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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젊은 농부 새로운 농법 적극 도입 新재배방식 온라인 연재 후 판매량도 급증
하림그룹이 2012년 수백억원을 들여 지은 이 농장은 무악취, 무방류, 무오염의 3무(無)를 실현하는 친환경 농장으로 유명하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이미 IT 기술은 선진국인 만큼 이를 현장에 적용해보고 싶었다. 일반 농장보다 초기 설비투자 비용은 30% 더 늘어났지만 생산성은 종전 농장보다 훨씬 높으니 이득”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돼지 농장의 생산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는 PSY, 즉 모돈 1두가 1년간 생산한 총 자돈(새끼돼지) 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평균 PSY는 20두 내외지만 봉동농장은 26.5두를 자랑한다. 30% 이상 생산성이 높다는 말이 된다.
이런 사례는 비단 자금 여력이 많은 대기업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1.3㏊의 시설토마토를 재배하는 전남 화순 한울농장의 경우 2011년 복합환경제어시스템을 도입한 후 형편이 달라졌다. 온실 안팎의 실시간 환경 데이터를 수집해 생육을 직접 관리하게 되면서 토마토 생산량은 3.3㎡당 95㎏으로 기존의 65㎏보다 40% 증가했다. 온실 관리 시간 역시 하루 평균 4시간으로 ICT 적용 전보다 50%(8시간), 연료비 등 에너지는 기존 대비 35% 절감된 것으로 나타나 농림축산식품부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남 나주시 문평면은 농촌체험마을 우수 사례다. 원래 이곳은 쪽식물 재배지였다. 2001년 이 지역 염색장 윤병운 씨가 인간문화재로 선정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최경자 명하공방 대표는 윤병운 씨를 비롯 마을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쪽 재배, 숙박, 농사 체험, 식문화 체험 등을 추진했다. 인기를 얻으면서 2011년엔 농어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됐고 지난해에는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농촌교육농장 품질인증을 받으며 신뢰도 확보했다. 일개 쪽식물 재배지가 농촌체험마을의 모범이 된 것이다.
하림그룹에서 2012년 "무악취, 무방류, 무오염" 3無 친환경 농장으로 문을 연 봉동농장
▶네덜란드처럼 기업농 육성시켜야
40대 이하 귀촌 인구 계속 늘어
농업이 진화하고 있다.
농업·농촌에 ICT 융복합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 농촌에 체험 프로그램을 가미한 ‘팜핑(팜스테이+캠핑)’ 등 그 형태도 다양화되고 있다.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창조농식품정책 과장은 “농업을 전통 산업, 사양 산업으로 보지만 스마트팜 전환 이후 영업이익률이 10% 이상 되는데 웬만한 제조업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네덜란드처럼 농가 1호당 생산성이 높고, 무역수지 흑자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농업은 잠재력 있는 6차 산업(잠깐용어 참조)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고무적인 건 농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젊은 세대들이 귀촌·귀농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40대 이하 젊은 층 귀농·귀촌 증가율은 43%에 달했다. 평균 증가율 37.5%보다도 높은 수치다.
실제 이들은 그동안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농업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보라체험농원이 대표적인 예다. 서울 강남 토박이인 이석무 씨(33)가 2010년 연고도 없는 충북 음성군 감곡면에 2만6400㎡ 규모의 농지와 건물을 임차하고 캠핑장을 만들면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지난해에만 체험객 1000명 돌파, 팜핑으로만 매출액 2억원을 넘겼다.
지리산 인근 피아골에서 흔한 고로쇠물을 된장, 장아찌 등에 적용시켜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김미선 씨의 나이는 불과 29세에 불과하다. 그는 최근 아예 브랜드를 ‘피아골미선씨’로 달고 인터넷 판매와 함께 전국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정부는 여세를 몰아 소득가치 추구형, 농촌가치 추구형, 생활편의가치 추구형 등으로 나눠 농가 소득을 획기적으로 늘리면서 수출 전략 산업으로도 육성시킨다는 계획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ICT 거점지원센터(경기·강원, 충청, 영남, 호남)와 연계해 4개 소를 운영하고, 온실·축사 원격 제어 등 스마트팜 실용기술을 시범 투입할 지역별 시범농장 9개 소를 육성할 계획이다. 토마토, 딸기, 파프리카, 국화 등은 3D 영상을 활용해 ‘잎 길이, 잎 온도, 줄기 굵기, 화방 높이’ 등 단계별 생육 환경을 자동으로 측정해 정밀 관리하는 사업 모델을 개발, 보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과제도 많다.
스마트팜, 팜핑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에 대해 일반 농민들의 경계감이 만만찮다.
농민 A씨는 “정부가 장기 저리로 하우스시설 설비투자를 하라고 유도하지만 안 그래도 농가 부채가 많은데 또 선뜻 투자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최근에 젊은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고령의 농민들이 다수인데 농촌 현실에 맞는 정책을 써야지 재력 있는 사람들이 이 시장에 진출하면 종전 농민은 다 고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쪽에선 정책 방향이 어정쩡한 게 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김홍국 회장은 “우리보다 자원이 없는 네덜란드가 농식품 무역에서 흑자만 350억달러 이상 난다. 우리는 적자다. 조건은 비슷한데 정책과 농민 인식에서 차이가 있다. 소득 하위 농가들을 지원한다고 정부가 계속 신경 쓴다 해도 뾰족한 수가 없다. FTA 등으로 수입 개방이 되면서 더 싸고 품질 좋은 농산물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시장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결국 농촌 현장에 과학적인 기법을 도입하고 인재들이 몰릴 수 있게 기업농 육성 정책을 써야 하는데 농업을 복지의 시각으로 어정쩡하게 접근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잠깐용어 *6차 산업 1차 산업인 농수산업과 2차 산업인 제조업, 그리고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이 복합된 산업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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