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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중국 기업인들은 고속 성장세가 한 풀 꺾인 이른바 ‘신창타이’ 경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미래에 대한 대비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마윈(马云) 자웨팅(贾跃亭) 류촨즈(柳传志) 리둥성(李东生) 위민홍(俞敏洪) 등 내로라하는 중국 기업인들은 ‘10년 후의 미래’를 주제로 최근 열린 중국 기업인 포럼에서 걱정스런 전망을 쏟아 냈다.
특히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은 “중국서 잘나가는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3년 안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의미심장한 경고를 했다. 물론 미래에 대한 대비를 잘 해야한다는 취지지만 중국경제의 앞날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는 의미도 담겨져 있다.
10년째 이어진 이 포럼의 하이라이트는 중국을 대표하는 10명의 CEO를 불러 모아 상호 질문을 하도록 하는 순서다. 이 포럼 단골손님인 마윈은 요즘 뜨는 러스(乐视)TV의 창업자인 자웨팅(贾跃亭)등을 상대로 거침없이 직격탄을 날려 화제를 모았다.
“며칠 전에 선전(深圳)에서 열린 인터넷 대회에서 당신이 BAT(바이두, 알리바바,텐센트)가 중국 인터넷 창업 자원을 독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해 들었는데 그러면 입장을 바꿔서 당신이 BAT 경영자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젊은 자웨팅을 쏘아 붙인 것이다.
당황한 자웨팅은 “마윈 선생님의 질문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다”고 운을 뗀 뒤 “시대는 변하는 것이고 변하는 시대에 따라 위대한 기업도 생긴다. 기존의 기업 고리를 뚫는 게 핵심이다. 사람들은 BAT같은 기업을 커다란 산에 비유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미래를 바라보는 눈이다. 기존의 연장선이 아닌 창조가 이뤄져야한다. 더욱이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의 자원을 이용하는 아이디어에서 벗어나서 더 높은 각도에서 시대를 완전히 앞서나가는 전략을 마련해야한다”며 에둘러 러스TV의 성공스토리로 응수했다.
마윈은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도 IBM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알리바바도 마찬가지다. 10년 후에 BAT는 없다. 3년 이내 없어질지도 모른다. 지금 중국의 어떤 인터넷 회사가 3년 동안 온전히 버틸 수 있겠나”라며 분위기를 주도한다.
미래에 대해서도 “기업은 10년 후에 일어날 문제를 생각하고 있어야 생존할 수 있고 사회 문제가 커질수록 보상도 크며 기업도 그만큼 성장할 수 있다”며 자신의 미래 판단 기준을 제시한다.
다시 말해 “기업은 10년 후에 일어날 문제를 생각하고 있어야 생존할 수 있고 사회 문제가 크면 그만큼 보상도 크며 기업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중국의 미래에 대해서는 마윈은 “모든 사람에게 미래라는 세계가 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많이 해 내느냐가 아니다. 얼마나 잘 해내느냐다. 길게 사는 게 잘사는 것은 아니다. 오래 살면서 잘 살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고 운은 뗀다.
“미래 10년을 이야기하는데 나는 10년을 이야기하길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는 “총명한 사람들은 10년을 쉽게 이야기 한다. 우리는 미래 25년, 30년을 이야기 할 수 있어도 내일은 판단하지 못한다. 귀신을 그리기는 쉬워도 사람을 그리기는 어려운 논리다. 미래는 어떻게 생각해도 된다. 증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일 일은 곧 증명 된다.만약 20년 30년 후 형세를 미리 판단 할 수 없으면 2-3년 후의 형세도 판단하기 힘들다. 3년 4년 후를 예상한다면 30년도 맞을 수 있다. 나는 온갖 공상을 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전에 알지 못했던 물건을 생상하지는 못 한다. 단지 상상해보려고 할 뿐이다. 그래야 미래가 있으니까. 알리바바를 막 시작했을 무렵 어떤 신문에 큰 기사가 실렸다. 만약 알리바바 같은 기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다면 만 톤급 선박이 히말라야 산으로 올라가는 격이라고 보도하는 바람에 많은 직원들이 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나에게 물어왔다. 나는 일단 올라가서 보자고만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의 믿음이다. 자기가 못 믿으면 다른 사람을 믿으라고 하기도 어렵다. 알리바바의 미래 30년은 분명하게 보인다. 20년 30년 후에 우리 사회가 맞닥뜨릴 최대 문제가 뭔지, 오늘 이렇게 하면 10년 후에 반드시 이런 문제가 생긴다는 것도 분명히 안다. 20년 후에 어떤 문제가 생길 것이고 그래서 오늘 미리 방향을 정해 놓고 흔들림 없이 나가면 즉시 해결 가능하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전략이다.”
그는 미래에 닥칠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시각을 내놓는다.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가 많다. 스모그 등 환경오염도 10년, 20년 후 중국의 건강에 큰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오늘 건강을 위해 투자를 하고 흔들림 없이 대처해나가면 이 문제는 해결 된다. 기업은 오늘 내일 성공을 위해 하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오늘 하는 일이 성공할지 말지는 우리에게 속한 일이 아니다. 우린 돈이 없고 자원이 없고 중간에 누가 나와서 갖고 가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기업을 하는 것은 농민과 비슷하다. 일단 열심히 해 놓고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다. 국가의 장래를 판단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미래사회에 대한 판단은 오늘 중국이 해야 할 매우 중요한 일이다. 예를 들어 반부패는 많은 사람들에게 겁을 준다. 그렇지만 10년 고생하면 20년 후에 상업 환경은 좋아진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중국판 정경유착 고리를 깨라는 주문으로 들린다.
류촨즈 롄샹 창업주도 마윈에게 “인터넷 생태계에서 기업 경쟁은 ‘너 죽고 나 살자’식 아니냐” 고 따졌다. 그는 “기업경쟁은 사회발전을 가속화시킨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각자 자기의 길로 달리다 보면 누가 더 빨리 달리는 지 보인다. 그런 경쟁을 통해 경제는 진보한다. 그런데 인터넷 경제에서는 자기 길을 달리면서 다른 기업에 돌도 던져야하는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마윈은 “기업은 경쟁이 필요하다. 경쟁 없으면 기업도 사람처럼 단련을 게을리 하게 되고 항체도 없어진다. 알리바바는 10여 년간 발전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없애는 경쟁을 한 게 아니다. 경쟁은 과거가 아닌 미래의 경쟁 이어야 한다”고 응수한다.
마윈은 교육 재벌인 위민홍(俞敏洪)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운다.
교육은 반드시 존속하지만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시대에 중국 교육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 된다”며 “교육과 신동방은 동일하지 않다”며 신동방의 미래를 부정한 것이다.
그는 “인류사회에서 항구적인 업종으로 종교와 교육을 꼽는다. 그러나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상상력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른 사람이 좋다고 하는 것으로는 그를 추월할 수 없는데 상상력 부족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미래 30년이나 50년을 내다보면 인류가 뭘 포기해야하는지 무슨 물건이 필요 없는지를 아는 것이 진정한 지혜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불필요한 것을 알면 더 멀리 갈 수 있고 더 좋게 갈 수 있고 더 오래 갈 수 있다는 논리다.
기업가와 교육자는 특히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장조하는 마윈은 “신앙은 감사와 경외다. 신념은 미래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판단이다. 영원히 신념을 가지고 나가면 되고 강력한 신념이 있으면 미래에 대한 판단이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신념은 그 과정에서 압력과 유혹도받는다. 그러나 바꿀 수 없다”며 중국에서 기업을 하는 한 과거에 감사하고 내일을 경외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위민훙은 리둥성에게 젊은 인터넷 세대들을 경쟁자로 보고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TCL은 과거 하드웨어 기업이지만 최근에는 지능형 하드웨어 제조 기업으로 변신했고 인터넷 업종으로 전환 한 후 기업 실적이 좋아졌다”는 위민훙은 “젊은 인터넷 주자인 자웨팅이나 텐숴닝(田塑宁)을 경쟁자로 보는 게 아닌가”라며 돌직구를 날린 것이다.
이에 대해 리둥성은 “예전에는 그런 생각을 했다. 나중에서야 그들에게 밀리지 말아야한다고 생각을 달리했다. 경쟁상대에서 협력자로 바뀐 것이다. 지금은 러스(乐视)나 BAT와도 협력을 하고 있다. 우리는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경쟁이 안 되는 분야에서는 상호 ‘윈-윈’하는 협력방법을 모색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다.
텐숴닝 관다이(宽带) 회장의 “미래의 기업은 실시간으로 고객 수요를 파악할 수 있다” 는 논리도 미래에 대한 신선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을 대표하는 10명의 기업인들은 모두 인터넷 플러스가 자신의 업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에 공감했다. 또 10년 후 에는 에너지 소비자가 생산자가 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미래경제에 대한 해법을 놓고 갑론을박 하는 중국 기업인들의 자신감이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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