이면서 지하철 3호선, 경의선과 GTX, 제2자유로 등 교통 호재를 누린다면 서울 인접 도시로서 매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둘째, 고양도심종합터미널 완공이다. 현대엠코가 짓고 있는 이 터미널은 20여년간 우여곡절 끝에 대지 2만7000여㎡(약 8100평), 건축 연면적 14만6000㎡(약 4만4000평)에 지하 5층, 지상 7층 규모로 완공됐다. 전체 건축면적 중 30%는 터미널로, 63%는 판매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건축물 사용 승인과 터미널 시설 확인 등을 거쳐 올 4월쯤 개장할 전망이다. 110여개 운행노선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도권 서북부 800만명 배후인구의 교통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고양터미널은 지하철 3호선 백석역과 연결되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일산IC에 인접해 있다. 인천공항과도 20분 거리로 가깝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실장은 “고양터미널 준공으로 일산 킨텍스, 파주 롯데·신세계 프리미엄아울렛, 출판단지와 연계되는 초대형 상권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호수공원 조망 오피스텔 노려볼 만

일산신도시 투자가치는 괜찮을까. 전문가들은 아파트보다는 오피스텔 투자를 추천하는 경우가 많았다. 분당 정자동 오피스텔 매매 가격이 3.3㎡당 1300만원에 달하지만 일산 장항동 지역은 3.3㎡당 500만원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에 지은 오피스텔은 투자금액이 1억원 정도에 불과한 게 매력이다. 마두역과 정발산역 사이 특히 MBC드림센터 주변 호수공원 조망권이 있는 중소형 오피스텔은 임대수익이 꾸준하다는 평가다. 박상언 사장은 “경기 침체와 주변 공급과잉으로 일산 소형아파트까지 하락세라 아파트보다는 오피스텔 투자가 낫다. 대신 서울보다 저렴한 3.3㎡당 500만원대의 역세권 소형 오피스텔 투자를 노려볼 만하다”고 내다본다.

아파트는 철저히 급매물로 한정해 투자해야 한다. 킨텍스 주변인 주엽, 대화동 일대와 호수공원 조망 아파트들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일산 마두동이 1200만원 선으로 높고 대화동은 1100만원, 백석동은 1000만원 수준이다. 채익종 다다디앤씨 사장은 “지하철 3호선 역세권에 위치한 1000가구 이상 대형단지, 그중에서도 3.3㎡당 1000만원 이하 100㎡(33평)대 아파트가 유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산 쇼핑몰 3인방 비교해보니
규모는 레이킨스몰, 입지는 웨스턴돔
 

일산신도시의 최고 상권은 어디일까? 일산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정발산역 주변 호수공원 상권이라고 답할 것이다. 일산 호수공원 상권에는 대표적인 상업용 시설이 2곳 있는데 ‘라페스타’와 ‘웨스턴돔’이다. 2003년 8월 정발산역 인근에 라페스타가 들어왔고, 2007년 3월 MBC드림센터 인근 반대편 블록에 웨스턴돔이 문을 열었다.

‘큰형님’ 격인 라페스타는 길이 300m, 최대 폭 28m 땅에 4~5층짜리 건물들이 거리형 상가로 배치돼 있다. A동에서 F동까지 6개의 테마동으로 나뉘어 있다. 웨스턴돔은 지하 2층, 지상 10층, 연면적 11만8100㎡(3만5000평) 규모다. 지상 1~4층은 내로라하는 브랜드가 밀집한 각종 상업시설, 3층 일부부터 10층까지는 웨스턴타워라 불리는 4개동의 오피스빌딩으로 구성돼 있다.

두 쇼핑몰은 모두 상층부에 영화관을 입점시켜 모객(募客) 효과를 높였다. 라페스타 3~4층에는 롯데시네마, 웨스턴돔 3~4층에는 CGV가 각각 자리 잡았다. 양쪽 모두 1층에는 커피숍, 패스트푸드점, 의류·화장품 매장, 2층에는 푸드코트를 배치했다. 주 고객층은 차이가 있다. 라페스타는 야간에 몰려드는 유동인구를 축으로 한 10~20대가 주 고객이라면 웨스턴돔에선 구매력 있는 직장인이나 가정주부가 많이 눈에 띈다.

한동안 일산 상권 주도권은 라페스타가 쥐고 있었지만 요즘에는 웨스턴돔으로 서서히 옮겨가는 분위기다. 웨스턴돔은 천장에 돔을 씌워 오픈형 천장의 라페스타보다 조금 더 고급스럽고 세련돼 보인다. 웨스턴돔 인근에 MBC드림센터, SK엠시티 등 대규모 건물들이 밀집해 있어 고정·유동인구 유입이 더욱 용이하다.

두 쇼핑몰 간 경쟁에 ‘막내 동생’ 격인 일산 킨텍스 지원시설 ‘레이킨스몰’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0년 10월 오픈한 레이킨스몰은 연면적 16만9405㎡로 코엑스의 1.5배 크기를 자랑한다.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메가박스 등 쟁쟁한 부대시설이 자리를 텄다. 
투자가치가 높은 곳은 어디일까? 라페스타 연면적이 약 6만㎡, 웨스턴돔이 약 11만㎡인 것과 비교해볼 때 규모 면에선 단연 레이킨스몰이 우위다. 하지만 입지를 보면 아직까지 웨스턴돔, 라페스타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웨스턴돔, 라페스타가 일산 상권 중심지인 3호선 정발산역과 가까운 반면 레이킨스몰은 킨텍스 옆에 위치해 대화역, 주엽역이 인접해 있다. 최근 킨텍스 주변이 신흥상권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일산 상권의 무게중심은 유동인구가 풍부한 정발산역 주변이란 평가가 많다. 1990년대 후반부터 정발산역 주변에 교육청, 경찰서, 세무서 등 공공기관과 오피스, 오피스텔들이 대거 들어서면서 배후수요가 급증했다. 킨텍스 지원시설 단지가 잇따라 조성되면서 킨텍스 주변 상권도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정발산역 주변에는 밀린다.

일산 빅3 상가 성공 여부는 앞으로 늘어나는 인구를 얼마나 상권 내로 유입시키느냐가 관건이다. 3곳 모두 1층 상가 시세가 3.3㎡당 3000만원을 넘나들 정도로 높아 임대수익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일산뿐 아니라 주변 택지개발지구와 파주, 김포 거주인구 등을 끌어오는 광역 상권, 멀리 보면 외국 관광객까지 끌어들이는 글로벌 상권으로 개발해야 승산이 있다. [장경철 상가114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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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2.01.20기사입력 201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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