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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아 인제대서울백병원 교수가 냉방병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른바 냉방병이다. 냉방병은 엄밀히 말해 질병은 아니다. 건물 내에 에어컨을 장시간 강하게 틀어두다 보면 실내 온도가 지나치게 낮아져 우리 몸에 악영향을 끼치는데 이때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을 냉방병이라고 부른다.
박현아 인제대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흔히 여름철에 걸리는 감기는 사실 감기가 아닌데 감기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감기는 1~2주일 내에 증상이 그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냉방병은 그보다 오랫동안 증상이 지속된다. 냉방병의 원인이 되는 차가운 에어컨 바람에 계속해서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냉방병의 증상은 크게 두 가지. 호흡기관이나 자율신경계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에어컨은 찬 공기를 내뿜을 뿐 아니라 제습 기능을 하기 때문에 에어컨 사용이 지속되다 보면 실내 공기가 건조해진다. 그에 따라 호흡기 속 섬모가 마르고, 그러다 보니 목과 코 안, 기관지가 답답하고 불편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또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외 온도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우리 몸은 그 기온 차에 적응하기 위해 자율신경계를 활성화한다. 이때 자율신경 기능이 좋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몸이 쉽게 피로해지면서 오한이 느껴지며 어지러움증이 생긴다. 손발이 붓고 소화 기능이 떨어지면서 식욕이 저하되거나 설사, 복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 밖에도 에어컨의 찬 바람이 아토피 같은 피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고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안구건조증이 심해질 수도 있다. 여성의 경우 특히 냉방병에 취약한데, 생리가 불규칙해지거나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다.
여름철 냉방기 사용과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것으로 레지오넬라균이 있다. 레지오넬라균은은 섭씨 25~42도 물에서 잘 번식하고 인공 급수시설 혹은 냉방기의 냉각수 등에서 흔히 발견된다. 에어컨 냉각수에 번식해 있다가 에어컨을 틀었을 때 건물 내 공기 중에 물방울 형태로 떠다니면서 사람에게 감염된다.
박 교수는 “최근 건물 냉각수 위생을 법적으로 관리하게 되면서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감염이 크게 줄긴 했지만 그래도 아예 없어진 건 아니다. 대부분은 감기 정도의 증상만 보이고 지나가지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드물게 폐렴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냉방병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그만큼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박 교수는 “냉방병은 대개 환경을 개선해주면 증상이 빨리 호전된다. 코막힘, 재채기, 설사 등의 증상이 심한 경우 그에 맞는 약물을 처방하는 것이 치료의 전부”라면서 “실내 온도를 알맞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 적정한 실내 온도는 24~28도다. 에어컨을 사용할 때 실내외 온도 차이가 5~8도 이상 나지 않게 해야 한다.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하는 것은 자제하고, 되도록 에어컨의 찬 공기에 바로 노출되지 않도록 긴소매 옷을 준비해 보온에 힘써야 한다. 에어컨을 사용하는 동안 호흡기 점막이 마르기 쉬우므로 물을 자주 마셔주는 것도 권장된다.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해주는 것은 기본이다. 2~4시간 간격으로 5분 이상 창문을 열고 환기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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