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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들과 희희락락하는 필립그린 CEO(왼쪽 두번째) 자료=필립그린 페이스북

 

영국에서 기사작위까지 받은 억만장자 패션왕 가족들이 망해가는 자신의 기업에서 1조에 달하는 배당을 챙겨간 간 것으로 나타나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해당 기업은 얼마전 파산신청을 한 영국 최대 백화점 체인 BHS이다. 현재 BHS의 1만1000명 직원들은 실직위기와 함께 파산난 직장연금으로 노후마저 가늠할 수 없게 됐다.

 

성난 민심의 화살을 맞고 있는 주인공은 한때 영국 2위 부자까지 올랐던 영국 패션 소매업계의 제왕 필립그린 아캐디아그룹 CEO다. 그린은 16세에 첫 신발가게에서 아르바이트로 소매업에 발을 들인후 21세에 가게를 열었을 정도로 천부적 장사꾼이었다. 금융·부동산관리·리테일 전반에 대한 경험을 하면서 순식간에 영국 패션리테일계의 돌풍으로 등장했다.

 

문제의 발단은 그린이 BHS를 인수한 지난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2000만 파운드에 BHS를 인수후 영국 최고 패션소매점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다음해인 2001년에는 10억 파운드를 투자해 ‘톱숍’ ‘윌리스’ ‘미스 셀프리지’ ‘도로시 퍼킨스’ 등이 속한 아카디아 패션그룹도 인수해 패션왕국 라인업을 완성했다. 더 놀라운건 투자금 회수다. 그는 당시 이들 리테일을 인수하기 위해 외부에서 8억파운드의 자금을 빌렸는데 이를 불과 4년만에 갚았다.

 

영국 전역에 2366개 매장을 세웠건 연간 총 매출은 25억 파운드에 이르렀다. 그의 통장에는 무려 12억 파운드라는 영국 기업 사상 최대 현금이 예금됐다. 노동당의 토니블레어는 지난 2006년 여왕의 생일때 그린에게 기사작위를 수여했고 노동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그에게 국가경영컨설팅을 받고 선거때 후원도 받았다.

 

재계 뿐 아니라 정계에서도 주목하는 인물로 떠오른 것이다. 문제는 이런 어마어마한 그의 부가 결국 기업의 ‘앙꼬’를 빼먹은 돈으로 쌓았다는 비판이 BHS의 부도와 함께 터져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그린은 지난 200~2004년 BHS에서 무려 5억8000만 달러를 배당과 임대료, 대출 이자 등으로 챙겨갔다. 이는 당시 BHS의 세전 이익에 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당시 패션리테일 업계는 본격적인 온라인 쇼핑이 등장하면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시기 였다. 회사의 현금은 생기자마자 사라졌고 결국 미래를 위한 투자를 등한시 하다 전자상거래·SPA패션브랜드 등장등에 제때 대응못했다. 그린은 작년 회사를 단돈 1파운드에 팔았고 회사는 12개월후 도산했다.

 

민심이 분노하고 있는 것은 이로 인해 1만1000명의 일자리가 공중에 사라지게 됐을 뿐더러 직원들의 노후가 걸린 직장연금이 무려 5억7000파운드를 적자를 내고 깡통이 됐다는 것이다.

 

전 영국 기업부 차관인 빈스 케이블은 “그린이 한 행위는 회사의 미래를 지나치게 낙관하고 거액을 챙겨갔거나 회사가 미리 망할 것을 예상하고 챙기거나 둘 중 하나일수 있다”며 “혐의가 있으면 당연히 수사와 조사를 해야 한다”말했다.

 

정치권에서도 그린에게 등을 돌리고 날선 비판과 청문회를 요구하고 있다. 대량 실업에 따른 민심이 최악상황이기 때문이다. 노동당의 연금위원회 위원장인 조만의원은 “그린이 부당하게 취득한 4억 파운드의 배당을 회사에 돌려주고 이를 통해 연금적자를 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소속의 연금보호펀드도 이런 그린에게 날선 비판을 퍼부으면서 더 많은 사재출연을 요구중이다. 현재 파산관리부는 BHS의 경영보고서를 받아 분석한후 그린에 대한 수사와 추징 등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그린은 예전 경영주로서 돕는 차원에서 약 4000만 파운드를 돌려주고 4000만 파운드의 대출을 해주겠다며 이외 책임에 대해 거부했다.

 

이런 그린의 태도가 알려지면서 그의 호화로운 소비력과 조세회피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는 현재 1000만 파운드 가격의 호화 요트 ‘라이온하트’ 제작을 주문해 배달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린의 이런 동급 규모 요트 2대와 개인용 헬리콥터, 자가용 비행기 까지 갖추고 조세피난처인 ‘모나코’를 주말마다 왔다갔다 하고 있다. 그의 아내인 티나 그린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으로 현재 그린이 갖고 있는 모든 회사의 명의상 대표다. 법인 주소지 역시 모두 모나코로 옮겼다. 회사의 모든 발생이익이 모나코로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파나마 페이퍼스’를 통해 공개됐다.


 

 

이지용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05.09기사입력 201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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