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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비스 프레슬리가 몰았던 캐딜락 플릿우드.


여기 일확천금을 거머쥔 주인공이 있다.

남루함, 신산함으로 가득했을 그의 인생은 어제로 끝났다. 오늘 그는 아르마니 정장을 빼입고 금발의 여자 친구를 조수석에 태운 채 멕시코 국경을 넘고 있다. 그가 운전하고 있는 차는 캐딜락 플릿우드.

엘비스 프레슬리가 탔던 바로 그 차다. 

캐딜락은 어쩌면 20세기 할리우드 영화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자동차 소품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특히 '부와 성공' '아메리칸 드림'을 모티프로 삼는 영화라면 등장 확률이 8번 타자의 출루 확률보다는 확실히 높을 것이다.

 

영화 속에서 캐딜락은 신분 상승의 비원이 서린 차다.

주인공은 캐딜락을 '욕망'하면서 동시에 타인의 인정을 '욕망'한다.

캐딜락은 주인공에게 로또처럼 다가온 행운, 그래서 미구에 깨어질 '찰나적 행복'을 표상한다.

 

우리는 한 번 해피엔딩이 영원한 해피엔딩이 되는 현실의 인생은 드물며 대개 '네버엔딩 번뇌'의 연속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앞날이 캐딜락처럼 번쩍번쩍, 거침없이 질주했으면 하는 바람을 품고 극장 문을 나선다.

요컨대 캐딜락은 소유하기보다는 욕망하는 자동차고, 타기보다는 보여주는 자동차다. 그게 20세기 할리우드 키드들이 캐딜락을 이해해 온 문법이었다. 

그런데 할리우드 영화의 키치적 설정이 캐딜락에는 '독'이 됐다.

세기가 바뀌는데 '엘비스 프레슬리의 자동차'로 고정된 캐딜락의 이미지는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구닥다리'가 돼버린 것이다.

1998년 캐딜락 브랜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캐딜락의 디자인을 완전히 새로운 모던 스타일로 재창조하고자 하는 시도였다.

때 나온 디자인 철학이 '아트&사이언스(Art & Science)'. 아트는 예술적 감성, 사이언스는 조화된 기술력을 의미한다.

날카롭고 정교한 폼을 바탕으로 한 깨끗하고 선명한 룩. 그렇게 만들어진 캐딜락 CTS가 '21세기 캐딜락'을 새로이 규정했다. 

CTS는 캐딜락 디자인 전통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21세기에 걸맞은 감각적이고도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표현해 많은 자동차 전문가로부터 21세기 가장 성공적으로 진화한 자동차 디자인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오늘날 강남의 대로에서 캐딜락을 심심찮게 마주치게 된 데는 CTS를 통한 이미지 변신이 큰 역할을 했다.

꽤나 많은 한국 소비자가 캐딜락을 현실의 럭셔리카로 욕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에도 속박으로부터의 자유, 성공을 상징하는 캐딜락의 문화적 코드는 여전히 살아 있어 우리는 오늘도 구질구질한 일상을 벗어나 '멕시코 국경' 저 너머 어딘가로 내달리고 싶은 것이다. 저 '날티' 나는 캐딜락을 몰고. 

 

노원명 기자자료제공 매일경제
발행일 2016.09.19기사입력 201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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