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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음 톤 목소리에 깔끔한 외모, 일을 사랑하는 전형적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소양은 BMW의 이미지를 그대로 빼닮았다. 최근 스쿠터, 오토바이를 타기 위해 2종 소형 면허 학원에 다닌다는 그의 말에선 BMW의 역동성이 느껴진다.

`수입차 넘버원의 자존심`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얘기다. 그의 첫 차는 현대차의 `포니2`였고 지금은 최고급 럭셔리 세단 `BMW 750Li`다. 고졸 출신인 그의 인생도 그의 애마처럼 수직 상승했다. 숫자를 통한 기본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든 일을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그의 단순하고도 우직한 성격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어쩌면 BMW의 성장 과정도 그렇지 않을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차는 BMW 760입니다. 그야말로 움직이는 사무실이죠. 움직이면서도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놀라운 정숙성과 안락함, 넓은 공간이 매력적입니다." 당연히 가장 비싼 차를 선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BMW 760은 BMW의 최고급ㆍ최고가 모델이 아닌가. 이에 대해 김 사장은 BMW 760이 운전기사를 둔 전형적인 `회장님 차`가 아니어서 더 끌린다고 한다.

이 점잖아 보이는 신사가 사실은 스피드광이다. 지난 1995년 BMW코리아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된 그는 독일 본사 출장을 가면서 그 유명한 아우토반을 처음 경험한다. 속도 무제한의 도로를 BMW 523으로 시속 240㎞의 속도감을 즐겼다. 그러다 잠깐 정신을 딴 데 판 사이 앞차가 눈앞에 다가왔다. `이미 늦었다`는 생각이 순식간에 지나갔지만 바로 급브레이크를 밟으니 앞차와 불과 10㎝ 거리로 섰다. 아찔한 순간 속에서도 김 사장은 `BMW가 잘 달리고 잘 서는 기본기에 충실하다`는 점을 몸소 깨우치게 된다. 이후에도 김 사장은 독일 출장 때마다 BMW로 시골길이나 눈길을 가리지 않고 달린다. 차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 고객을 만날 때 자신있게 세일즈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사장은 "한 번은 아우토반을 달리다가 독일 국경을 지난 줄도 모르고 계속 과속을 했는데 오스트리아 지역에 와 있지 뭡니까. 오스트리아 경찰에게 과속 딱지를 떼는데 봐 달라고 했더니 그 경찰이 "벌금이 얼마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 돈으로 2만원이라 단번에 내고 독일로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BMW의 신차가 나올 때 새벽에 직접 그 차를 몰고 부산까지 남몰래 다녀온다. 4시간이 넘는 운전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속력의 짜릿함과 차와 일체가 되는 느낌`이 그를 흥분시킨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BMW 2만3293대, 미니 4282대를 포함해 모두 2만7602대로 전년 대비 45% 성장했다. 수입차 최초로 2만대 판매 실적을 돌파한 것이다. 미니 브랜드는 전년(2220대) 대비 90% 넘게 성장해 무려 4282대가 팔렸다. 김 사장은 "미니야말로 운전의 재미가 최고"라며 "미니를 탈 때는 일부러 캐주얼 복장으로 갈아입고 운전대를 잡는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국내 대형 스쿠터 시장도 본격 공략에 나선다. BMW의 모터사이클 부문인 BMW 모토라드가 올여름 650㏄급의 대형 스쿠터를 내놓는다. 자신감에 찬 그는 "아마도 국내 스쿠터 시장을 평정할 만큼 깜짝 놀랄 만한 성능을 자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수입차를 호령하는 김 사장이지만 그는 부친의 교통사고로 일찌감치 생활전선에 뛰어들 정도로 시작은 미약했다. 덕수상고 3학년이던 1974년 삼보증권(현 KDB대우증권)을 첫 직장 삼아 재무와 경리 실무를 배웠다. 이후 BMW CFO로 영입됐으니 그는 숫자에 강한 자신의 특기를 그대로 살린 셈이다. 그는 외국계 화재보험사 하트포드, 제약회사 신텍스 등을 거치며 두드러진 실적을 쌓았다.

BMW코리아 사장이 공석이 되자 당시 CFO였던 그에게 기회가 왔다. 2000년 1월 신라호텔에서 만난 본사 측 임원은 그에게 사장 자리를 맡아 달라고 했다. 그러자 그는 "저는 자동차기업 경험이 전무한 사람입니다. 다른 유능한 사람을 찾고자 하신다면 제가 추천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오히려 그의 이러한 대답은 본사를 감동시켰다.

그 본사 임원은 김 사장이 과거 신텍스 대표이사 부사장 시절에도 자신보다 주변 사람을 챙기는 인물이었다는 점을 기억했다. 당시 한국신텍스는 `로슈`가 한국에 투자한 한국로슈와 합병해야 했고 김 사장과 100명의 직원들은 회사를 떠나야 할 처지였다. 김 사장은 직원들에게 한 푼이라도 더 많은 퇴직금을 주기 위해 자신에게 배정된 인센티브를 포기했던 것이다. 이후 김 사장은 2003년에 BMW그룹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본사 임원이 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지금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 사장은 "전시장만 만든다고 팔리는 시대는 지났다. 보다 많은 정비센터와 서비스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특히 BMW가 지난해 `BMW코리아 미래재단`을 설립했는데 수입차 업체 모두 이러한 사회공헌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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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호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2.02.17기사입력 201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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