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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방배동에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서비스센터.

벤츠 고객인 박선희 씨(가명)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박씨가 차를 세워놓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안내 데스크 직원이 반갑게 맞이한다. "박선희 고객님, 반갑습니다. 리콜 서비스로 예약 주셨죠? 이쪽으로 모실게요."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지? 게다가 예약 내용까지?"

박씨는 "친절하게 응대하는 것도 기분이 좋았는데, 이름까지 불러주며 맞이하니 감동이 더했다"고 말한다. 벤츠 방배 서비스센터 입구엔 고객 차량번호를 식별할 수 있는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이 카메라로 식별된 차량 정보가 안내 데스크로 전달되고 안내 직원은 해당 차량과 관련한 고객 정보와 예약 정보를 미리 확인한 후 고객 응대에 나서는 것이다. 특급호텔에서나 볼 수 있다는, 이른바 컨시어지 서비스(고객 정보를 모두 파악하고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 Concierge)다.

최근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 회자되는 말이 있다. "요즘 고객들은 차를 처음 살 땐 브랜드와 디자인, 품질을 보지만 재구매할 땐 서비스를 본다."

그만큼 서비스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프리미엄 자동차 고객일수록 이 같은 경향이 강해지는 추세다. 다시 벤츠 서비스 센터로 돌아가 보자. 박씨의 감동은 컨시어지 서비스에서 끝나지 않았다. 차량 점검과 관련한 상담을 마친 후, 기다리는 시간(1시간30분 정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것. 1층에서 상담을 마치고 2층 라운지로 올라가 보니, 네일케어(손톱 관리) 서비스가 눈에 띄었다. 30분 정도 네일케어 서비스를 받고 나니 시계는 어느덧 12시를 가리킨다. 라운지 직원 안내를 받아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엔 벤츠 방배 서비스센터가 자체 운영하는 카페테리아(식당)가 있다. 고객들은 직원 식사장소와 분리된 별도 공간에서 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친 후 다시 2층 라운지로 내려와 차를 마신다. 라운지 카운터에서 카페라테를 주문하니, 직원이 친절하게 자리까지 가져다 준다. 라운지엔 커피 말고도 각종 빵과 도넛, 스낵, 음료가 구비돼 있다. 이 모든 서비스와 음식료는 모두 `무료`다.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안내 직원이 다가온다. "손님, 차량 점검이 다 끝났다고 합니다. 1층으로 내려가 안내를 받으시면 됩니다."

방배 서비스센터에서 머무는 동안 박씨는 그야말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예전 다른 브랜드 차량을 가지고 있을 때 서비스센터에 가보면 기다리는 동안 정말 할 일이 없었어요. 그래서 잠시 밖으로 나가 사우나를 하고 온 적도 있죠. 그래도 차량 점검이 끝나지 않아 지루했던 기억이 많아요. 그런데 요즘엔 서비스가 이렇게 좋아졌으니 정말 감동을 받을 수밖에요. 서비스센터가 아니라 마치 공항의 VIP라운지에 와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벤츠 방배 서비스센터엔 총 11개 개인 전용 부스가 있어 PC나 TV, 영화 감상을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도 있다. 이 센터 총괄 책임자인 안종부 상무는 "수시로 직원들을 항공사에 보내 서비스 교육을 받게 하고 있다"며 "요즘 고객들은 차량 자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 이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도 원하고 있는 만큼 이를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벤츠와 함께 프리미엄 자동차를 대표하는 BMW도 차별화된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BMW7시리즈 모빌리티 라운지는 다양한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BMW는 이 라운지 공간을 고객들이 조찬모임용 미팅장소로 활용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고객들이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사적인 공간으로도 활용한다. 작년 9월엔 세계적 모던 아티스트인 제프 쿤스의 아트카 전시회 같은 문화행사도 열렸다. 현재 고객의 수요가 늘어 BMW는 보다 넓은 장소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전을 준비 중이다.

최고급 서비스 말고도 차별화된 전시와 마케팅으로 고객들의 엔터테인먼트 욕구를 충족시켜 주려는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자동차 마케팅도 고객 요구에 맞춰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과 논현동을 가로지르는 도산대로 한가운데에 위치한 미니(MINI) 전시장은 수입차 매장으로 가득한 도산대로에서도 명물로 꼽힌다. 독특한 전시장의 컨셉트 때문이다. 무심코 지나가던 사람들은 미니쿠페 클럽맨 차량이 전시장 정중앙의 유리를 깨고 들어가는 듯한 모습에 깜짝 놀라지만 이는 역동적인 미니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 `전시`다. 넓은 주차장 앞에 수십 대의 다양한 미니들이 주차돼 있는 것도 사람들에겐 볼거리다. 자동차 브랜드의 마케팅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케팅이 단순히 `차를 더 많이 팔기 위한 활동`이라는 인식에서 탈피해,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과 즐거움ㆍ감동을 선사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고급 수입 브랜드가 이처럼 고객 서비스 차별화에 나서자 국내 자동차 회사들도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기아차는 최근 강남 신사동에 `럭셔리 컨셉트`의 전시장(강남 영동 지점)을 열었다. 기존 전시장 인테리어에서 탈피해 무언가 고급스런 느낌을 주기 위한 시도가 눈길을 끈다. 최고급 커피머신과 스낵, 천연소재 고급 허브 방향제, 럭셔리 벽지와 태블릿PC, 다양한 영상물과 음악 등으로 고객들 오감을 즐겁게 해준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다른 모델들과 별도로 기아 최고급 모델만을 전시해 놓은 플래그십 쇼룸이다. 최고급 모델 고객들은 럭셔리한 분위기의 이 별도 공간에서 차별화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이 쇼룸엔 K7이 전시돼 있고 조만간 K9이 그 자리를 대체할 예정이다.

 


대형 영화관이 車안으로 쏙~
신개념 문화공간 '기아 시네마'

자동차 마케팅에 영화를 접목한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12월 기아자동차가 서울 청담동 CGV청담씨네시티 안에 업계 최초의 전용 브랜드관인 `기아 시네마(KIA CINEMA)`를 오픈한 것. `기아 시네마`는 디자인 경영을 선도해온 기아차의 명성에 걸맞은 고품격 실내디자인과 함께 고객들에게 최고의 만족을 제공하는 다양한 편의시설과 볼거리가 가득한 신개념 문화공간이다.

1층 190석, 2층 18석의 넓은 복층구조를 갖춘 `기아 시네마`는 상영관 전체를 고급스럽고 세련된 분위기로 연출하며 품격 높은 문화예술 공연장의 느낌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또 상영관 내외부 곳곳에 기아차를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를 자연스레 배치하고 달리는 자동차를 형상화한 대형 디지털 조형물을 상영관 입구에 설치해 역동적인 기아차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정면 스크린과 함께 좌측, 우측, 천장 등 총 4개의 스크린으로 분할된 광고 영상을 상영해 관객들에게 영화 감상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호평받고 있다. `기아 시네마`는 영화 시작 전에 광고를 최소화하는 대신 `쏘울 햄스터 영상` `모닝 네일아트 영상` 등 기아차가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선보이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재미있는 영상들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2층 모든 좌석과 관객들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첫째 열에 발 받침과 등받이 높이 조절 기능을 추가한 프리미엄 시트를 배치해 편안한 분위기에서 영화 감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K열 좌석에는 프리미엄 시트와 함께 기아차를 상징하는 레드 컬러를 적용했고 등받이 안쪽에 새겨진 좌석번호를 통해 기아차의 인기 차종인 K5, K7 등이 자연스레 연상될 수 있도록 했다. 

 

車전시장에 車보러 가니? 아니 그림보러!
유명작가 전시회 잇달아 열어

자동차 전시장은 더 이상 자동차를 팔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 당장 자동차를 한 대 더 파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고객들에게 감동을 주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 `지속가능 고객층`을 넓혀 가는 게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자동차 전시장을 예술과 접목하려는 시도가 눈길을 끈다.

최근 메르세데스 벤츠 강남전시장은 `이임호`전을 열어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임호는 한국을 대표하는 사실주의 작가다. 사실주의 회화의 본산으로 유명한 러시아 레핀 미술 아카데미 실기 박사 출신이다. 이번 전시는 벤츠 강남전시장의 3층과 4층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이번 전시는 오는 17일까지 계속된다. 고객들은 전시된 작품들을 감상한 후 직접 구입도 가능하다.

벤츠 강남전시장은 다음달 강성원 작가 전시회로 또 한 번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예정이다. 중국 베이징 중앙미술학원 출신인 강성원 작가는 석채를 쌓아올려 독특한 질감을 개성 있게 표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전시를 주관하는 비컨 갤러리 심정택 대표는 "강성원 작가의 석채는 벤츠의 전통적인 견고성을 떠올리게 하며 생명과 인간 존중의 벤츠 철학과 일치하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벤츠코리아는 이 같은 미술 전시회 말고도 클래식 음악회와 뮤지컬ㆍ재즈 공연, 골프 행사, 패션쇼 등에  고객들을 초대하는 등 다양한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인피니티도 고객들을 위한 특별한 미술 전시회를 2월부터 시작한다. 인피니티 공식 딜러인 에스에스 모터스는 도산 사거리에 위치한 인피니티 강남전시장에서 `김중식`전을 연다. 김중식 작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가다. 시대별 아이콘이 되는 인물 이미지를 이용해 새로운 이미지를 연출하는 데 탁월한 성과를 보여왔다. 이번 전시회엔 김중식 작품 25점 이상이 전시될 예정이다. 유명 작가의 작품이 한 전시회에서 20점 이상 전시되는 것은 전문 상업 갤러리에서도 `대형 전시회`로 통한다. 김중식 작가는 "자동차 전시장에서 미술 작품을 전시하게 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중식 전시회에 이어 3월엔 화려한 색감을 앞세워 극사실주의를 표방하는 박종필 작가 전시회가 예정돼 있다.

 

을씨년스런 폐공장 들어서니…
호기심 자극 `신차발표회`

미니쿠페S 로드스터를 운전하며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을 따라 도착한 폐공장은 겉으로 보기엔 을씨년스러웠다.  유도 사인을 따라간 곳의 외관은 어둡고 음침했지만 차를 세운 후 문을 열고 들어서자 폐공장은 멋진 클럽으로 변신해 있었다. 톡톡 튀는 미니(MINI)의 미니쿠페 로드스터(2인승 오픈카) 신차발표회다운 발상이었다.

폐공장을 개조해 만든 신차발표회장 안에서 시간이 될 때까지 기자단은 전시되어 있는 미니 차량들을 구경하거나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기다렸다. 시간이 되자 갑자기 미니 티셔츠를 입고 인라인스케이트를 신은 `미니(MINI)걸`들이 나타나 팔을 잡아 끌었다. 시작 전부터 궁금했던 베일에 싸인 공간이었다. 베일을 걷자 수십 대의 미니쿠페 로드스터가 뚜껑이 열린 채로 큰 화면 앞에 나란히 주차돼 있었다. 자동차극장을 컨셉트로 하는 미니만의 신차발표회의 시작이었다.

그저 호텔에서 상투적으로 치러졌던 신차발표회가 달라지고 있다. 현재의 고객과 잠재고객, 그리고 미디어 관계자들을 초청해 단순히 신차를 소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신차와 더불어 브랜드에 대한 `감동`을 주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출시하는 차라는 것을 십분 강조하기 위해 국립국악원을 빌려 실제 우리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을 교차시키는 방식의 공연과 퓨전요리를 선보이는 신차발표회를 연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나, 톡톡 튀는 젊은 고객들이 대부분인 A3 해치백의 특성을 감안해 세계적인 라운지뮤직의 대가 자미로콰이 콘서트로 신차발표회를 꾸민 아우디 등이 그렇다.

신차 발표회뿐 아니라 고객을 재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방식도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크라이슬러 그룹의 지프 브랜드는 유난히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수년째 여름마다 `지프 캠프(Jeep Camp)`를 연다. 고객들을 강원도로 초청, 코스를 개발해 도심에선 웬만해선 누릴 수 없는 오프로드 드라이빙을 가족과 함께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캠프파이어나 바비큐파티 등 각종 가족 위주 행사를 마련했다는 점 때문에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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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현 기자, 박인혜 기자, 문일호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2.02.17기사입력 201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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